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창의 단편에 등장하는 ‘칼리’를 장착하게 되면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없다. 시각을 없앤다는 말은 아니다. 이 사람이 눈이 크다던지 코가 높다던지 입이 작다던지 등 객관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다. 칼리가 바꾸는 것은 그 이후이다. “이 사람의 큰 눈이 아름답구나.” 혹은 “이 사람은 입이 작은 것이 못생겼다.” 등 외모에 대한 개인의 판단이나 감정을 없애는 것이다. 김태희 볼 때와 옆집 아주머니를 볼 때 느끼는 감정이 다 동일한 것이다. 처음엔 ‘칼리’가 있으면 굉장히 세상이 평화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학 30주년 기념으로 시작한 85학번 동기들의 고연전 봉사활동. 교우와 후배들을 위해 준비한 비 닐봉지마다 도시락과 생수 그리고 고대사랑과 동기사랑을 함께 담았다. 글ㅣ류동현 기자 papa@
고연전 역대전적 21승 5무 21패로 팽팽하게 맞서던 농구. 그 어느 종목보다 팽팽했기에, 패배의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고려대는 아쉽게 연세대에 69대 72로 패했다. 올해 앞선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2전 2승을 기록한 고려대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패배였다. 양교는 경기 내내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고려대는 중요한 순간마다 적절한 득점을 올렸지만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연세대는 전형준(연세대17, G)과 박지원(연세대17, G)을 중심으로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고려대는 1쿼터 초반 잦은
가끔은 정말이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 이제부터 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벌써부터 고민이 깊어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은 영화는 아니다. 구성은 뒤죽박죽이고, 캐릭터는 일관성이 없으며, 개연성은 엉망진창이다. 대체 이 영화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영화는 현 세대에서 가장 주효한 창작물이다. 투입되는 인력은 당대 최고 수준의 전문적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고 들어가는 자본은 다른 예술 분야와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저런 사람들이, 저만큼의 돈을 쏟아 부었는데 나
지난 6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2018 고연전 축구 경기에서 고려대가 연세대에 1대 2로 패했다. 고려대는 이른 시간 신재원(사범대 체교17, FW)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연세대에 제공권에서 밀리며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고려대의 킥오프로 시작된 전반은 고려대가 리드했다. 전반 4분 왼쪽 측면에서 박상혁(사범대 체교17, AMF)이 연세대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는 안은산(사범대 체교15, AMF)을 향해 스루패스를 넣었고 이를 김시훈(연세대16, GK)이 쳐냈지만, 쇄도하던 신재원이 리바운드된 공을 침착하게 마무
종로3가역 4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백 걸음. 모판에 담긴 모처럼 한옥들이 빼곡하다. 오른쪽 골목을 지나 사람들을 비집고 나오면 살짝 숨이 트이는 공간이 나온다. 여기에 ‘시간을 되돌리는 문’이라 적힌 간판이 작은 틈새를 가리키고 있다. 어깨너비보다 조금 넓은 간격 안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원두 향이 물씬하다. 통돌이로스터로 직접 볶은 드립 커피만을 고집한 가게답다. 커피 ‘익선동’은 콜롬비아, 브라질, 예가체프, 과테말라산 원두를 블렌딩해 만들었다. 다양한 원두가 섞인 만큼 커피 맛도
후반 맹추격에도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최종 스코어는 15-31. 고려대의 패배였다. 고려대는 전반에 3점밖에 내지 못했으나, 후반에는 12점을 몰아내며 앞서가는 연세대를 상대로 맹추격했다. 하지만 경기 도중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힘이 부친 모습이었다. 전반 최문혁(사범대 체교15, 플랭커)이 뇌진탕 부상을 당하며 남은 경기를 다 뛰지 못했고, 남재현(사범대 체교16, 후커)도 옆구리 부상을 당했다. 고려대의 킥오프 실책과 함께 전반이 시작됐다. 하프라인에서 스크럼으로 공격권을 가져온 연세대는 초반 경기 주도권을
올해 고연전은 첫날에 이어 둘째 날도 어김없이 폭우가 쏟아졌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꼭두새벽부터 머리를 싸맨 이들이 있다. 고연전의 사소한 장면까지도 학생들에게 속속 중계하고자 쉴 틈 없이 일하는 본교 KUBS 방송국원들이다. 요란한 빗소리만 들리는 깜깜한 새벽 4시, KUBS 방송국원들은 본교 미디어관 지하에 위치한 편집실에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들의 걱정은 ‘폭우를 뚫고 럭비 생중계를 할 수 있을까’였다. 중계차를 이용하는 야구‧축구 경기와 달리 럭비 경기는 카메라 설치부터 전선 연결까지
사진 | 류동현·조은비·한예빈 기자 press@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면 연어는 어김없이 강을 거스른다. 머나먼 여정에 힘이 빠지고 언제 도착할진 모르지만, 연어는 묵묵히 자기만의 길을 헤엄친다. 결국,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 연어는 여정의 목적인 산란을 이뤄낸다. 우리도 저 연어처럼 긴 여정의 시련을 딛고 각자의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1998년에 발매된 강산에 4집 앨범 ‘’의 타이틀 곡인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강산에 작사·작곡)’은 당장은 현실이 힘들고 지칠지라도 그 끝엔 밝은 미래가 있다고 희망을 주는 노래다. 록 가수인 강산에
입속에 머금을수록 뭉클해지는 이름, 바로 가족이다. 문학과 드라마가 다룬 가족 서사는 많은 이를 울컥하게 했다. 가 그랬고, 이 그랬다. 가족은 다른 모습으로도 우리를 눈물짓게 한다. 노인학대의 88%, 아동학대의 85%가 가족에서 일어난다는 통계는 가족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한국 사회의 가족은 서로를 잘 돌보고 있을까. 톨스토이는 에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다’고 말했지만, 진미정(서울대·아동가족학과) 교수는 행복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저 사람 봐, 전범기로 페이스페인팅을 했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저런 깃발을 쓰냐?” 작년 열렸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한 일본인 축구팬이 욱일기를 내걸었다. 당시 홈 팀이었던 한국 팀 수원 삼성은 안전 요원을 시켜 ‘전범기’를 압수했다. 스포츠 경기에서 일본 팬들이 욱일기 응원을 펼칠 때마다 한국 팬들은 눈살을 찌푸리곤 했다. 한국을 포함해 일본에 식민통치나 침탈을 당한 경험이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욱일기는 독일 나치 깃발과 다를 바 없다. 이 깃발은 일 제국주의를 연상시키고, 더해서 일 군국주의 시기 천황의 군
예상했던 대로 올해 고연전은 5:0 필승, 압승, 전승을 거뒀다. 야구는 임양섭 선수의 호투와 최수현 선수의 2타점 적시타로 승리를 따냈고, 농구는 주장인 전현우 선수를 중심으로 한 팀플레이가 돋보였다. 아이스하키에선 이제희 선수의 롱슛, 럭비에선 강민준 선수의 터치다운이 명장면으로 남았다. 축구는 안은산, 신재원 선수가 골을 터뜨리며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했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시점은 경기를 치르기 전이다. 이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좋겠지만 때에 따라선 이불킥을 차야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혼자서 행복회로를 열심히 돌려 본 희
일러스트 | 주재민 전문기자
최근 영국의 교육평가기관인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Times Higher Education: THE)이 2018년도 세계대학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예술‧인문 분야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대학은 예상과 달리 하버드대학도, 케임브리지대학도 아니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자리 잡은 스탠퍼드대학과 공학으로 유명한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들 대학은 IT나 공학이 인문학과 손을 잡을 때 더 의미와 가치가 높아진다는 생각을 실천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미국에서 연구년을 보내면서 스탠퍼드대학을 방문한 적이 있
이번 고연전은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첫날 잠실야구장엔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고, 개막식도 예정보다 늦게 시작됐다. 비가 그치지 않자 양교는 순연 끝에 야구 경기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실내경기들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전력 우세 평가를 받던 농구부는 석패했지만, 아이스하키에선 종료 3분을 남기고 2골을 몰아쳐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둘째 날 럭비 경기까지도 빗줄기는 거세게 몰아쳤다. 럭비부는 전반 내내 끌려가는 경기 내용을 보이다 뒤늦게 추격했지만 패했고, 비가 그친 후 치러진
4년 전, 삼촌이 찾아와 별안간 엄마에게 약간의 돈을 빌려 갔다. “뭘 하고 다니기에 기름값이 없냐”며 엄마가 묻자, 삼촌은 민망하게 웃어 보였다. “일 해주고 돈을 못 받았어. 고마워 누나.” 그 날 저녁 잘 들어갔냐는 연락에 두 해가 넘도록 삼촌은 답이 없었다. 돈을 갚지 못한 걸 마음에 쓰는 것 같다며 엄마는 못내 아쉬워했다. 올해 가까스로 연락이 닿은 삼촌은 그동안 있었던 일을 얘기해줬다. 엄마에게 돈을 빌리던 날 삼촌은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사업주가 있는 회식 자리에 갔다. 사업주는 전혀 미안해하지 않았고, 임금을 주겠다
고연전 54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 때문에 경기가 취소됐다. 5일 오전 11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18 고연전 야구경기는 열리지 못했다. 1997년 야구경기가 강우 콜드게임으로 1회 1:1 무승부 상태에서 종료된 적은 있으나, 우천으로 아예 경기가 취소된 것은 고연전 야구 역사상 최초다. 이날은 새벽부터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잠실야구장에도 많은 양의 비가 내려 그라운드가 비에 젖게 됐다.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개막식도 40분가량 지연돼 10시 40분에 시작됐다. 양교 응원단
초혼(招魂)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사랑하던 그 사람이여!사랑하던 그
68%. 제50대 서울총학생회 ‘ABLE’(회장=김태구, 서울총학)이 공시하지 않은 기록물 비율이다. 서울총학생회칙에 따르면 총학은 회의 기록물을 학생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총학의 기록물 관리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져 공시가 늦춰진 속기록이 허다하다. 고연전 이후 밀린 기록물을 업로드한다는 계획이지만, 서울총학의 임기는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서울총학, 공시된 기록물은 32%뿐 서울총학은 공개해야 할 회의록 47개(중앙운영위원회·전체학생대표자회의·예결산특별위원회) 중 32개를 게시하지 않고 있다. 10월 6일 기준으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