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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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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만평, 성 평등을 고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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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과 08 전도운
등록일
2009-03-06 15:32:50
조회수
1613
이번 석탑 만평에서는 현재 MB정부의 반 서민적인 정치에 대한 비판이 풍자적으로 묘사되어 있었다. 병실에는 ‘MB노믹스’라는 환자복을 입고 누워있는 두 사람이 있다. 하지만 MB 아래의 현 정권은 부자와 기업가(물론 서민계층과 달리 이 계층이 무엇인지 나와 있지는 않지만)들에게만 약을 ‘투여’하여 이들을 살찌운다. 이들을 살찌우는 약은 부동산규제완화, 언론법 개악, 부자 감세, 경제위기를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잡 셰어링(job sharing) 등이다. 반면에 약을 투여 받지 못한 서민 계층은 말라 죽어간다. 이러한 조치를 취한 MB 옆에는 한나라당과 법조계, 그리고 언론계가 그를 보필한다. 이 점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MB가 ‘남자’ 의사라면, 이들은 모두 ‘여자’ 간호사로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성의 역할에 대한 담론은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어 왔다. 남성 중심적이고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이 남성을 ‘보필’하는 것은 전통적인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선 필요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높은 연령층의 세대부터 20대, 심지어 10대에 이르기까지 성의 역할을 고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호의 고대신문에서 석탑만평도 이러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은연중에 반영하고 있다. 즉 이 만평에선, 의사는 당연히 남자가 맡아야 하고 여자는 간호사를 맡으면서 의사를 보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박혀 있다. 만약 이 만평에서 이러한 고정관념을 배제하고자 했다면 같은 의미를 다른 방법으로, 즉 성 역할을 강조하지 않는 방법으로 만평을 그렸어야 한다.

고정관념은 그것이 박힌 지 지나는 시간이 길수록 인식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만평의 풍자 방법이 ‘남성의 여성에 대한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오류를 범하였고, 이를 보는 독자 또한 만평의 구성을 대수롭지 않게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다수의 약자에게 주인 될 권리를 주지 않는다면 정의 속 부정의 모순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서민 계층의 침대에 간호모를 벗은 여성 간호사들이 누워 있어야 비로소 우리가 이 문제를 인식하게 될지 궁금하다.
작성일:2009-03-06 15:32:50 163.152.98.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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