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을 봤다. 영화에 크게 관심이 없고, 문외한인 내가 이름을 알고 있는 얼마 되지 않는 영화감독 중 한 명이다. 그간 가족을 중심으로 한 영화들을 찍었기에 이 영화 역시 가족이 소재가 아닐까 하고 영화관에 들어갔다. 그런데 가족으로 시작하는 것인가 싶더니 이내 다른 내용이 나왔다. 이 영화는 초등학생 아이가 주인공이고, 같은 사건을 아이의 엄마 시선에서, 아이의 담임선생님 시선에서, 아이 시선에서 그려낸다. 엄마는 아이를 지키고자 하는 엄마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고, 담임선생님도 누구보다 아이들을 생각하
별점: ★★★★☆한 줄 평: 두 번 보면 더 좋은 영화 첫인상은, “이런 영화가 나왔네.” 우연히 지나가다 영화 포스터를 보았다. 모나리자를 오마주한 듯한 포스터에 두 남녀. 직관적인 제목까지. 흔한 이별 로맨스 영화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별하는 데 결심까지 할 일이야?” 하는 조금은 삐딱한 마음과 함께 다시 포스터를 보니, 정말 어떠한 강렬한 결심이라도 한 듯 강렬한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로, 뻔한 로맨스 영화는 아니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전체적인 색감이 무거운 시트러스 우디 향의 무언가
별점: ★★★★☆한 줄 평: 매너리즘에 빠진 나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러온 영화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은 가까운 시일 내에 개봉이 예정돼있는 영화 의 감독을 맡은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으로, 미국의 소설가인 앤디 위어의 소설 을 원작으로 한다. 은 이전까지의 다른 우주 영화와는 다르게 실제와 연구되는 것들과 가까운 과학적인 기술들을 영화 안에서 구현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기술들의 원리나 이론에 대한 내용들을 대폭 줄여,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나에게
영화는 그녀가 떠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우리를 찾아왔다. 설리, 혹은 배우 최진리의 마지막 작품 에 대한 이야기다. 4년의 간극. 누군가에게는 너무 길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짧은 시간. 그러나 적어도 그녀를 휘감던 어지러운 말과 프레임에서 벗어나 배우 최진리를 마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다. 이 글은 누군가를 옹호하거나 추모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다만 최진리를 온전하게 마주하기 위해 쓰였다. 그러니 그저 어느 배우를 깨끗하게 바라보려는 노력의 흔적이라 받아들여 주면 고맙겠다.
, 연속 쾌거“콘텐츠에는 우열 없어”웹툰부터 소설까지 다재다능 2013년 45세에 영화감독으로 데뷔해 첫 영화에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사람이 있다. 양우석(철학과 90학번) 감독은 첫 영화 으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고 시리즈로 반향을 일으켰다. 양우석 감독은 영화감독이 되기 전부터 프로듀서와 웹툰 작가 일을 하며 복합 창작가의 길을 걸었다. 현재는 본인이 쓴 시나리오와 소설을 영상화한 과 을 스크린에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과 CG 기술에 가졌던 관심을 바탕으
“최고 지향점은 학생”100주년 개봉 타임캡슐 고려대 이과대학 70주년 기념식 및 이학인의 날 행사가 지난 24일 하나스퀘어에서 열렸다. 1952년 수물과·화학과·생물학과를 신설한 이과대학은 현재 수학과·물리학과·화학과·지구환경과학과 총 4개의 학과를 갖춘 단과대로 성장했다. 양성덕 이과대학장은 “우리의 존재 가치는 세상을 만들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며 “학교가 최고 지향점을 둬야 할 대상은 학생”이라고 전했다. 김민욱 이과대 학생회장은 “이과대학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세상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2023년 3월 8일, 국내에서 개봉한 은 역대 3월 국내 개봉작 중 3위를 기록했다. 역대 일본 영화 및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서는 흥행 1위를 기록했고, 2023년 한국 개봉 영화 중에서는 흥행 2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국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많은 사람이 깊이 공감한 작품이 되었다. 작품 내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지만, 하나 주목해 볼 것은 토지사가 열쇠로 문을 잠그는 방식이다. 은 토지사와 스즈메가 재난을 일으키는 문들을 닫고 다니는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주축으로 한다. 그런데 재난이
부스 운영과 탤런트 쇼 진행전통부터 각국 대학문화까지비·수능으로 진행 어려움도 고려대 교환학생 교류회 KUBA(회장=전성현)가 주최하는 International Student Festival(외국인학생축제, ISF)이 지난 16일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21개의 국가별 부스에서 각국의 음식 냄새와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천에도 민주광장에는 약 1200명의 학생이 모였다. 익숙함과 새로움 공존하는 부스 시끌벅적한 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민주광장을 가득 채웠다. 학생회관 앞에는 아시아 국가의 부스가 줄지어 있었다. 대만 부스는 퀴즈 게
희곡·연구창작 병행동시대성으로 관객과 소통“한국 극작가 노벨문학상 기대” “나도 공모전에 도전한다. 학생들도 와서 작품을 내라.” 홍창수(문스대 미디어문예창작전공) 교수가 전공 수업 때마다 제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홍 교수는 창작의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희곡을 창작하고 연구하며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과 소통을 이어갔다. 20여 편의 순수 창작 및 번안과 각색을 맡고 , , 을 출간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한 그는 1월 한국극작가협회 대한민국 극작가상을 수상했
별점: ★★☆☆☆한 줄 평: OTT 플랫폼에서 시청하기 좋은 영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선보이는 마지막 작품이었을 뻔한 영화 가 지난달 25일 개봉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제목부터 기대가 됐다. 영화 포스터 외엔 아무런 사전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에 사람들의 기대는 더욱 높았다. 플롯은 의외로 간단하다. 배경은 1930년대의 일본으로,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 ‘마히토’가 전 이모이자 현 새엄마인 ‘나츠코’를 찾으러 정체불명의 왜가리를 따라
과거를 미래로 이끄는 힘은 기억이다. 백남준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날 자꾸 서양에서 다 배운 사람인 줄 아는데 사실 인생을 결정지은 사상이나 예술의 바탕은 이미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모두 흡수한 거거든.” 5살부터 18살까지 살았던 창신동과 동대문, 종로. 그곳의 풍경에 대한 기억들은 그의 작품세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가 돼 돌아온 그는 지구본을 가득 실은 지게를 지고 창신동을 거닐었다. 이 퍼포먼스를 통해 그가 활동했던 뉴욕 소호, 베를린 등 세계와 창신동이 하나로 연결됐음을 보여준다. 기억은 장소와
다양한 형식으로 메시지 전달세계화 열망·갈등 모순 담아급격한 경제성장 이면 조명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백 투 더 퓨처-한국 현대미술의 동시대성 탐험기’ 전시가 지난 6월부터 시작해 다음해 5월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전시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의 한국 현대미술의 일부를 미술관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집한 회화, 영상, 조형 같은 소장품으로 보여준다. 사회와 예술의 관계, 현대미술의 역사를 담은 이번 전시는 한국의 현대미술이 국내외의 변화가 거셌던 당대 사회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세계화·문화
비리방지 관련 공약 주로 이행문화·복지 공약엔 물음표“남은 임기 동안 최선 다할 것” 제36대 세종총학생회(회장=김희주, 세종총학) ‘새로운’은 비리방지와 학생복지를 목표로 지난해 12월 출범해 임기를 2달 남짓 남겨두고 있다. 대학행정연구소 신설과 총학생회 회칙개정 등 비리방지 공약뿐만 아니라 메가박스 제휴 등 문화 공약 또한 실행됐다. 하지만 가을축제와 추석 귀향버스 확대 운영 등의 사업은 이뤄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투명화·체계 수립 위한 노력 ‘새로운’은 임기 시작부터 비리방지 관련 공약을 강조했다. 전대 총학생회가 비리
모처럼 무교동 ‘구두 수선박스’에 들렀다. 4000원짜리 광택 작업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데, ‘박스’의 주인어르신이 한마디 툭 던졌다. 사무실이 어디시오? 네에? 네… 저기… 길 건너…. 양복 입고 구두 신은 사람 보면 참 귀해 보여요. 박스 어르신의 말씀에 따르면, 요즘 구두들을 안 신어서 박스들의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단다. 자신도 출구 전략을 고민 중이라며 “쩝” 입맛을 다셨다. 박스를 나와 길을 걸으면서 새삼 행인들을 훑어봤다. 남녀노소 구두 신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반짝반짝 구두에 빨주노초 넥타이 매고 출퇴근길 전
에 이은 두 번째 작품“한반도 미래 디아스포라에 달려” 전후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상영회와 감독과의 대화가 지난달 26일 중앙광장 CCL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윤인진 도서관장은 “학내 구성원들의 교양 지식과 문화 정서를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음해부터 연간 4~6회 정도로 독서 토론회, 저자와의 대화, 문화예술작품 상영회 및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디아스포라 관심에서 출발한 다큐 지난해 11월 3일 국내 개봉한 다큐멘터리 은 2020년 미국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특정 집단 향해야 성립 가능국민 10명 중 7명 경험하기도“형사 처벌만이 능사 아니다” ‘틀딱’, ‘급식충’, ‘~조무사’, ‘쪽발이’, ‘짱깨’, ‘개슬람’, ‘한남충’, ‘똥꼬충’….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하는 혐오표현이다. 누군가는 이를 유머로 소비하지만, 누군가는 노골적이고 저속한 표현으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한다.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도 익명인 가해자의 공격 대상이 된다. 최근 1년간 이태원 참사에 관한 댓글 230여만 건 중 69만 건(30%)은 악의적 평가와 혐오성 댓글이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뉴미디어가 판치는 세상이다. 뉴미디어 시대에 모든 신문쟁이의 고민은 아마 같을 것이다. 어떻게 시장에 넘쳐 나는 재밌는 콘텐츠와 경쟁할 수 있을까? 짧고 빠르게 전달하는 정보가 유행하는 시장에서 길고 무거운 신문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얼마 전, 성대방송국에서 초대받아 대학언론이 노동 의제를 다루는 방식을 토의했다. 이들은 故 홍수연 양의 죽음을 계기로 마련된 ‘직업교육훈련 촉진법(직촉법) 개정안’에 관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그 일환으로 노동 문제를 다뤘던 여러 학보사 기자를 초청해 토론을 진행했다. 홍 양의 죽음은
지금 극장가에서 가장 사랑받는 외화 두 편을 고르자면 와 일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반가운 은퇴 번복을 거쳐 탄생한 작품과, 이제는 장르가 되어버린 그 이름 ‘마틴 스코세이지’의 최근작이다. 일본과 미국만큼이나 거리가 먼 것 같은 두 편의 영화. 그러나 이들 사이에는 은밀한 공통점이 흐른다. 이들을 하나로 묶는 연결점을 짚으며 글을 시작하려 한다. 두 영화는 과거로 회귀한다. 는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일본으로, 은 오일 붐이 불었던 1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시형 재난20대 보편 주거 지원 필요공공임대주택 확대, 정책 의지 중요 주거는 삶의 기초지만, 도시가 발달하면 누구나 누릴 수 없는 권리가 된다. 이계수(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저서 에서 베를린의 주거권 투쟁과 주거 안정성에 주목했다. 그는 독일과 베를린을 통해 대한민국과 서울, 특히 주거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 의 메시지는 “베를린이 주택 문제에 대응하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베를린을 무조건 벤치마킹하자는 의미로 쓴 건 아닙니다.
별점: ★★★★☆한 줄 평: 제목과 모순되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Les Misérables. 한글로 직역하면 ‘비참하고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영화화한 2012년 12월 은 프랑스 혁명 속 온갖 고난과 역경을 겪는 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인 장 발장은 굶주리는 가족을 위해 고작 빵 하나를 훔쳤다는 이유만으로 19년 동안 옥살이를 하고, 감옥을 나와서도 범죄자에 대한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으로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어려워한다. 관중들 사이에서 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