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는 개조 인간들이 사는 미래 세계를 그린 SF물이다. 목에 USB 단자가 달려 있어 칩을 삽입하면 손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주인공 데이비드에게 폭력을 휘두르던 남자는 ‘쿵푸 칩’을 목에 넣자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쿵푸 동작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몸에 기계를 이식하는 사람도 많다. 데이비드는 척추를 적출한 후 군용 기계 장치인 ‘산데비스탄’을 이식했고, 마치 시간을 멈춘 것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주인공의 동료들도 팔에 총을 이식하거나 손이나 입에 기계를
어떤 소리는 너무 멀어서 들리지 않는다. 간신히 들려도 잔향은 오래 머물지 않고, 사람들은 곧 잊어버린다. 2010년 어느 날, 당진의 한 철강업체에서 작업 중이던 20대 청년 하나가 용광로 쇳물 속으로 사라졌다. 펄펄 끓는 용광로 쇳물에 사람이 빠져 흔적 없이 사라지다니. 설화나 민담도 아니고 21세기 산업도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 사람들은 경악했다. 누군가는 그 사건을 두고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제목의 추도시를 썼고, 시로 노래를 만들었으며, ‘공유’하며 퍼 날랐다. 시민들은 청년을 안타까워했고 진심으로 애도했다. 하
○···호형들, 두 가지 무(無)의 그림자가 캠퍼스에 드리웠소. 하나는 ‘무관심’이란 그림자요. 이 그림자는 하도 오래돼서 더 이상 진부하오. 지난주 서울총학생회장단 재선거 공청회도 그랬소. 그날 과학도서관 대강당에는 누구든 정적을 깨주길 기다리는 사회자, 경쟁자 없는 후보, 기자와 촬영 스태프만이 자리를 채웠소. 공청회 2부가 그렇게 기억에 남더군. 중선관위장이 현장 질의를 받기 시작하자 잠시간 공청회장에 정적이 드리웠소. 질문을 던질 호형이 한 명도 없어 기자들이 1부 때 쓰고 남은 질문을 마저 소진해야 했소. 화면으로 지켜보는
청년세대는 22대 총선에서도 공천과 공약에서 홀대받고 있다. 청년 정책은 재원 확보 방안 없이 약속되고 있고, 양당의 지역구 공천 확정자 중 2·30대는 3% 수준에 불과하다. 청년 할당제는 선거철마다 논의되지만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청년 전략지역구 선정, 비례대표 당선권 내 청년 50% 할당 등을 국민의힘 지도부에 제안했고, 한동훈 비대위장은 청년세대를 밀어주겠다며 국민 공천제도를 도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규에 청년 10% 공천을 명시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 2·30대를 고작 9명 공천했다
송민제 전문기자
새학기를 맞은 봄의 캠퍼스는 연신 들뜬 분위기다. 1면에서 응원OT를 다룬 고대신문을 통해서도 힘찬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합동응원전과 동아리박람회, 장학증서 수여 등 학내 굵직한 사안을 다뤄내며 알찬 보도면을 꾸려냈다. 그러나 보도면의 기사가 무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린캠퍼스 사업, 총학 선본 공약, 총장과의 대화에서 건의된 내용 모두 학보사로서 더 심도 있게 문제의식을 드러냈어야 했다. 정부 주도 사업을 특별한 이유 없이 일 년 앞당겨 조기 종료시킨 것은 퍽 충격적인 일이다. 학교가 추진하던 대다수 사업과
만년 배우로 살아오신 오현경 선생이 88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MZ세대에게는 낯선 노장의 배우일 수 있지만, 중장년층들에게는 드라마 의 종합상사 자재과 만년 과장 이장수의 향수가 짙다. 꼬장꼬장한 캐릭터인데도 부하 직원을 알뜰히 챙기는 서민적인 역할로 인기를 끌었다. 고교 시절 연극반을 거쳐 연세대학교 극회로 시작한 배우 인생은 TV 드라마, 연극, 영화에서 수많은 극중 인물을 선생의 말투와 캐릭터로 창조했다. 드라마 의 바보 연기는 코미디언 심형래의 영구 캐릭터의 원조였고, 내시 특유의 억양과 리듬
2학년 마지막 학기에 접어든 나는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보통 참살이길에서 약속을 잡는다. 매번 가는 곳만 가게 되는 술집들에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멀지만 가까운 성신여대로 눈길을 돌렸다. 성신여대 길을 지나던 중 특이하고도 우연한 계기로 ‘우토’라는 이자카야를 처음 접하게 됐다. 이자카야는 각자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을 찾아간다. 나는 대개 그 장소의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게 곳곳에 걸려 있는 조명들은 테라스에 은은한 분위기를 불어넣어 마치 감성 카페를 연상케 했다. 대학가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일 경기 광명에서 민생토론회를 열고 ‘청년층 장학금 확대’ 등 청년 정책을 내놓았다.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책을 알리는 것이 사실상의 선거운동인지 혹은 국가원수로서의 정당한 행보인지에 관해 여야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민생토론회, 말 그대로 ‘민생’이다 - 임재철(공정대 통일외교22)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사소한 행동 하나가 논쟁의 불씨가 되며 선거의 당락을 좌우하기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국회의원 선거라는 중요한 일정을 앞둔 지금, 민생토론회를 바라보는 여야의 입장
가정교사 병행하며 고등고시 준비이명박 신원 보증 서준 판사“사회 질서 형성에 힘써야” “지금 생각하면 꿈 같은 일인데 그 꿈이 결국 실현된 거야.” 김인섭(행정학과 55학번) 교우는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회고한다. 그는 17년 판사 생활 끝에 법복을 벗은 후 ‘한국적 국제 로펌’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을 설립했다. 은퇴 후엔 법치주의 확립을 위한 시민 운동과 한국 근현대사 책 집필에 힘쓰고 있다. ‘촌놈’의 고단한 서울살이 김인섭 교우는 1936년 8월 28일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 추풍령리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5학
이황(공과대 건축학과) 교수는 미국과 한국의 대학 문화를 연이어 경험했다. 2016년에는 플로리다 인터내셔널 대학교에서, 2018년부터는 아주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우리나라가 심한 경쟁사회고 사회적 가치도 다양하지 않다 보니 학생들이 스스로 제약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더라고요.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고 취업과 무관한 활동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거죠. 젊은 대학생이 가장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집단처럼 보인달까요?” 그는 대학이 더 따뜻한 공간이기를 바란다.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통해 대학엔 교수-학생 간
이상원(미디어학부) 교수는 미국 뉴멕시코주립대에서 3년 반 동안 교수 생활을 하다가 올해 고려대로 합류했다. “모교로 와서 열정적이고 똑똑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었고, 한국 사회에 산적한 여러 문제를 분석하고 의미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어서 돌아오게 됐습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특히 소셜미디어 사용이 어떻게 제대로 된 정보 습득 과정을 방해하고 의견이 다른 집단에 대한 적대감을 강화하는지 등 부정적인 효과를 연구해 왔습니다.” 스페셜리스트를 꿈꾸다 교수는 학창 시절부터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