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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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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력에 비해 아쉬웠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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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우신(언론학부 08)
등록일
2009-03-13 17:55:31
조회수
1687
고대신문은 지난 1608호 4면에 본교생 학업환경의 실태를 조사한 ‘우리가 공부하는 곳, 과연 깨끗할까?’ 기사를 실었다.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지만, 정작 평소에는 신경 쓰기 힘든 아이템을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우선 기획의 참신성이 돋보이는 기사였다. 또한 교수의 실험과 연계하여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시했다는 점, 다양한 취재원들의 의견을 덧붙여 기사의 전문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훌륭한 기사였다. 그러나 동시에 몇 가지 결점들 때문에 이러한 장점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아쉬운 기사였다.

우선 기사의 결론에 문제가 있다. 이 기사는 문제의 실태를 보도한 뒤 학교측으로부터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받지 못하자, 그 해결책으로 본교생들에게 손을 자주 씻을 것을 제안하며 기사를 마무리 짓고 있다. 도대체 질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모르는 학우가 본교생 중에 몇 명이나 될까. 이는 마치 ‘음식이 싱거우면 소금을 뿌려라’와 다를 바가 없는 정보이다. 이처럼 지극히 상식적이며 진부하고 상투적인 끝맺음은, 앞에서의 충실한 보도과정을 무위로 돌리기에 충분했다. 어설픈 결론 때문에 기사의 여러 장점들이 퇴색되고 만 것이다.

또한 연계기사 없이 단순한 1회성 보도로 끝났다는 점을 문제로 꼽을 수 있다. 고대신문은 1면에서부터 이 기사를 홍보하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끌었으나, 정작 기사를 다 읽고 난 후에는 기대치에 비해 무언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한 기사로만 끝내기에는 조금 아까운 꼭지가 아니었나 싶다. 지난 1607호에서 본교의 입학 부정 시비와 관련된 기사가 하나로 끝난 것이 아니라 여러 연계기사와 함께 실렸던 것처럼, 이번 기사도 다른 연계기사들과 함께 실렸다면 보다 충실해지지 않았을까? 예컨대 실제로 청소를 담당하는 용역업체 직원들을 인터뷰하여 본교생의 위생 관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라던가, 화장실에서 실제로 손을 씻고 나오는 학우들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설문, 통계를 낸 기사와 함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신문은 그리고 기자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 이번 기사는 그런 의미에서 절반의 성공이며 동시에 절반의 실패가 아니었나 싶다. 앞으로는 더욱 충실한 기사가 실리기를 기대한다.
작성일:2009-03-13 17:55:31 163.152.106.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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