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하다. 추상화를 마주한 일반인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각한다. 직관적이지 않은 추상화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가 동반돼야 해서다. 지적인 감상을 통해 시각적 정보를 넘어선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한국 추상미술은 영혼, 무한, 자연 등을 표현하는 한국적 미의식과 동양철학에 기초한다. 한국 추상화의 흐름을 주도한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은 각각 점화, 단색화, 미니멀리즘의 거장으로 손꼽힌다. 점으로 수놓은 김환기의 ‘우주’ 푸른 단색조의 화면이 공간을 압도한다. 대칭을 이룬 두 원의 이미지가 하나로 연결 돼 더욱
바닥만 한 일기장을 챙겨서 나왔다. 어설픈 문장을 조각조각 모았다는 편지엔 우리 키를 훌쩍 넘은 마음이 담겼다. 그 마음은 글과 말로는 담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랬다. 그저 솔직한 내 모든 느낌을 작은 일기장 속에 숨겨 놓을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의 존재 자체가 일상이 된 적이 있을까. 너와 보냈던 시간을 곱씹으며 ‘너는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생각한다. 나를 가장 ‘나’일 수 있게 해줬던 네가 “나랑 같이 ‘우리’의 시간을 녹여보자”고 했다. 시작은 어쩌면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동안에 찾아왔다. 아주 조금씩, 자연스럽게 말이다. “넌
불평등한 젠더 구조 일상적 성적 대상화로 이어져 여성 분노 표출은 합리적 저항 폭력 존재하는 현실 직시해야 최근 ‘성인 대상 불법촬영물 단순 소지’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놓고 비판이 거세자, 일각에서는 현행법에 대한 비판이 여성들의 ‘과도한’ 불안에 따른 것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유포한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는 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될까 우려하는 건’ 상식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기획조정실 장다혜 기획팀장은 “온라인 성
“너 머리 진짜 많이 자랐다. 나 전역하면 너만큼 기르려고!” 입대한 지 반년을 겨우 넘긴 동기 녀석이 까슬까슬한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 머리 탈색할까 봐, 완전히 백금발로. 신입생 때도 안 해봤는데 괜찮겠지?” 동갑내기 사촌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2주간 격리됐다가 얼마 전 해제했다. 이번에 생활보조금을 받으면 머리카락에 장난을 좀 쳐보고 싶단다. 그 결정을 응원한다며 말을 보탠다. “살면서 한 번쯤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 “이때 아니면 언제 또 해보겠어!” 나도 그랬다. 1학년 2학기, 팔꿈치에 닿던 긴 머리
구성원들이 동질성을 갖도록 요구하던 집단문화에서 벗어나, 개성적인 개인의 가치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현대 사회가 변화하면서 다양성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대학 구성원에게도 다양성 감수성과 다양성 역량이 요구되는 이유다. 본교의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 1월 출범한 고려대 다양성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민영(미디어학부) 교수를 만나 본교가 다양성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과제를 물었다. - 다양성위원회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2017년 9월 열린 ‘성인지 교육포럼’ 이후 다양성위원회를 본격
2019년도 하반기 연구활동 정기 안전교육 수강 대상자가 지난 9월 확대됐다. 안전관리팀의 이번 결정으로 통계학과, 교육학과, 가정교육과, 지리교육과, 사이버국방학과 등이 대상 학과에 새로 포함됐다. 연구 안전교육 대상자 중 고위험 학과 소속 학생은 학기별 6시간 이상, 저위험 학과 소속은 학기별 3시간 이상 연구 안전교육을 온라인으로 이수해야 한다. 미이수 시에는 2020년 상반기 연구(실험)실 출입이 제한되며 해당 학기 성적공시 및 정정기한 동안 성적을 열람할 수 없다. 안전관리팀은 “제재사항의 유무에 따라 학생들의 이수율이 달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지만 혼자 하는 공부가 쉬운 건 아니다. 홀로 마주했을 땐 어려운 이론도 함께 머리를 맞대면 한결 쉬워진다. 교수학습개발원은 본교를 ‘함께 학습하는 대학’으로 발전시키고자 학습공동체 KUPT(Korea University Peer Tutoring)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 강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과 해당 과목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강한 튜터를 매치해 협동학습을 지원하는 것이다. 2006학년도 1학기에 시작된 KUPT는 2019년 2학기 현재 28회를 맞았다. 44개팀이 참여한 28회 KUPT는
본교 설립 이래 최초로 윤리헌장이 만들어졌다. 본교 구성원의 윤리의식을 제고하고자 지난 6월 출범한 본교 혁신위원회(운영위원회 위원장=목영준, 실행위원회 위원장=박희등 교수)가 일궈낸 성과다. 혁신위원회 실행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희등 기획예산처장은 “대학은 ‘학교’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사회 조직보다 투명해야 한다”며 “윤리헌장은 ‘우리 학교가 대학의 윤리 모델이 되자’는 목적을 이루려는 자발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혁신위원회는 기존에 있던 교원 윤리강령을 다듬고 직원 윤리강령과 학생 윤리강령을 새로 만들어 윤리헌장을
본교 의료원(원장=이기형 교수)이 24일 오후 3시 강남구 도산대로에서 고려대의료원 청담캠퍼스(청담캠퍼스) 기공식을 열었다. 청담캠퍼스 부지는 2007년 4월 익명 독지가의 기부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기부자와 김재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정진택 총장, 이기형 의무부총장을 비롯한 50여 명의 교내외 인사들이 참석했다. 공사는 2021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된다. 청담캠퍼스는 융합교육 서비스와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가 가능한 미래 융복합 디지털 헬스케어 시설로 마련될 계획이다. 들어서는 주요 설비로는 최첨단 특화 진료 센터,
지난 10년간 서울총학생회 탄핵 요구는 3차례 있었다. 이 중 2번은 무산됐고 1번은 선거 자체가 무효 처리됐다. 제43대 서울총학 ‘소통시대’(회장=전지원) 탄핵 움직임은 ‘소통시대’가 본교 강의 평가사이트 KLUE를 통해 학생 신상정보를 열람했다는 의혹에서 불거졌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자 논란의 당사자인 이형규 당시 공과대 학생회장(제43대 서울총학 집행위원회 국원 겸임)은 제44대 서울총학 중 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임되고 제43대 서울총학생회장단이 선관위 일선에서 물러났다. 임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재적 대의원 78명 중
본교 법학전문대학원(원장=안효질 교수, 법전원) 입학설명회가 18일 오후 7시 법학관 신관 5층 강당에서 열렸다. 하명호 법전원 교무부원장이 본교 법전원을 소개하며 2020학년도 입학전형을 안내했다. 입학설명회에는 법전원 지망생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법전원 재학생 5명이 학생들의 질의에 직접 답변하기도 했다. 먼저 하명호 교무부원장은 본교 법전원의 강점을 꼽았다. 그는 “사용하는 건물이 매우 많고 해송법학 도서관의 규모는 우리나라 법학도서관 중 가장 크다”며 좋은 시설을 내세웠다. 끈끈한 학생 문화도 장점이다. 하명호 교무
예견된 상황이었다. 고연전 농구, 빙구 경기 티켓을 나눠주지 않는 응원OT가 학생들을 끌어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평소 응원 OT가 열릴 때면 학생들은 화정체육관 관중석을 모두 채웠다. 이번 OT는 행사 시작 후 2시간이나 지난 오후 8시에도 관중석 5분의 1이 겨우 찰 정도였다. 행사에는 400여 명의 학생들만이 참석했다. 티켓 없는 응원OT, 현장마저 조용 화정체육관 밖은 “티켓 영향이 크긴 큰가 보다”며 웅성이는 소리가 가득했다. “예년처럼 고연전 티켓 추첨의 기회가 없으니까 OT에 안 갔어요. 매번 진행 방식도 똑같은데 이번
고려대 축구부에 새 식구가 생겼다. 선수들과 가족, 친구 같은 관계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축구부 서포터즈 ‘미니프런트’가 그 주인공이다. 고려대 특유의 소속감과 끈끈함을 강점으로 내건 미니프런트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대학스포츠의 전성기를 되찾는 데 기여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학생과 선수 모두가 함께하는 서포터즈 본교 축구부 서포터즈 ‘미니프런트’는 올해 3월 처음 창단된 신생 프런트다. 함께하는 학생은 10명. 미니프런트 대표 고주형(사범대 체교15) 씨는 ‘침체한 대학축구를 부흥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축구부 서포터즈를 창단
지난 학기 본교생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다름 아닌 ‘응원단 입실렌티 의혹’이었다. 행사 준비 과정에서 제기됐던 각종 문제와 의혹을 해결하고자 7월 말과 8월 초에 응원단과 대표자, 일반 학생들로 이뤄진 입실렌티 특별위원회 회의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위원회 활동의 가이드라인과 회의 결과 공유 방식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이형석 응원단장은 “지금까지의 행사에서는 응원단 자체적으로 모든 것을 하고자 했다면, 앞으로는 여러 단체와 더욱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응원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떠들썩했던 논란 이후 맞
고려대학교의 현주엽, 연세대학교의 서장훈과 같은 대학 스포츠 스타가 연예인만큼 선풍적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 스포츠의 전성기와 함께 대학 응원단 문화도 활짝 꽃을 피웠다. 그러나 대학 스포츠의 규모가 작아지고, 대중의 관심이 낮아지며 자연스럽게 대학 응원단이 설 자리 또한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대학 응원단이 지향하는 노선 또한 과거와는 많이 바뀌었다. 과거의 대학 응원 문화는 대학의 스포츠 선수단과 학생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응원’ 그 자체에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강의 축소 중단하고 2018년 수준으로 강좌를 개설하라.” “담당 교수가 미정된 과목의 강사들을 확실히 채용하라.” 2019학년도 2학기 개설 강의 수가 또다시 감소하고, 담당 교수가 배정되지 않은 교과목이 늘어나자 학생과 강사들이 본관 앞에 집결했다. 학생과 강사들은 학교가 강사법의 취지를 왜곡한다고 규탄했다. 학교 본부는 “빠르게 강사 채용을 완료해 담당 교수를 배정하겠다”는 계획을 냈지만, 공개채용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강의 수 줄어 vs 교육과정 재편일 뿐 24일 오전 11시 본관에서 강사법관련구조조정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