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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선 누가 지키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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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만
등록일
2011-09-07 04:52:11
조회수
8753
오늘 (11/09/07) 뉴스를 보니, 1) "입대해도 '神의 아들', 장차관급 자녀 편한 軍생할" (YTN), 2) "MB 정부 고위층 자녀들, 軍보직 살펴보니..." (뉴시스)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필자가 軍 복무를 하던 60년代는 상황이 어떠했는지, 오래 전에 썼던 글을 여기에 다시 싣는다.

38선 누가 지키고 있나

2006.11.24 01:31 | My Articles | 장동만

://kr.blog.yahoo.com/dongman1936/811145


38선 누가 지키고 있나

우리 민족은 한(恨)이 많은 민족이라고 한다.
한이 많기에 어떤 일을 당하면 평소에 쌍이고 쌓인 한이 일시에 폭발, 그렇게 격정적이 되고 비이성적이 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 민족의 이 한을 표출하는 모습 중 지금까지도 우리의 가슴을 아리는 것은 6.25 때 전쟁터에서 죽어 가는 일선 병사들이 “빽! 빽!” 하면서 울부짖었다는 일화이다. 즉 그들이 빽이 없어 일선에 배치 당해 이렇게 죽어간다는 한(恨)과 원(怨)이 뼈에 사무쳐 숨을 거두면서 “빽! 빽!”을 연발했다는 이야기다. 전장에서 죽어가는 그들의 입에서 어떻게 해서 “빽! 빽!”하는 울부짖음이 나오게 되었는가?

그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40여 년 전 필자의 군 복무 경험을 한 번 되돌아본다.

휴전 4년 후인 57년 말, 필자는 대학 재학 때 자원 입대했다. 이유는 재학 중 학보병으로 입대하면 복무 기간을 1년 6개월로 단축해 주는 특전이 있었기 때문. 단, 한가지 조건이 있었다. 학보병은 모두 최 전방 부대, 말단 전투 소대에 배치한다는 조건이었다.

논산 훈련소, 멀쩡한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앰블런스에 실려 군 병원으로 이송되어 갔다. 불문가지, 빽있는 친구들이 꾀병으로 입원을 했다. 또 빽있는 친구들은 훈련장에 나가서도 고된 훈련은 받지 않고, 가만히 앉아 놀면서 하루 일과를 끝내기도 했다.

8사단 최전방 말단 소대. 소대원 거의가 시골 농촌 출신, 국졸/고졸도 드물었다. 한 번은 사소한 일로 하사관 한테서 진탕 얻어 맞았다. “뭐, 네가 대학생이야? 어디 군대 맛 좀 봐! “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역시 그 무엇에 대해 쌓이고 쌓인 한을 복무 기간 단축 등 여러가지 특전을 받는 대학생이라는 대상에게 한껏 한풀이를 한 것이었다.

오랜만에 받은 휴가. 학교엘 들르니 분명히 같이 입대한 많은 친구들이 버젓이 강의실에 앉아 있었다. 어떤 친구들은 도서관에서 고시 공부에 땀을 흘리고 있었고, 또 어떤 친구들은 일선 부대 아닌 후방 부대에 파견 근무, 편안한 군 생활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빽'으로 장기 휴가 등 편법을 동원, 학기 등록을 하거나 학보병 조건인 일선 부대를 탈출한 것이었다.

군복무와 학업을 마치고 공채로 입사한 모 신문사. 먼저 입사한 선배 동료 중 '병역 미필'이 '병역필'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래서 그들은 나이와 학교 입학/졸업 연도는 엇비슷한데 기자 경력-곧 사회 진출-은 1년, 2년, 3년씩 앞서 있었다.

지금 소록도에 가 있는 모 대선 후보 아들의 병역 문제가 한창 말썽이었을 때, 고국에서는 “신의 아들” “장군의 아들” “어둠의 자식”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즉 병역 의무를 면제받은 젊은이는 조화(造化)를 부린 “신의 아들”, 방위나 보충역으로 빠진 젊은이는 힘께나 있는 “장군의 아들”, 헐 수 할 수 없어 군에 끌려간 젊은이는 “어둠의 자식”.

비록 전시는 아니지만 가장 고생되고 힘들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지뢰만도 100만개가 깔려 있다고 하지 않는가-그 누구도 가기 싫어하는 최 일선 전방 부대, 지금 그 곳에 어떤 젊은이들이 배치되어 있을까? 혹시나 “어둠의 자식”들 중에서도 정말 힘 없고 빽 없는 “컴컴한 자식들” 만이 38선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병역 문제가 대선의 큰 이슈가 되어 있는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38선은 누가 지키고 있는가? " 하는 물음에 대한 집중 조명 분석이 한 번쯤 있어야 될 줄 안다. [조선일보 (미주판) 09/24/97일 자]


<장동만: e &#8211;랜서 칼럼니스트>

://kr.blog.yahoo.com/dongman1836

저서: “조국이여 하늘이여” & “아, 멋진 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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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1-09-07 04:52:11 108.5.16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