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국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재벌저격수’로 이름을 떨친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플래시가 쉼없이 터졌다. 그 중 취재진의 카메라에 잡힌 건 김상조 교수의 손에 들린 낡은 가죽가방이었다. 군데군데 터지고 해진 가방은 대학원생 시절부터 20여 년 간 김 교수의 책과 서류를 담아왔다. 북적거리는 청문회장, 책상 아래 낡은 가방은 김상조 교수의 옆을 지키고 섰다. 김 교수는 청문회 도중 자신은 별로 검소하지 않다며 부부 연간 카드 사용액이 2000만원 가량이고, 자동이체와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고
‘구의역을 기억하고 안전사회 건설하자!’, ‘노동자가 안전해야 시민이 안전하다!’ 빼곡히 모여 앉은 시민들이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27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앞에서 구의역 사고 1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2016년 5월 28일 19살 김 모군은 하청업체 소속 지하철 정비사로 끼니를 걸러 가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 다음날 자신이 일하다 죽을 것은 상상도 못한 채. 촉박한 수리일정을 쫓던 김 씨의 가방 안에는 손때 묻은 공구와 젓가락 한 쌍, 그리고 미처 물을 붓지 못한 컵라면이 남아있었다. 젊은 청년의
2016년 12월 14일 새벽 3시 경, 경상북도 경산시에 위치한 CU편의점에서 근무 중이던 아르바이트생이 살해당했다. 아르바이트생이 봉투값 20원을 깎아주지 않은 것에 격분한 손님이 집에서 흉기를 갖고 와 살해한 것이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본사인 BGF리테일에 4개월여 간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책임을 가맹 점주에게 떠넘기지 말고, 기업의 일원으로 인정한 뒤 합당한 처우개선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본사의 책임, 법적으로 유효하나 유가족과 피해자의 지인들, 알바노조(위원장=이가현)로 구성된 ‘경산CU편의점알바노동자 살해사건 시민
1989년 우리나라에 처음 편의점이 도입된 이후, 편의점 업계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왔다. 2016년 기준 편의점 업계의 ‘빅3’(CU, GS25, 세븐일레븐)는 총 3만141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도 점포확대는 계속될 전망이다. 점포가 늘어나면서 아르바이트에 종사하는 사람도 더불어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편의점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본지는 편의점에 근무 중인, 혹은 근무했던 경험을 가진 본교생들로부터 근무 중 안전문제에 대한 좌담회를 열었다. 기사에는 현재 근무 중인 아르바이트생의 신원을
차기 정권은 어떤 주거 정책을 만들어야 할까. 19대 대선의 윤곽이 잡힌 지금, 시민들은 보다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제언한다. 청년, 노인, 동성 커플, 비혼주의자 등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가 등장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6일 오후 국회에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인 가구 대선정책 토론회를 주최했다. 토론회에는 청년주거운동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 이영한(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박건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노용균(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 등 20여 명이 참석했
박근혜 정권 5년간, 대학가는 구조조정의 물살에 휩쓸렸다. 정부는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재정지원사업을 내걸었고, 대학당국은 재정지원을 받는 것에만 집중했다. 구조조정의 거센 물결은 그대로 학생들을 덮쳤다. 2015년 중앙대에서 학생들이 대책위원회를 꾸려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본부 측의 학부 학사구조 개편에 대해 ‘대학본부의 소통 없는 구조조정 반대’를 외쳤다.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은 투명하지도 않았다. 2016년 7월에는 이화여대가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과 재정지원에서 특혜를 받은 것이 알려지며 교육부에 대한 불신이 극
‘구치소에서 대출금 6억 원을 갚은 최순실’, ‘정유라, 이대 면접 때 노랑머리 염색·짙은 화장에 태도 불량’. 4월 7일, 중앙일보가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한 기사 헤드라인 중 일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과정에 대한 보도 대신, 당사자들의 사생활과 과거를 캐내는 것에 열중하고 있다. 조영수 민주언론시민연합(이사장=고승우, 민언련) 협동사무처장은 언론이 기본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언론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키도록 국민이 끊임없이 요구해야 합니다.” ‘2017대선미디어감시연대’를 출범하고 언론을 감시하겠
사회생활 속 피로감을 호소하며 남성들은 육아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 동시에 여성에게 육아의 책임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아빠들을 육아 현장으로 이끌기 위한 방안으로 ‘공동육아협동조합’이 대두됐다. 송파 파란하늘공동육아협동조합(이사장=오반장, 파란하늘육아조합)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서 파란하늘 어린이집의 학부모를 조합원으로 둔다. 이들은 아빠와 엄마를 합쳐 ‘아마’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육아에 대해 엄마와 아빠 모두가 평등하다는 생각에서다. 어린이집이라는 ‘터전’에서 ‘아마’들과 아이들은 함께 성장한다. 모두가 참여하는 어린이집
15~54세의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은 약 20%. 결혼·육아가 주된 원인이다. 특히 경력단절여성 중 53%가 30~39세에 몰려있다. 대학을 마친 고학력 여성들은 사회에 나와 일하지만, 곧 결혼, 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포기한다. 아직 여성의 육아 전담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들은 경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선택만 남았을까. 이러한 현실을 고쳐보고자 여성들은 스스로 대책을 세웠다. 협동조합을 구성해 연구를 진행 중인 한국창의여성연구협동조합(이사장=추명자, 창의여성조합)이 그들이다. 창의여성조합원들은 석사
“내가 교수가 되기 이전에는 공부를 안 해도 교수가 됐다. 내가 교수가 될 때쯤에는 공부를 해야 교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공부를 해도 교수가 될 수 없는 시대다.” 성북신나협동조합(이사장=이원재, 성북신나)의 창립선언문은 위 문장으로 시작한다. 2016년 기준 15~29세의 실업률이 9.8%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최악이다. 전체 실업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정부의 노력이 무색하게 청년실업률은 주춤하는 기세도 없이 상승해왔다. 이에 청년들이 스스로 대안을 찾아 나섰다. 새로운 일과 그 일을 할 자리를 ‘협
2012년은 UN에서 지정한 세계협동조합의 해였다. 빈곤해결, 일자리창출, 사회통합 등 협동조합이 가진 사회적 역할을 되짚으며,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협동조합을 기치로 내걸었다. 같은 해 1월, 한국에선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됐다. 협동조합기본법은 협동조합의 설립·운영에 관한 기본 사항을 규정한다. 이를 통해 자주·자립·자치를 추진하고, 사회통합과 국민경제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6년 차인 올해, 전국엔 1만 1011개의 협동조합이 구성됐다. 단순한 가내수공업부터 대안적 경제공동체까지 협동조합은 폭넓은 역할
“○○○은 주먹과 주절먹 사이에 있지 않음?” 지난 6일, 연세대 철학과 13학번 남학생들의 단톡방 내 성희롱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게시됐다. “○○○ 성격에 ○○○ 얼굴에 ○○○ 가슴이지 병신아”, “○○○면 108배 하고 먹는다” 등 적나라한 카톡이 2년간 오고 갔다. 대화 내용 중에는 “이거 알려지면 13학번 단체로 총여에 끌려간다”도 있었다. 이로 미뤄볼 때, 단톡방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대화가 언어 성폭력인 것을 알고 있었다. 작년 6월에는 ‘고대생 단톡방 언어 성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1년여 동안 9명으로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