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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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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신문'인가 '고대' 신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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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과 05 유태양
등록일
2009-09-18 18:41:45
조회수
5132
대학 언론은 두 가지의 성격을 띠고 있다. ‘대학’의 언론인 동시에, 대학의 ‘언론’이다. 대학 언론은 학내의 일을 중심으로 보도하는 동시에, 사회 일반에 대한 언론으로서의 관심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학내의 이슈와 사회적 이슈가 동시에 존재할 때 어떤 것을 중심으로 신문을 편집할 것인지, 한정된 지면에 이 두 가지의 비중이 어느 정도로 인정되야 하는 지는 대학 언론이 품고 있는 본질적 딜레마다.
이번호의 4면의 기획 보도는 비정규직 대학 강사 문제를 보도하고 있다. 비정규직 보호법의 시행을 이유로 시간강사들이 고려대학교에서만 75명, 대한민국 전체에서는 1200여 명이 해고당한 사건이다. 비정규직 보호법의 고용 유연성이라는 명분아래, 학생들의 수업권과 강사들의 근로의 권리는 크게 짓밟혔으며 이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대학’과 ‘언론’의 이중성을 갖고 있는 고대 신문이야 말로 이런 비정규직 대학 강사 이야기, 특히 고려대의 비정규직 강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주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비정규직 강사의 이야기는 대학과 학생의 교육권에서 풀어가야 하는 측면과, 비정규직 일반의 고용 불안정이라는 사회적 시각에서 풀어가야 하는 측면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호 고대신문에 대학강사 해고문제에 대한 분석 기사는 양과 질 모두에서 미흡했다. 우선, 4단 기사로 요약해 버리기에는 너무 양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주요 일간지들이 수면에 걸쳐 특집 기사로 이 문제를 보도했듯이, 대학강사 해고문제는 원인과 문제점에 대해 다양한 논점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들을 생략하고 요약되어 버렸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원인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나 구체적 대안은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고대생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의 보도는 고대신문이 아니고서는 하기도 어렵고, 고대신문이 반드시 해야 했을 보도라고 생각했지만 기사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대학의 문제이자 사회의 문제이고, 고대생의 시각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문제인 시간강사 해고조차도 이렇게 요약형 기사로 살짝 처리해 버리면, 앞으론 어떤 기사를 고대신문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것인지 의문이 든다. 2PM 재범에 대한 기사도, 공공디자인에 대한 기사도 좋지만 대학의, 대학생에 의한, 대학생을 위한, 교수의 가르칠 권리와 학생의 교육을 받을 권리에 대한 기사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작성일:2009-09-18 18:41:45 163.152.1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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