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본지는 지난 여름, 50년 홍보관 생활을 마치고 청산MK문화관 6층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반세기 동안 고대생과 함께 해온 홍보관이 이번 겨울 2주 만에 흔적도 없이 허물어졌다. 어지러운 홍보관 속 편집실과 달리 이곳은 유리문과 흰 벽, 검은 바닥이 어우러진 세련된 공간이다. 하지만 민주광장에서 재잘거리던 새내기들의 웃음과, 학생의 권리보장을 외치던 총학생회의 외침, 어두운 밤에 울리던 풍물패 꽹과리 소리가 문득 그리워진다. 이번호에는 새로운 편집실에서 수습기자로 한 학기를 보내고 취재기자가 된 이들
사극이자 ‘가정사’ 영화인 를 참 재미있게 봤었다. 영조는 정통성 논란으로 겪은 불안한 자신의 재위 기간을 아들만큼은 반복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아들이 탐탁치 않다고 뒤주에 가둬 죽인 것을 ‘부모의 마음’으로 포장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떤 엄마는 그 영화를 10대 자녀에게 보여주며 “엄마 말을 듣지 않으면 저렇게 혼나는 거야”라고 했단다. 과연 는 그 말을 하고 싶었을까?. 가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또 다른 드라마 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리얼 코믹
오탁번(사범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의 소설전집이 작년 12월에 출간됐다. 1970~80년대에 발간돼 현재 절판된 창작집과 이후에 쓴 소설 총 62편을 태학사에서 6권으로 엮어냈다. 1권부터 4권에는 단편소설이 출판된 순서대로 실렸고, 중편 소설들은 5권과 6권에 담겼다. 이번 소설집에는 시와 소설을 넘나들며 창작 활동을 펼친 오탁번 작가의 특색이 은은하게 드러난다. ‘소년은 갑자기 발딱 일어선다. 산개미가 종아리를 물었기 때문. 소년의 종아리를 문지르고 나서 오줌을 찍 갈긴다.’ 5권에 실린 중편소설 의 일부분이다.
그런 날이 있다. 어떤 이유로든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해지는 날이. 주변에서 위로의 말을 해줘도 전혀 나아지지 않는 칙칙한 날이. 속 빈 강정 같은 위로를 받기보단 혼자이고 싶은 날이. 그런 당신을 위한 노래가 있다. 가수 브로콜리 너마저의 2집 에 수록된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덕원 작사·작곡)’이다. 곡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약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한다. 특별한 내용이나 주제를 담고 있지 않은 가사는 언뜻 무덤덤해 보이지만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런 날이 있어’로 시작해 ‘말하
미세먼지가 심했던 지난주, 고대신문 편집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모습이다. 한파로 잠시 누그러지는 듯 했으나 다시 한반도를 덮친 뿌연 미세먼지는 이번 겨울 내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다가올 봄에는 청명한 하늘을 과연 며칠이나 볼 수 있을까. 조은비 기자 juliett@
단단한 몸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맹견을 마주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저 개가 나를 물지 않을까’ 두려워할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잘 훈련받은 맹견은 불필요한 공격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맹견이 안전한 애견이 되려면 어떤 훈련을 받아야 할까.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이삭애견훈련소의 맹견 훈련 현장을 찾아가 봤다. 함께하기 위한 ‘사회화 훈련’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날에도 이삭애견훈련소는 훈련받는 개들로 가득했다. 맹견 품종인 로트와일러 ‘태풍이’도 김훈식 팀장과 함께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태풍이는 이제 10개
작년 3월 경북 상주시에서 도사견에 물린 개 주인이 사망하는 등 대형견에 물리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농림부)는 3월 21일부터 반려동물 안전 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맹견 입마개 의무화, 맹견 소유자 교육 등을 골자로 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개정안의 실효성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품종보다 개체 특성이 더 중요해 동물보호법 개정안에서 맹견으로 지정된 품종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테퍼드셔 테리어, 스테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이다. 해당 품종들은
‘어머니 대성집’이 터를 옮긴다. 식당이 위치한 용두제6구역이 재개발 대상지여서다. 본교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용두제6구역은 과거 본교생의 주요 생활권이었다. 어머니 대성집 박연웅 사장은 “근처로 옮기긴 하겠지만 50년 동안 고대생들과 쌓은 추억이 사라진다”고 아쉬워했다. 현재 용두제6구역은 현금청산자의 이주가 예상보다 늦어진 상태다. 현금청산자와 조합이 현금청산금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박연웅 사장을 비롯한 여러 현금청산자는 “현금청산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재개발조합 측은 “보상금은 우리가 임의로
# “그게 바로 너야~ 갓띵작 정신 못 차리겠어~♪”(보이그룹 에스에프나인(SF9) 미니4집 타이틀곡 ‘MAMMA MIA’ 中) 지금까지 청소년, 이른바 ‘급식’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신조어를 대중문화에서 접하는 건 이제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급식체’를 포함한 신조어는 최근 방송·음악·광고 등 각종 매체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과거에는 ‘언어 파괴’라며 부정적으로만 여겨졌던 신조어가 근래엔 대중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듯하다. 문화로 떠오른 ‘신조어’ 바람신조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급식체’다. ‘급식체’
지갑은 얇고 시간은 없다. 팍팍한 일상에 치여 문화생활이 아쉬울 때, 영화관은 여유를 되찾기 좋은 장소다. 영화 관람은 저렴한 관람료와 높은 접근성 덕분에 문화생활의 큰 부분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의 등장으로 청년층이 영화관을 찾는 일은 이전에 비해 줄었다. 떠나가는 젊은 관객들을 잡기 위해 멀티플렉스는 다방면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영화관 속 콘서트장, ‘음향 특화관’ 지난 겨울,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 는 싱
2011년 1학기 처음을 시작하는 고대신문인만큼 1면의 사진과 메인 기사는 학생들의 이목을 끌었다. 2011년을 마지막으로 떠나는 졸업생들과 2011년을 처음으로 시작하는 신입생들에 대한 내용을 연달아 배치해 좋은 효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문제는 새내기새로배움터(새터) 기사에 있었다.첫 번째로 학번 배정 오류로 인하여 출발 시간이 지연되면서 새터를 준비하는
44대 안암총학은 ‘운동권 총학’을 표방하고 있다. 총학생회실에서 만난 조우리 안암총학생회장은 “교내 문제를 포함해 사회를 변화시켜가는 데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학생 여론을 수렴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11월에 청와대 앞에서 했던 1인 시위를
대학 총학생회(총학) 선거가 끝날 무렵인 지난해 12월, 일부 언론은 대학가에‘운동권’총학이 돌아왔다고 경쟁적으로 보도했다. 본교의 후마니타스 선본을 비롯해 서울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 시내 대학 가운데 14곳의 총학에 운동권 성향의 선본이 당선됐기 때문이다. 기성언론은 이를 대학생의 사회참여 의식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
소설은 총 12편이 출품되었고 다양한 경향을 보여주었다. 크게는 착상의 기발함이 돋보이는 경우와 사유의 진지함이 두드러지는 경우로 나누어진다. 「의자왕」, 「캔콜라」, 「폭설」, 「몸보다 눈이 앞서는 사랑들에게」, 「좋은 이웃맨션」, 「패자부활전」 등은 전자에 가까운 작품들로서 발랄한 상상력이 흥미로웠다. 「신의 응답」, 「치부」, 「날개는 어디� �, 「좁은
새로운 발상, 새로운 언어, 새로운 내용을 기대하면서 응모작을 읽었다. 그러나 금년도는 작품 수도 많지 않았으며, 수준도 전년도에 미치지 못하였다. 그렇다고 우수작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작품 편수는 적었어도 박보경의 "숲의 도란"외 2편, 노정균의 "주판 속을 거닐다" 외 3편, 김성택의 "열탕에서"
며칠 전 릴케의 편지를 읽고 시를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나의 시는 무엇이며 어디를 향했는지, 무뎌질 첫사랑의 감정처럼 처음의 떨림을 잊고야 말 인연은 아닌지. 며칠을 조용히 기도하며 기다리고 답을 찾아갈 때쯤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시를 쓰기로, 나는 시를 쓸 운명이라고. 이성과 논리의 사회과학 전공이기에 저의 시도 그것을 닮아 있
조금 건방지게 표현하겠다. 참된 소설이라는 말에 어폐가 있다면 나는 소설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소설이 문학이 될 수 없기에, 무엇보다 한글이 그 묘미를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글을 사랑한다. 문학은 지식인들만의 점유물이 아니지만 독자들이 소수화 되어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작가의 몫이다. 대중을 포용하고
열탕에서김 성 택김 성 택뜨거운 것을 시원하다고 하는 건 반어가 아니라 따스한 상징 화상 입은 사내와 술 마시다 알았다 저 얼룩들은 알고 보니 얼음꽃 찬술을 부어 더욱 타오르는 몸 밖으로 투명한 꽃잎들이 드러났다 가을바람처럼 어디서든 들이닥치며 결국은 진심으로 시원해지는 것, 참고 견디어 흉이 진 자국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인연이란 이런 것이구나 사람들은 저
뜨거운 사과 류재민 사과의 씨앗은 뜨겁다온 우주의 중심뜨거운 마음 한 가운데모든 것은 태어났고모든 것은 존재하고모든 것은 더욱 자유롭고 말아모두는 각자의 씨앗에서 제 영혼을 찾아발돋움하는 생동이다여름의 태양이 뜨거웠다어떤 것이나 중심 속으로강렬하게 응집된 기억들이존재를 만들고 있게 하고 말아달도 별도 모두가 사실은 뜨겁다기특한 생명의 씨가 담긴 둥그런 우주
하이비스커스 김 욱 에스텔을 만난 것은 한국에 마지막으로 머물던 해, K외국인학교에서였다. 당시 나는 불문과 학사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막 독립을 선언한 탓에 가난했다. 미대를 가고 싶던 나는 돈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불문과에 입학했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어떻게 먹고 살겠냐며 법대나 경영대에 재입학을 하길 바랐다. 아버지가 나 몰래 학교에 휴학을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