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과 함께 유난히 감성이 짙어지는 시기. 평소 독서를 즐기지 않는 이도 책을 잡게 하는 마법의 계절이다. 올해는 무더위가 꺾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찬바람이 불어왔다. 잔잔하게 가을의 문을 열고 싶었는데, 빠르게 닫히는 가을에 애가 탔다. 그래도 아직은 노랗고 빨간 가로수들을 보며 더 늦기 전에 가을 책방 산책을 떠났다. 혜화역 1번 출구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어쩌다 산책’. 늦은 저녁에도 북적이는 대학로이기에 지도를 따라 걷는데, 도착한 곳엔 책방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가만히 서서 두리번거리자 간판 대신 지하로 내
서울에서 통영까지 4시간. 고향집에 가려면 적어도 4시간을 버스 안에서 꼼짝없이 보내야 한다. 출발하기도 전에 겁부터 났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핑계로 내려가지 말까 하는 고민도 잠깐. 그래도 별수 있나, 추석인데. 늘 북적이던 외가댁 앞이 도리어 적막하다. 조용히 현관문 번호를 누르니 할아버지가 마중 나오신다. 부엌에 있던 할머니는 손주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이겠다고 문 여닫는 소리도 못 들으셨단다. 우리 가족, 할머니, 할아버지만 앉아 있는 거실이 텅 비어 보였다. 코로나 전에는 세 명의 삼촌과 그의 가족들까지 함께했는데. 할아버지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형형색색으로 줄지은 연등에는 저마다의 소망이 담겨있다. 오월의 햇살만이 가득한 경내에서 한 불자가 관세음보살상을 향해 공손히 합장한다. 서현주 기자 zmong@
한 여인이 옷자락을 휘날리며 숲의 터널로 들어간다. 그곳은 푸른 잎과 높다란 나무들이 내뿜는 상쾌함으로 가득한 곳. 숨 가쁘게 달려온 시험 기간이 끝났다. 초록빛 자연 속을 거닐며 온전한 쉼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서현주 기자 zm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