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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국제화하기 위한 영강인가 1623호 고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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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09 박문영
등록일
2009-09-25 20:50:16
조회수
2322
누구를 국제화하기 위한 영강인가


최근 학교를 둘러보면 건물마다 영강 의무화에 대한 벽보가 붙어있다. 하루는 학생들의 질문 및 건의와 학교측의 대답이 실려있는 벽보를 읽으면서 과연 영강 의무화가 학생들을 국제화하기 위해서 시행되는지 궁금해졌다.
사실 나는 영강 의무화를 찬성하는 편이었다. 어설프게 옮겨 놓은 번역서를 읽으며 말 옮기기식의 수업을 듣느니 조금 힘들더라도 원어로 원서로 공부하면 제대로 배울 수 있을거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학기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영어 강의를 듣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교수님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마치 대본을 외워서 읽듯이하는 수업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듣는 강의만 그런가 싶어서 학교 포탈 사이트에 들어가봐도 영강으로 굉장히 알찬 수업을 들었다는 이야기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렇다보니 어떤 분야의 학문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영어로 가르치는건 옳지 못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1,2학년에 듣는 전공 필수 과목은 국문으로 가르쳐도 학생들에게 버거울 수도 있는데 영어라니. 실제로 회계학원리의 경우에는 상당수의 학생들이 영강에 대한 보충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국강보다 영강이 3배 정도 더 개설되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학문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영어실력은 늘것인가. 기사에 나온 정경대 학생회장의 말처럼 영어강의는 영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왕이면 두마리 토끼(영어실력과 학문)를 잡자는 생각으로 교양이나 전공에 영어강의를 배정하는듯하나 보통의 학생들은 두 토끼에는 관심도 없고 학점을 위해 영어강의를 선택한다. 학생들의 영어실력향상을 위해 특별히 개설되는 실용 영어, 경영 영어 등의 프로그램에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현상태를 고려해보면 영강의 의무화를 통해서 영어실력을 올리기는 힘들것으로 보인다.
물론 학교측의 입장 발표에 나와있다시피 세계화 시대에 영어강의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국문으로 강의했을 때 학습의 효율이 훨씬 좋은 과목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좋은 강의를 보여주실 수 있는 교수님도 계실 것이다. 정말 누구를 위한 국제화인가. 학교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다면 영강의 대상, 범위, 의무화 여부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
작성일:2009-09-25 20:50:16 121.88.5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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