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현 전문기자
주재민 전문기자
“제 의견을 묻지도 않고 강제 입원시켰었죠. 보호사와 간호사의 억압 아래 오래 있다 보니, 퇴원 후인 아직까지도 사람 눈을 잘 쳐다보지 못해요.” 정신질환의 조기발견과 치료를 용이하게 하려는 목적의 강제입원 조항은 정신질환자가 위험하다는 사회적 낙인이 심화되면서 그 필요성이 다시금 강조됐다. 그러나 인권침해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며 2017년 5월 일부 개정됐다. 개정 이후에도 여전히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열악한 치료 환경과 부족한 지역사회 치료 인프라 문제에 대한 논의 또한 이어지고 있다. 의견
숙명여대에 재학 중인 A 씨는 생리통이 심한 편이다. 매번은 아니지만 정도가 심한 날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아파서 학교에 도저히 갈 수 없는 날엔 그냥 결석을 하고 집에서 쉬었어요. 증빙 서류가 없으면 출석 인정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결석처리 됐죠.” 이렇게 수업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생리통이 심한 여학생들이 불이익 없이 공결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도입된 제도가 바로 생리공결제다. 2007년 2학기에 도입한 본교에 이어 동덕여대, 서울시립대 등이 최근 생리공결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성보호 차원에서 시행된 생리공결제 20
최근 방영된 드라마 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폭탄을 설치해 지하철에서 시민들을 위협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언론에선 자극적인 사건의 피의자가 조현병 치료 기록이 있으면 앞다퉈 보도하면서 조현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대중매체가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장애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조장한다고 입을 모았다. 확산되는 ‘조현병 포비아’ 조현병은 주로 환각, 망상, 사고과정 장애 등의 양성증상과 감정반응 감소, 의욕 감퇴, 사회적 위축 등의 음성증상을 수반한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
최근엔 강제입원을 통한 집중치료보다 일상생활에서 이어지는 복지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지역사회는 조현병 환자들이 병원 치료를 받은 후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손을 뻗어야 한다. 성북구에도 조현병 환자들을 향한 보살핌의 손길이 존재한다. 정신장애도 증상이 있다 본교를 포함한 성북구 내 7개의 대학교 학생상담센터는 성북구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약을 맺어 정신질환을 가진 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10~20대 발병률이 높은 만큼 학생상담센터의 조기 대처가 강조되고 있다. 고영훈(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학생의 경우 학교
“장애인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일반인이 살기 좋은 나라예요.” 조현병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가득한 사회에서 정신장애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 정신장애인 치료환경과 사회서비스 개선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신장애와 인권단체, 파도손’ 이정하 대표를 만나봤다. - 인권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저는 조현병 환자입니다. 아동기 때 성폭력을 당했고 청소년기엔 우울증이 와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죠. 거기에 사회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조현병이 발병한 것 같아요. 환시가 보였고, 환청이 들렸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JTBC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의 주인공 강미래(임수향)는 극 중에서 향료를 개발하는 조향사를 꿈꾼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조향업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20년 넘게 향을 연구하고 있는 ‘LG생활건강 센베리퍼퓸하우스’ 김후덕 팀장, 공연·예술과 접목해 공간향을 기획하는 회사인 ‘센토리’의 김아라 대표, 책에서 얻은 영감으로 만든 디퓨저를 책과 함께 파는 독립서점 ‘프레센트14’ 최승진 대표는 ‘향기 산업’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가고 있는 조향사들이다. “조향
미지의 세계 냄새감각인 후각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인간이 ‘냄새’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게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4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후각 시스템을 규명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리처드 악셀 교수와 린다 벅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냄새분자와 코 안에 있는 후각수용체 단백질이 마치 열쇠와 자물쇠처럼 짝이 맞으면, 뇌로 신호를 보내 냄새를 인지한다는 후각 매커니즘을 규명했다. 후각감각기능의 정량적 평가가 어려운 이유는 시각, 청각 체성감각과 달리 화학수용기로서 자극 제시 및 측정의 통제가 어렵다는
“냄새를 지배하는 자, 그가 바로 인간의 마음을 지배할 수 있다.”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소설 를 빌려서 이렇게 말했다. 소설 속 대사처럼 인간은 현실에서도 무수히 많은 향을 맡고 향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향이라 하면 단순히 몸에 뿌리는 향수만을 떠올렸지만, 최근엔 디퓨저와 향초를 비롯한 향 제품들이 점점 늘어나며 일상 속에서 향기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성장하는 ‘향기 시장’…제품군 다양화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향기 시장이 연평균 6.8% 성장해 2017년 기준 약 3조원 규모에 달
세계 각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탄소배출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매장량이 한정된 화석연료의 고갈 또한 큰 문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며, 그중 많은 기대를 받는 것이 수소에너지다. 수소는 우주에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는 원소로 지구상에도 물의 형태로 대량으로 존재한다. 수소가 산소와 반응하면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반응 후에 물만이 생성돼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수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연료전지다.
아버지는 ‘그런 일’이 있으면 다 관두고 나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으응, 고개를 주억거렸지만 사실 그게 얼마나 쉽지 않은지 잘 안다. 상사와 등진 후 받게 될 혹시 모를 불이익이 두려웠고, 그 두려움은 당장의 싫은 감정과 뒤섞여 침묵이 됐다. 요즘 학내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에 내려진 무죄선고를 규탄하는 자보들이 속속히 붙고 있다. 위력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행사되진 않았다’고 말하는 사법부도 가해자라는 이야기가 특히 눈에 띈다. 바로 그 사법부가 지난 12일 김문환 전 에티오피아 대사에게 같
이만호 할머니의 눈썹 문신강은진 문득, 썩지 않는 것이 있다74세 이만호 할머니의 짓무른 등이늦여름 바람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중에도푸르스름한 눈썹은 가지런히 웃는다그녀가 맹렬했을 때 유행했던 딥블루씨 컬러변색 없이 이상적으로 꺾인 저 각도는 견고하다 스스로 돌아눕지 못하는 날더 모호해질 내 눈썹눈으로 말하는 법을 배울까목에 박힌 관으로 바람의 리듬을 연습할까아니면 당장 도마뱀 꼬리같은 문신을 새길까 누구에게나 꽃의 시절은 오고, 왔다가 가고저렇게 맨얼굴로 누워 눈만 움직이는 동안내 등은 무화과 속처럼 익어가겠지만그 때도 살짝 웃는
교수자 입장에서 교양 강의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학기 수강생들도 꽤 다양한 학과에 소속되어 있었다. 체육교육과 학생도 한 명 있었는데 그 학생은 결석이 잦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돼서 알아보니 아이스하키 팀 소속 선수 학생이었다. 아무리 선수 학생이라도 그냥 학점을 줄 수는 없었다. 학생에게 연락해서 그간 결석한 것을 보충하고 시험도 봐야만 학점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훈련과 시합으로 빠진 강의는 보충해 주고, 시험도 별도로 볼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다행히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어. 먼저 1등 할 것 같은 친구를 기준으로 삼아. 그리고 그 친구보다 조금 더 열심히 하면 돼.” 10년 전쯤, 과외하는 학생들에게 종종 이렇게 말했다. 논리는 간단했다. 1등급을 받으려면 상위 n% 안에 들어야 한다. 1등 할 것으로 예상했던 친구는 (큰 변수가 없는 한) 높은 확률로 n% 안에 들 것이다. 그러므로 그 친구보다 열심히 하면 1등급 받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학생들은 대단한 비법을 전수받은 듯 눈을 반짝였다. 중학생들은 내신 등급을, 고등학생들은 수능 등급을 고민할 때였다.
지난 5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제시한 ‘출산주도성장’이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신생아 1인당 2000만 원의 출산장려금과, 월 33만 원의 지원수당을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국가가 1억 원을 주자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경제 지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제1야당이 내놓은 대안이 고작 ‘출산장려금’ 지원을 통한 성장이라니, 정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해당 발언 이후 온라
최근 정부는 수소경제를 데이터경제, 인공지능과 함께 ‘혁신성장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선정했다. 미세먼지,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화석연료에서 탈피해 친환경 연료인 수소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수소를 원료로 발전하는 연료전지는 무공해·고효율의 특성을 갖춰 화력발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연료전지가 상용화된 가운데, 연료전지는 경제적, 기술적 한계를 딛고 인류의 주 에너지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 유해물질 없고 에너지 변환율 높은 연료전지 연료
‘지식인(知識人)’의 함의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서 늘 변해왔다. 심지어 그 정의조차도 급변하는 사회 맥락에서 특정하기 쉽지 않다. 그나마 포괄적으로 이해하면 지식으로써 사회 변혁의 주체가 되거나, 때로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 학문의 길에 침잠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의미로 해석하든 그들에게 거는 사회의 기대와 요구는 대체로 비슷하다. 매우 크고, 또 넓다. 그렇다면 ‘오늘날, 바로 여기’라는 시공간적 제한을 둬보자. 2018년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지식인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이들이 바라보
지난 5일, 성북구청이 인촌로의 개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촌로란 명칭은 본교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한 김성수 선생의 호인 인촌(仁村)을 따서 1991년에 지어졌다. 2017년 4월 대법원에서 인촌 김성수의 친일 행위를 확정하는 판결이 나온 후로 해당 도로명을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올해 2월 본교 서울총학생회 ‘ABLE’(회장=김태구, 서울총학)은 인촌 김성수 잔재 청산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통해 “김성수의 호를 딴 도로명은 적절하지 않다”며 “성북구청에 인촌로 지명 변경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교 학생들뿐만
“손님, 아이스 아메리카노 맞으시죠? 드시고 가시면 유리잔에 음료를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는 흔히 볼 수 없던, 바뀐 요즈음 카페 풍경이다. 이는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 규제가 강화되면서 벌어진 결과다. 학내 카페도 마찬가지다. 매장에서 음료를 마시는 학생들에게 다회용컵을 제공하면서, 매장 내 흔히 보이던 플라스틱 일회용컵이 줄어들고 있다. 대신 텀블러를 휴대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모습이다. 10곳 중 9곳은 다회용컵 제공 중 본지는 교내 카페 16곳 중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제외한 10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