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엔 언제나 사람들이 붐빈다. 1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들이 쏟아지고, 한국영화 1000만 관객 기록이 올해 상반기에 잇달아 갱신됐다. 100억 원을 넘나드는 제작비로 수백 개의 상영관에서 관객들을 유혹한다. 일제히 똑같은 간판을 걸었다가 1~2주일 만에 일제히 상영작을 바꾸는 영화관이 거리에 즐비하다. 하지만 잠깐만 눈을 돌려 보면, 또 다른 볼거
천두만은 새끼줄을 따라 걸으며 기지개를 켰다. 안개가 끼어 한강은 흐미하게 보일 듯 말 듯 했다. 이 산동네에 사는 유일한 맛이 있다면 아침마다 한강을 한눈에 바라보는 거였다. 그는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을 바라보며 기차로 처음 한강을 건널 때의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는 했다. “그려, 기연시 성공얼 혀야제. 당당허니 고향에 내래가게 돈 많이 벌어야
우수작 심사평 디지털 기술과 융합된 사진은 이제 생활의 일부이자 놀이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노출과 초점 조절이 자동화된 카메라의 등장으로 누구나 실패 없이 잘 찍을 수 있게 되자 과잉이라 할 정도로 많은 이미지가 생산 유포되고 있다. 촬영에서부터 확인,삭제,보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메커니즘이 쉽고 간편해진 만큼, 슈팅에 임하는 자세에서도 진지하거나 신중
고연전의 시작 때문일까? 캠퍼스가 떠들썩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캠퍼스를 조금만 벗어나 버스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경기도 가평 자라섬으로 간다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이제 3회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전야제에 다녀왔다. 서울에서 버스로 한시간, 드디어 자라섬에 도착했다. 정문부터 공연장까지 상쾌한 바람을
편에 이어- 부산하면 바다, 바다하면 부산인데 바다를 빼고 무엇을 더 보여줄 것인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지금부터 부산 여행기 2편을 시작합니다! △ 한류 열풍을 이어간다! PIFF 광장 지하철 에서 하차, PIFF 광장으로 향했다. 해마다 부산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남포동 은 ‘부산의 명동&rs
유난히 뜨거운 여름이었다. 월드컵 열풍으로 수은주를 한껏 끌어올리며 시작된 여름은 더위가 한풀 꺾인 지금 이번에는 연일 바다이야기로 뜨겁게 달구어져 있다. 길바닥에 어지럽게 버려진 당첨되지 않은 로또와 경마권 조각에 서민의 마음이 무참하게 찢기고, 거리에 걸려있는 바다이야기 푸른 간판에 서민의 가슴이 멍들었다. 레임덕의 입구에 들어선 대통령은 결코 정치게이
렘브란트는 북유럽의 우울을 담고 있다. 이태리 사람들이라면 도저히 상상해낼 수 없는 음울함이 그 색깔 속에 녹아있다. 피터 웨버 감독의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는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예술 세계를 다룬 수작이다. 영화 속에서 화가는 하녀와 사랑을 나눈다. 그 사랑이야말로 예술작품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동력이 되었노라고 작품은 강변한다. 그런데
<국립수목원> 이하 일러스트=xoa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은 1468년 세종대왕 능림(陵林)으로 지정돼 500여년의 긴 시간동안 엄격히 관리됐다. 광릉 숲속 나무들은 항상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세상을 굽어보며 일상에 지친 우리들을 반긴다. 우리나라 산림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국립수목원,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지난
지난주 고대신문에 ‘중립과 편향, 언론매체는 무엇을 향해 가야하는갗라는 제목으로 〈고대문화〉에 대한 논쟁이 실렸다. 학내 언론을 하는 치로서 이것이 항상 고민이다. 학우들은 〈고대문화〉를 읽고 여러 가지 반응을 보인다. 좀 더 빡세고 강하게 해야 한다는 것부터, 공산당 싫다는 의견까지 다양하지만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구석은 없다. 왜냐하면 교지대가
홍련봉1보루 전경 아차산은 구리시 서쪽과 서울시 동쪽 경계를 이루며 일반적으로 서쪽의 용마봉과 북쪽의 봉화산 등 주변 산지를 포함하는 명칭으로 사용된다. 아차산은 해발 285.8m로 주변의 용마봉(해발 348m)과 함께 인근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다. 때문에 한강 이남의 전 지역을 한눈에 살펴보고, 북으로는 멀리 의정부에 이르는 길목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중국은 1980년대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내세워 소수민족 정책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1989년 동구권이 변화하고, 1991년 소비에트가 해체되면서 국경 지방의 소수민족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이후에는 동북지방에 대한 관심이 더욱 각별해졌다. 1990년대 중반 이
“서울시의 생태를 보호하라”서울시는 지난 1999년부터 모두 8곳의 생태계 보전지역을 지정했다. △한강밤섬 △둔촌동 습지 △방이동 습지 △탄천 △진관내동 습지 △암사동 한강습지 △고덕동 한강습지 △청계산 원터골이 그 곳이다. 서울시 내의 생태계 보전지역은 과거 자연환경의 보전보다 ‘국토의 이용·개발’ 기능이 우선시 된 것에서 벗어나 1998년 1월부터 자연
중복(中伏)을 지나 8월에 접어드니 찜통더위가 버티고 서있다. 더위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피서지로 향하는 도로위엔 거북이들로 가득하다. 붐비는 피서지와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떠올리면 짜증은 배가된다.피서하면 떠오르는 도시탈출. 이제 그런 고정관념은 버리고 여러분이 몸담고 있는 바로 이곳에서 바캉스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하늘과 맞닿은 초원 -
고대는 내게 공간적 고대와 시간적 고대로 다가온다. 87학번이라는 시간적 고대와 학교 캠퍼스라는 공간적 고대는 군사정권에 대한 투쟁과 타도의 함성이 결국 낭만과 사랑의 다른 이름이었음을 내게 규정하는 크나큰 환경이었다. 1987년 고대의 민주화운동은 대운동장과 민주광장에서 시작됐다. 출정식이 진행됐고, 전경과 백골단은 정문을 방패와 지랄탄과 최루탄으로 봉쇄
평범한 티셔츠도 팝아트프린트와 만나면 독특한 느낌을 주는 패션소품으로 변신한다. 원색적이고 발랄한 분위기로 젊은이들을 사로잡아온 “팝아트 스타일”은 올 봄에도 여전히 인기를 끌 전망이다. 무심히 지나쳐왔지만 은근히 자주 접해온 팝아트는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 팝아트의 근원을 따라가 보자. 팝아트 란? 팝아트는 신문광고, 상업적인 간판, 만화, 영화 등의
* 이 글은 3월 10일자 한겨레신문에 요약하여 기고했던 글의 원문으로, 한 교수님께 드리는 공개 반론 서한입니다. 이번 한승조 교수님의 기고문 사건에 대하여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어야 할 이는 바로 우리 고려대학교 구성원들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랑스런 ‘민족고대’의 이름에 부끄럽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졸고를 올려 봅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1999년 9월에 열린 '70회 고대미전'이 끝나고서도... 2년 쯤 흐르고 나서... 虎美會 창을 통하여 윤화백으로부터 이러한 편지가 올라온 적이 있다... 윤화백이 근 이십년 은거끝에 호미회 창에 등장하던 순간이다...소능, 답이 늦었습니다. 더위에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이제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군요. 고맙고도 미안합니다. 늘 친
하태훈(법과대 교수·형사법) 9:0, 엊그제 막을 내린 아테네 올림픽의 경기 스코어가 아니다. 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와 제5조(이적표현물 제작·소지)에 대해 전원일치 합헌결정을 내렸음을 나타내는 수치이다. 이는 9명의 재판관 중에서 어느 누구도 변화된 시대상황과 국민의 법감정에 귀 기울이지 않았음을 여실히 드러낸 균형 잃은 결정이다. 폐
“여기가 도읍지가 될 만한 곳이다. 더구나 뱃길이 통하고 나라 안의 거리도 알맞으니 편리하다” 이성계가 수도를 정하던 중 남경의 궁터(서울)를 돌아보면서 한 말이라 전해진다. 조선의 건국과 함께 수도로서의 서울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조선조에 형성된 서울은 현재와 상이한 모습이었다. 현대와 비슷한 형태의 서울로의 변화는 개항기 일본인의 거주로 인해
개교 1백주년을 기념해 본교에서는 여러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 외국 유수 명문대들의 개교 기념행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본사가 탐방했던 미국의 대학들은 근대적 의미의 대학교육이 이른 시기에 이뤄졌다. 그래서 그들의 학교 연혁은 본교보다 훨씬 길다. 하버드대는 1986년에 개교 350주년, 예일대는 2001년에 개교 300주년을 맞았다. 이 중 하버드대의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