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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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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 1639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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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허광동
등록일
2010-04-08 17:48:06
조회수
2090
대학생활 도중에 ‘요즈음에는 사제지간의 정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는 보다 높은 ‘스펙’을 갖춰 경쟁력을 갖춰야만 하는 고달픈 대학생의 현실 때문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교수와 학생 서로가 만날 기회 자체가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고대의 자랑거리였던 끈끈한 사제-교우관계도 여타 대학과 비슷해질 정도로 희석되어 가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본교에서는 2007년부터 ‘전공지도’라는 과목을 시범운영하다 지금은 ‘지도교수학점제’라는 이름으로 모든 단과대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매해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시행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단과대학간의 인원편차, 저조한 참여율 등의 문제는 시행초기와 비교해 볼 때 개선된 점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지는 알겠지만 아직까지 지도교수학점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학우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제도의 존재자체가 엷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비슷한 사안으로는 1997년부터 시작된 강의평가제도가 있다. 매 학기가 끝나고 재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이 평가는 해야 하며, 평가 자료는 강의의 만족도를 판단하는 지표로 이용되는 동시에 교수와의 피드백 역할을 한다는데 목적이 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평가결과가 강의의 질을 변화시키는데 반영이 안 되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실효성이 없는 제도를 운영하는 것, 그리고 학생들의 불만어린 목소리를 제대로 포용하지 못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학교 당국의 책임이다. 수년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제도 하나 바꿔나가지 못하면서 명문사학을 논하는 것은 어찌 민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대학은 질 좋은 교수진과 강의만으로 그 가치가 평가되는 것은 부족하다. 학교와 학생간의 소통과 이해가 전제되어야 비로소 좋은 학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취지는 좋은데’, ‘서로간의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라는 말보다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제시나 매학기 작은 변화라도 느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방편이 아닐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했다. 진정 명문사학이 되고자 한다면 학교 당국이 제도를 시행함에 있어서 보다 치밀한 계획과, 의견수렴을 거치도록 분발해주기를 바란다.
작성일:2010-04-08 17:48:06 163.152.1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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