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세종캠 가속기동에 위치한 연구실은 깔끔하게 정돈돼 새 주인이 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우측 벽에 비치된 화이트보드는 복잡한 공식들로 빼곡하게 메워져 있다. 연구실의 새 주인은 이번 학기부터 가속기과학과 신임 교원으로 부임한 박향규(일반대학원 가속기과학과) 교수다. 본교 물리학과 82학번인 박향규 교수는 입자물리학과 핵물리학 전공자로, 유럽공동체 입자물리연구소(CERN), 페르미연구소(Fermilab)에서 연구를 하고 경북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을 거쳐 올해부터 후배들을 지도한다. “35년 만에 돌고 돌아 모교의 품으로 왔죠.
“당연히 고려대 교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고병완(경영대 경영학과) 교수가 1일 신임 교수로 부임했다. 본교 경영학과 96학번인 고 교수는 박사 졸업 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 년간, 한국외대에서 3학기 동안 교수를 지내고 마침내 모교로 돌아왔다. “학교가 교수에게 베푸는 지원, 학교의 분위기, 가르치는 학생의 수준과 열정에 이끌려 고려대 경영학과를 선택했죠.” 고병완 교수는 정형화된 게 없어 창의성을 요구한다는 점을 경영학만의 매력으로 꼽았다. 고 교수는 경영학을 이론과 분석 능력, 경험 등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
“신임교수치고는 흰 머리가 많죠, 허허.” 박영우(공과대) 신임교수는 자신의 흰 머리를 매만지며 새로운 생활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의 30년을 뒤로 하고 모교로 돌아온 그는 두근거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교수가 돼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30년간 지내온 생활하고는 매우 달라 긴장되면서도 굉장히 설레고 즐겁습니다.” 박영우 교수는 81학번으로 본교 전자공학과에 입학해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연구하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실적을 거두는 데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주가 흘렀다. 한창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바쁜 건 비단 신입생들뿐만이 아니다. 본교에 첫 발을 디딘 신임교수들도 새로운 강단에서 강의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이번 학기부터 이과대학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최도훈(이과대 수학과) 교수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굉장히 좋은 학교에 와서 들뜨지만, 그만큼 부담도 많이 되네요.” 한국항공대에서 10년 넘게 강의를 하다가 본교로 온 최도훈 교수는 이곳에서 학생들과 많은 얘기들을 즐겁게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먼저 학창시절을 경험한 입장에서 학문이나 학문 외적으로나 학생들
“Imaginary becomes reality” 상상 속에서만 그려보던 모습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곳. 평소의 나완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보는 환상의 공간. 바로 본교 중앙 연극동아리 ‘극예술연구회’의 이야기다. 극예술연구회는 1948년 출범해 86년째 이어오고 있는 본교 극회로 매학기 초 정기공연을 올린다. 이번 113회 정기공연에선 6일부터 10일까지 총 일곱 번에 걸쳐 연극 공연을 관객에게 선보였다. 단원들은 협소하지만 아늑한 학생회관 6층 공연장에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은 마에카와 도모히
‘사운드 오브 피-스’,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의미로 국악연구회의 이번 정기공연 마지막 곡이자 정기공연의 이름이다. 봄의 등장을 아름다운 선율로 맞이하며 합주한 국악은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늦은 저녁까지 평화의 소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16일 국악연구회(회장=김현식)에서 준비한 66회 정기연주회가 진행됐다. 국악연구회는 어떤 곳인가 국악연구회는 올해 39주년을 맞는 본교 유일의 국악 관현악 동아리로 가야금, 해금, 대금, 피리, 거문고, 아쟁, 태평소 등의 악기로 정악과 신곡, 퓨전 국악을 아울러 연주한다.
“라면에 대한 모든 것, 즐길 준비 되셨나요?” 2015년부터 시작해 올해 4회를 맞이하는 ‘2018 대한민국 라면박람회’는 세계의 다양한 라면을 만나볼 기회다. 전 세계 80여 개의 회사가 참여했던 작년 2017년 라면박람회의 참관객은 5만 7729명으로, 라면박람회는 3년간 약 15만 명의 사람이 참여했다. 폭발적인 인기로 라면박람회는 코엑스(COEX) 선정 ‘다시 보고 싶은 박람회 5위에 오르기도 했다. 6월 8일부터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사흘간 열릴 이번 박람회는 작년보다 더 많은 국내‧외 라면 업체와 이벤
최근 한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자신만의 특이한 라면 레시피를 선보였다. 언뜻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지만 직접 만들어 본 사람들의 후기는 굉장히 좋았다. 본지는 방송에 나와 화제가 된 라면을 포함해 SNS 인기라면 레시피, 지인들의 추천으로 특색 있는 여러 라면을 직접 만들어보고 맛을 평가해봤다. 재료 : 대파, 고추, 캡사이신 소스, 고춧가루, 후추1. 물을 정량(550mL)보다 적게 넣고 고춧가루 한 숟가락을 넣고 끓인다.2. 물이 끓으면 반드시 분말스프, 면, 건더기스프 순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한강에서 호일 그릇에 담긴 라면. 소위 ‘한강라면’을 끓여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 맛을 잊기 어렵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뜨끈한 라면 국물이 있다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대다수 가정에서는 간단히 끼니를 때울 라면이 몇 개씩은 부엌에 자리하고 있다. 빠른 조리시간과 간편함으로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라면은 보존성이 뛰어나 재난 지역에 구호 식품으로 자주 사용된다. 최석영(울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라면은 국물음식이 주류인 우리나라에 적합한 식품”이라며 “햄버거에 대항해 세계로 나갈 선봉적인 음식”이라 말했다.
“저는 마치 씨앗 같아요. 통일의 씨앗으로 저를 좋은 땅에 뿌려준 거라 생각해요.” 2010년 탈북한 뒤 채널 A ‘이제 만나러 갑니다’, EBS ‘딱 좋은 친구들’ 등의 방송을 통해 대중 앞에 처음 얼굴을 알렸다. 2016년 본교에 입학한 주일경(미디어16), 주일룡(정경대 정외16) 남매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북한’을 알리며 그 씨앗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어떻게 남한에 오게 됐는가주일경 | “1999년이었나? 제가 아마 9살 때였을 거예요. 아버지가 장마당에서 라디오를 사오셨는데, 남한 방송을 들으면서 북한 정권의
2016년 북한이탈주민 자녀를 위한 기숙형 방과 후 공부방에서 교사의 가혹 행위 및 식중독 사건이 발생하면서 탈북민 교육시설 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탈북청소년의 약 18%가 공교육 제도 밖의 교육시설에 재학하고 있다. 탈북민 교육시설은 탈북청소년들이 대학교육과정을 이수할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 상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열악한 탈북민 교육시설 탈북민 교육시설은 크게 대안교육시설과 방과 후 공부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안교육시설은 정규학교 과정을 다닐 수 없거나 중도 이탈한 탈북청소년과
국내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탈북민) 3만 명을 넘어섰다. 그 중 10~29세의 탈북청년들은 20.8%로 6048명에 달한다. 탈북 이후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무엇보다 대학입학의 의지가 높은 편이다.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남북하나재단)에서 진행된 2016년 탈북청소년실태조사에선 82.2% 이상의 탈북청소년들이 대학진학을 희망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대학 진학 이후 이들이 마주해야하는 대학 현장은 과연 어떨까. 혼자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 커 2017년 탈북대학생 재적인원은 2299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제적을 당하
고파스 동물원의 사례처럼 사이버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혐오 발언이나 폭력이 만연한 세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을 현실 세계와 유리된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빚은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러한 부정적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안들이 마련돼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조정문 수석연구원을 만났다. - 온라인 커뮤니티 유저들이 불량 게시물을 작성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자신만의 욕망을 충족하고 성취감을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을 하다 보면 종종 볼
“그냥 일반적인 대학생들의 커뮤니티라고 생각했어요. 이것저것 정보도 공유하고 잡담도 나누는. 하지만 혐오 발언이 만연한 일부 불량 게시물들을 보면서 떠오른 것은 익명성 뒤에 숨은 어두운 민낯이었어요.” 보과대 18학번인 김 모씨는 입학 이후 접하게 된 고파스에 대해 이렇게 털어놨다. 특히 동물원 게시판의 일부 게시물에 대해서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와 비슷하게 보인다고도 했다. 비상식적인 성적 대상화, 지나친 수위의 혐오 발언 등으로 도마에 오른 고파스 게시물, 그 실태는 어떨까. 5만 명의 공간, 고파스 하루 평균 4만여
사람이 북적이는 새 학기, 조용한 곳으로 훌쩍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반복되는 일상에 무기력해질 때 지친 마음을 달래줄 곳이 있다. 고대앞 정류장에서 1111번 버스를 타고 삼선교 정류장에 내려 성곽길을 따라가면 빨간 지붕의 카페 성곽마루가 보인다. 입구에 도착하면 성곽마루의 마스코트 강아지 한양이가 손님들을 반긴다. 대문을 지나 왼쪽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은은한 커피향이 코끝을 감싼다. 노랑, 분홍, 초록의 선명한 색을 자랑하는 꽃들이 꽂혀있고, 테이블 사이사이에는 크고 작은 식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한쪽 벽
전국을 적시던 봄비가 그치면서 흐렸던 하늘이 차차 맑아졌다. ‘봄의 전령사’로 통하는 산수유가 포근한 봄 햇살을 받고 꽃망울을 터트리며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봄을 알린다. 산책로와 마을 사이사이에 핀 노오란 산수유는 나들이객들의 마음도 함께 물들인다. 시민들의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졌고, 곳곳에 따듯한 햇살을 맞으러 나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유난히도 매서웠던 한파 탓에 개화가 한 발짝 늦었지만, 마침내 봄이 온다. 글·사진 | 이희영 기자 heezero@
2014년의 빅 히트 팝송 가운데 하나가 국내에서도 호응을 얻은 샘 스미스의 노래 ‘Stay with me’다. 이듬해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이 곡은 영예의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곡’ 부문을 석권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오래 전 1989년에 인기를 끌었던 탐 페티의 곡 ‘I won't back down’과 비슷하다는 유사 표절시비가 붙은 것이다. 샘 스미스는 펄펄 뛰었다. 그 곡을 전혀 모른다고 했다. 지난해 사망한 탐 페티도 까다로운 인물은 아니었다. 이전에 누가 자신의 곡을 베꼈다고 전하자 그 정도는 넘
화려한 동아리 실패담 중학교 때부터 유독 좋아하던 칭찬이 하나 있다.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이었다. 어째서 그 한 마디가 나를 기쁘게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태까지도 “목소리 좋으시네요” 하는 말을 들으면 그렇게나 즐거울 수가 없다. 칭찬을 들으면 자신감이 생기는 법. 고등학교 1학년 무렵에 나는 성우라는 꿈을 갖게 되었다. 지체 없이 성우 학원을 알아보던 중 보게 된 충격적인 한 마디! 남자 성우 공채시험은 군필자만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학원을 다니고 싶거든 군대를 먼저 다녀오란다. 막 고등학교에 들어온 차던 내게 군대는
양자역학이 뭐지? 한심하게도 나는 나이만 먹고 머리에 든 것이 별로 없다. 특히 과학과 수학 계열에 그렇다. ‘퀀텀스토리’는 서점에서 봤더라면 읽지 않았을 책이다. 인터넷에서 시키고 택배로 온 거 보고 두께 때문에 좀 놀랐다. 저번에 내가 읽었던 책이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자기계발서인데 여기서 소개해준 책이 ‘퀀텀스토리’였다, 저자가 이 책을 읽으면 과학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다고 했다. 이게 어렵다는 경고가 있음에도 나는 괜찮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기는 지라 덜컥 사버렸고 꾸역꾸역 읽었다. 내가 지금의 무식한 내
일러스트 | 정예현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