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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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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 개교기념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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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김한진
등록일
2010-05-05 01:48:39
조회수
2329
바빴던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오랜만에 받아 본 고대신문 개교기념호는 그 내용의 풍성함과 함께, 대학생으로서 생각해 볼만한 질문거리 역시 많이 품고 있던 신문이었다. 새로 시작된 고성방가라는 코너도, 개인 기고자의 의견에 대한 이견이 많을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건 한 번쯤 고대인으로서 생각해 볼만한 주제가 다루어지고, 보도로 일관되었던 1면에 오랜만에 1면답게 고대인의 ‘목소리’가 실렸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두 개의 단과대에서 이중전공을 하고 있는 관계로, 6-7면의 단과대 학장 인터뷰도 흥미 있게 본 코너였다. 그저 의례적인 메시지였다기보다는 각 단대 교수님들의 운영철학이 특성화되어 나타난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런 저런 풍성한 볼거리가 있는 고대신문의 끝에서 본 ‘수레바퀴’가 매우 의미심장했다.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수레바퀴는 단순한 고대신문 독자를 넘어서서 대학생 전반에게 큰 질문거리를 짧은 글로 던져주곤 한다는 점에서 소크라테스와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우리 대학생의 일상을 반성하고, 개선점을 찾아가는데 우리 스스로가 주체적이기 위해서는 ‘퉁명스럽게’ 화두를 제시해 주는 존재가 필요하다. 이번 수레바퀴에서는 대학졸업장의 상품가치화를 이야기하면서 대학의 본질에 대한 깊은 반성을 우리에게 요구했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시장논리를 초월하여야 한다. 잘 팔리는 학과만 건재하고, 못 나가는 학과는 불안해 해야만 하는 지금의 대학은 학원과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슬픈 것은, 그러한 현실에 대하여 학생들은 너무나 체제 순응적이라는 점,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현실은 개인의 의지와 반성력으로는 불가항력일 것만 같다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의 처절함이다. 김예슬 대자보 사건보다도, 그 사건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들의 교차가 더욱 답답한 현실이다. 그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88만원 세대의 위기감은, 결코 우리가 초래한 것은 아니다. 스펙성에 자신의 활동을 수정해야 하고, 1학년 때부터, 전략적인 대인관계를 가져야 하는 삭막함은, 경제 구조의 변화, 기업 생존성, 세계화와 관련된 조직 변화 등등, 대학생 계층이 어찌해 볼 새 없이 다가온 여러 요소에 의해 복합적으로 생성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지 뭐’라면서 이 상황을 바라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고대의 정체성을 찾고, 대학에 관한 패러다임 ‘변질’에 대응할 수 있는 철학의 요구를 수레바퀴가 했다면, 이제 앞으로 고대신문은 그 행동전략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주었으면 좋겠다. 요구하고,의심을 가지고, ‘여러’ 목소리를 들어보는 다각적 접근을 통한 결론 도출이 ‘재야’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는 신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성일:2010-05-05 01:48:39 122.36.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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