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노동조합 고려대학교 2지부(지부장=황성관, 직노 2지부)가 학교 측과 교섭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년간 학교 측은 ‘본교가 복수노조 체제인데 직노 2지부가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노 2지부와의 교섭을 거부해왔다. 전국대학노동조합 고려대학교 지부(지부장=김재년, 직노)와 직노 2지부 측은 둘이 모두 같은 상급단체(전국대학노동조합)에 속해있다며 ‘복수 노조가 아니니 교섭창구 단일화를 거치지 않아도 직노 2지부는 교섭권이 있다’는 입장이었다. (관련 기사 1881호 ‘직노 2
인연은 예기치 못하게 시작됩니다. 지난 8월 중순, 아파트 화단에 어미고양이가 새끼와 살기 시작했으며, 엄마께선 전에 없이 길고양이를 챙겨주기 시작하셨다는 뜻밖의 소식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고양이를 썩 좋아하지 않았지만, 여윈 어미가 새끼를 꼭 껴안고 자는데 마음이 안쓰일 수 없더라는 엄마의 말씀은 이해가 갔습니다. 경계심이 심한 어미고양이는 하악질을 했고, 겁 많은 아기고양이는 사람만 다가가면 용수철처럼 팔딱팔딱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천천히 곁을 내어줬습니다. 저는 매일 등교시간에 슬쩍 화단을 내다보고, 일찍 하교해
진화생물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역작 (1997)에서 ‘인류 역사와 문명이 무엇을 통해 어떻게 발전했는가’라는 인문학적 논제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역사를 통해 추론하듯 풀어간다. 그는 역사 속에서 야만과 문명을 분리하지 않고, 야만이 바로 문명의 심장부인 도시에서 발견된다고 이야기하며 구분이 아닌 교차점에서 역사를 바라본다. 무엇보다도 그의 시선에는 제국주의의 편견이나 그릇된 시선, 특히 동양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들어있지 않다. 한 마디로 는 광범위하게 나타난 역사의 경향을 실제로 만들어낸 환경적
대동제는 ‘대학문화=저항문화=민중문화’를 주제로 하여 2000년 5월 2일부터 9일까지 총 7일 동안 계속되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단과대 노래패의 연합 공연뿐만 아니라 대운동장(지금의 중앙광장)에서는 열기구 타기 행사도 진행됐다. 주제를 가진 ‘테마 주점’도 좋은 반응을 얻었었다고 한다. 당시 총학생회 는 “대동제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대학의 저항문화를 계속 이어가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차원에서 치러졌다”고 대동제를 총평했다. (2000년 5월 8일 고대신문 1374호 3면 ‘신명나는 놀이판‘ 석탑대동제, 137
세상에서 가장 흔한 훈계 가운데 하나가 바로 타인의 외모보다 내면을 보라는 말이다. 하지만 개개인 심리와 사회적 현실이란 좀 더 잔악해서, 외견에서 생기는 첫 인상에 따라서 내면을 굳이 더 알아볼 것인지 여부가 결정되어버리곤 한다. 자신이 비춰지게 될 시각적 인상을 자신의 의지로 통제하는 중요한 기술은 예나 지금이나 결국 화장인데, 그 안에는 당대 사회의 미의식 너머 아예 권력관계가 담겨있기 마련이다. 어떤 종류의 모습을 바람직한 것, 예쁜 것이라고 규정하는가. 누가 규정하기에 압박이 될 수 있으며, 누가 얼마나 강력하게 다른 규정
아무도 부르지 않은 세상에 와서 살아가는 일은 종종 불청객과 같은 느낌을 무겁게 안긴다. 흐린 기분에 낙담한 날이라면 지나간 시간들이 켜켜이 쌓인 을지로 뒷골목을 찾아가보자. 을지로 3가역 7번 출구를 나와 인쇄소가 즐비한 골목 사이로 들어서면 머잖아 조그마한 스티커가 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미 이 문 앞에 서성인 객이 한둘이 아닌지 옆 가게 주인이 능숙하게 길을 일러준다. 그러니 헤맸더라도 얼굴 붉힌 건 없다. 수많은 이들을 시험에 들게 한 곳, 의 아기자기한 표식이 곧 당신을 반길 것이다. 꼬불꼬불한 계단을
이번 고대신문 1876호엔 교내 구성원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을만한 기사가 많았다. 학내 이슈를 사회문제로 확장시키거나, 학교와 관련된 트렌드를 다뤘다. 특히 개인적으론 1면, 6~7면, 9면은 최근 어떤 호 기사보다도 재밌었다. #1면 부끄러운 회계비리의 민낯…철저히 문책하고 조직 쇄신해야=1876호가 발행됐을 땐 이미 관련 기사를 접한 뒤였다. 많은 학생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사엔 학생들의 실망과 분노가 잘 담겨 차별화된 느낌이었다. 특히 기사에 나온 멘트가 구체적이고 생생했다. 또 기사는 고려대의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고귀하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생각을 말할 자유가 주어진다. 그 생각이 정답이 아니어도 어떤가. 서로 다른 생각을 제시하며 보완해나가는 과정에서 인간은 타고난 불완전함을 조금이라도 극복해나간다. 표현의 자유 행사에는 딱 한 가지 조건이 있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이 선을 넘지 않는 이상 누구든 제약받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문제는 표현의 자유가 혐오 표현으로 이어질 때다. 이때 혐오의 표적은 대체로 약자에게로 향한다. 유튜브에 떠도는 가짜뉴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이를테면
영화 ‘극한직업’에서 수원왕갈비통닭이 뜨고 나서 많은 사람이 그 치킨을 따라해볼 수 있었다. 영화에서 등장한 왕갈비통닭를 만드는 여러 레시피가 유튜브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블로그, 지식in 등에서 얻었던 여러 정보들을 이제는 ‘유튜브(Youtube)’라는 사이트 하나에서 모두 얻을 수 있게 됐다. 유튜브는 하나의 거대한 검색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유해한 컨텐츠들이 떠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음란한 영상이 떠돌고 범죄에 해당하는 행동을 일삼는 컨텐츠도 등장했다.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조장하는 뉴스
장정윤 전문기자
조은결 전문기자
영화 를 보고자 지난 목요일 극장을 찾았다. 13년 만의 재개봉이다. 평일 낮시간임에도 상영관은 영화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많이 차 있었다. 영화는 개봉 당시(영화진흥위원회 기준)엔 47만 1298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칸 영화제서 22분간 기립박수를 받은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그 명성이 지구 반대편 한반도에 다다르기까진 시간이 걸렸다. 영화의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등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면서 재개봉을 원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생겨났다. 영화
사회부 기자로 일할 때 조현병 범죄와 치료 환경에 대해 취재한 적이 있다. 머리를 싸매고 썼던 기사였고, 진심으로 조현병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었던 경험이었다. 이후 자연스레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조현병’이 올라올 때마다 관심을 가지고 봤다. 잊을 만하면 ‘조현병 범죄’가 터졌지만, 사전은 물론 사후 대책은 없었고 여론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돼 기사 밑엔 ‘격리시키라’는 댓글만이 쇄도했다. 사회로부터 배척당한 그들은 얼마 후 또다시 범죄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지난달 17일, 결국 곪았던 게 터졌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락내리던 조현
‘구독경제’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소유하는 것보다 적은 금액을 지불하고 일정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의미한다. 세계 최초 구독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티엔 추오(Tien Tzuo)는 Zuora(기업용 구독경제 결제 시스템·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데, 그는 ‘제품판매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을 통한 반복적 수익의 창출을 위해 고객을 구독자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신기술을 기반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접근 및 유통과정이 단순해지고, 이를 통해 구독경제 기반 비즈니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구독경
지난주 정경대 후문을 지나치던 발길이 한 대자보 앞에서 멈춰 섰다. 본지 1876호에 실린 기사 ‘2년의 벽에 갇힌 고대빵 3호점 사람들’을 본 뒤, 학교당국에 고대빵 직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내용의 대자보였다. 교육부의 회계감사결과를 받은 후 학교에서 개혁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그 시작으로 고대빵 3호점 직원들의 정규직화를 결단하길 제안하는 게 요지다. 고대빵 3호점 기사의 기획 목표는 학내 구성원들에게 대학사업단과 고대빵의 발달장애인 직원들이 겪는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할 장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자칫하면 알지
15일로 예고됐던 버스파업은 실행되지 않았다. 정부는 임금인상과 준공영제 추진 등을 제안해 노사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했고, 교통대란을 겨우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버스운행과 둘러싼 문제가 완결된 것은 아니다. 파업보류를 선언한 지역도 있고, 6월 협상을 예정한 곳도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금이라도 대중교통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장기적으로 보완해야 할 이유다. 이번 버스파업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다. 작년 3월, 정부는 노선버스에 주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한다는 개정 근로기준법을 발표했다. 교통 서비스 질을 향상한다는
봄 마중정연복 긴긴 겨울의 언덕 너머봄이 찾아오는데 먼 길 오느라 고단한한 걸음 한 걸음 디디며 언덕마루 지나우리 곁으로 거의 다 왔는데. 어찌 물끄러미 쳐다보면서가만히 앉아만 있으랴 반가운 마음에맨발로라도 달려가야지 두 손 활짝 벌려뜨겁게 기쁘게 안아줘야지 잘 왔다 참 잘 왔다고어깨도 토닥여줘야지. 보석보다 값진연둣빛 새 희망으로 오는 고맙고도 고마운생명의 봄인데. 새 학기 봄날 아침, 혹시 학교 다람쥐길에서 새잎의 투명한 연둣빛을 마주친 적이 있는가? 별 볼일 없이 작은 이파리는 엄동설한의 추위를 이겨냈고, 그 색깔만으로 누구보
세상은 우리에게 꽤 완벽한 모습을 기대한다. 적당한 인상을 주는 자기소개서부터 모국어도 아닌 주제에 거의 필수가 된 영어 실력,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잘 낄 수 있는 사회성, 그러면서도 적당할 때 빠질 수 있는 눈치까지. 참, 쉽진 않은 일이다. 일명 누군가 원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요구를 받는다. 지난 4월 발매된 카더가든의 EP 앨범 의 유일한 수록곡인 ‘나무(카더가든·유라 작사, 카더가든·623 작곡)’는 누군가에게 원해지기만을 갈구하는 치열한 삶 속의 모든 이들에게 손으로는 만져지지 않는 사랑의 존
한 번 출판된 논문은 다시 다른 저널에 게재할 수 없기에 약탈적 학술지와 허위학회 등 부실학술단체는 미리 알고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에 한국연구재단에서는 부실학술단체 피해 예방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있다. 논문 투고 및 발표 전 부실학술단체에 대해 미리 알아두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연구자의 소양 중 하나가 됐다. 일주일이면 논문 게재해드립니다 부실학술지를 피하려면 부실학술지의 몇 가지 특징을 명심해야 한다. 대개 부실학술지들은 연구자들에게 무작위로 스팸 메일을 보내 논문 투고를 요청한다. 동료 심사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기
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고려대 구성원, 고대신문 독자여러분. 특히나 여론면 한 구석의 이 작은 글까지 읽으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일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글이 마지막 글입니다. 마지막이니만큼 고대신문 기사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변했습니다. 5월 중순임에도 날씨가 참 덥네요. 제가 듣기론 열람실이나 강의실 온도가 벌써 30도 넘게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는다죠. 담당 직원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요구하는 학생들도 있다면서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