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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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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정신과 고대가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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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욱
등록일
2009-03-14 02:06:13
조회수
1958
"고대정신" 이라는 말은 고대를 입학한 학생이거나 고대에 취직한 교직원이거나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그러나 "고대정신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각자의 생각이 다른 듯 하다.
어떤 이는 "불의에 저항하는 정의" 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인간 본연의 자유" 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단순무식 막걸리기질" 이라고도 하는 등 고대정신에 대한 정의는 개개인이 느끼는 고대에 대한 생각의 숫자만큼이나 많다고 할 수 있다.
"고대정신"을 말할 때 바늘에 실 처럼 꼭 따라 붙는 것이 "민족고대"라는 말이다.
그런데 "민족고대"와 "고대정신"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개념의 모호성때문에 "민족고대"와 "고대정신"은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자의적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출교자들이 "고대정신"을 들먹이며 가열찬(?) 투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나 일부언론이 "민족고대"를 들먹이며 작년의 입시사태를 공격하는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 그것이다.
지난해 "고대정신이란 무엇인가?" 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그 토론회에서도 "고대정신"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가 되었다.
"고대정신"이라는 말, 그리고 "민족고대"라는 말 모두 고대가 자체적으로 브랜딩한 말은 아니다.
"민족고대"라는 말은 일제시대 부터 불리던 "민족普專"이라는 말이 이어져 온 것이며, "고대정신"이라는 말 역시 고대가 자체로 브랜딩해서 널리 퍼뜨린 말이 아니다.
즉 위의 용어들은 "저절로" 혹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용어들의 진정한 의미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고대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고대는 일제시대에는 항일운동을 전개했고, 이승만의 부정선거때에는 4.19의거의 선봉에 섰으며, 박정희의 군부독재에 항거했으며, 전두환의 군사쿠데타에 항거했다.
이러한 고대의 여러 행적들은 일제시대에는 민족의, 해방이후에는 국민의 여망에 합치하는 것이었기에 고대에 대해 "민족"이라는 애칭이 붙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민족고대의 연원을 살펴보건데, "고대정신"이란 "그 시대의 한민족이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하고 사회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 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한민족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현재의 대한민국은 과거 박정희가 토대를 닦아 놓은 산업화의 패러다임에서 선진국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변혁기에 있다.
선진국 패러다임의 요체는 "창의력 중심의 지식경제산업"이다.
이러한 선진국형 패러다임으로 전환함에 있어서 고대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으며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필자는 고대가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속에서 진정으로 "민족고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법과대학 중심의 권위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이스트나 포항공대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명문대학으로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를 잘 생각해 보야야 한다.
고대가 명실상부한 과학기술의 메카로서의 민족고대로 사랑받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의과대학과 보건과학대학과 생명과학대학을 하나로 묶어 녹지캠퍼스에 "생명공학연구타운"을 형성하고 산학협동과 연계학문으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한다.
둘째, 이공계에대한 투자는 타 대학이 하는 것고 동일하게 해선 아니되며 기존의 틀을 부술 수 있는 파격적인 수준의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파격적인 수준의 투자로서는 인재에 대한 투자가 제일인데, 이공계를 따로 떼어내어 "이공계부총장제도"를 신설하고 이공계부총장으로 로버트로플린 같은 명망가를 초빙하고 과감한 인센티브로 이공계부총장의 지휘하에 유망교수를 대거 스카웃한다.
셋째, 이공계부총장제도와 더불어 이공계가 산학협력등으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초를 닦기 위해 본부차원의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자립이 가능한 시점에서 독립채산제를 검토한다.
넷째, 위의 이공계 자립의 기초로서의 인프라가 태부족하다.
여러경로를 통해 얻은 정보에 따르면 고대 이공계가 bk에서 서울대에 밀리는 이유들 가운데 하나가 고대의 이공계의 인프라가 서울대에 비해 태부족이라는 이유도 크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대의 경우 R&D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고대에 비해 월등히 좋다.
연건평1만평이 넘는 거대한 건물이 거의 매년 2개 이상씩 건립되고 있다.
양자는 기본에서부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공계인력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기 위한 인프라로서, 연구실과 숙박시설이 있다.
고대는 이 두가지 면에 있어서 서울대보다 훨씬 열악하다.
따라서 현재 건립이 지연되고 있는 여러 연구시설(녹지의 생명공학연구단지 및 애기능의 공학타워,이학관신관,정보통신관 등) 및 숙박시설(자연계기숙사등) 뿐만 아니라 외국의 유수대학 처럼 교수아파트등도 건립하여 교수나 연구원이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부지런히 구축해야 한다.
한민족이 고려대학교에 붙여준 애칭인 "민족고대"와, 그 "민족고대"라는 말 속에 녹아있는 "고대정신"은 한민족이 고려대학교에 부여한 역사적 사명이며 고려대학교가 실현해야 할 시대정신이기도 하다.
고려대학교는 이러한 역사적 사명을 깊이 새겨 앞으로도 영원히 한민족에게 사랑받은 학교로 남기를 바란다.
작성일:2009-03-14 02:06:13 163.152.98.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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