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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을 읽고

제목

1643호 고대신문을 읽고

닉네임
10 조근호
등록일
2010-05-19 23:01:49
조회수
2459
독자투고로 올립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체계적인 진로교육으로 고학력 니트족 문제 해결해야-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이 84%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학진학률이 50%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이렇게 높은 대학진학률은 또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하지 않으며 일할 의지조차 가지지 않는 고학력 니트족(NEET)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학력 니트족은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사회 안정을 위협하는 불만 세력으로 자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고학력 니트족이 양산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제대로 된 진로교육이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진로 결정 능력 함양, 바람직한 직업적 태도 및 가치관 형성을 위한 ‘진로와 직업’이라는 과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과목을 지도할 능력을 가진 교사의 수가 부족하며, 수업시간도 주당 1시간 내외로 되어 있어서 턱없이 모자라다. 결국 이 시간은 국영수 과목을 공부하는 시간으로 쓰이게 된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이러한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진로에 대해 폭넓은 탐색과 진지한 성찰을 할 시간은 없다. 오직 취업을 위한 스펙 갖추기만이 존재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진학교육은 있어도 진로교육은 없는 것이다.

이쯤에서 독일의 진로교육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진로를 결정하고 그에 맞춰 상급 학교 진학을 준비한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가 적성검사와 상담을 거쳐 진로를 결정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아무 생각 없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진로 교육은 하루아침에 이루지는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본격적인 진로교육은 이루어져야만 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교양과정에서 진로교육을 필수과정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특초’라는 신조어가 있다. ‘오년 후 특목교 갈 초등학생’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모든 학생들이 국제중에 진학하고, 과학고나 외국어고 같은 특목고에 합격하여, 명문대에 가는 똑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왜 대학에 가야하는지, 대학을 졸업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학력 니트족이 증가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과연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것일까? 이제 어떻게 ‘서울’에 갈 것인지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왜 ‘서울’에 가야하는지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작성일:2010-05-19 23:01:49 123.111.27.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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