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빈·이지원·최은영·두경빈·배수빈·양가위 기자 press@
800여 명의 학생들이 '입시부정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중앙광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양가위 기자 fleeting@
1973년 10월 4일은 정기고연전 하루 전날이었다. 당시 나는 사학과 1학년생으로 고대신문 기자였다. 다음날 열리는 정기전을 앞두고 웬만한 기사는 마감해야 했기에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출입처인 아세아문제연구소(아연)로 가는 중이었다. 아연은 평소 별다른 기사가 없지만 이날은 단신이라도 챙겨야 했다. 아연을 가기 위해서는 본관 뒤쪽 오솔길을 거쳐야 한다. 당시는 지금의 ‘다람쥐길’처럼 포장된 길이 아닌, 두 사람이 겨우 다닐만한 좁은 산길이었다. 오솔길을 걷다 힐끗 본관 옥상을 쳐다봤다. 그런데, 우리 교기가 휘날려야 할 옥상
저는 2018년 2학기에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한 경영 그랑제꼴인 IESEG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국제학부 조윤서입니다. 부모님과 처음으로 간 유럽여행에서 파리가 지금까지 간직해 온 역사와 분위기 속에서 한번쯤은 살아 봐야겠다는 다짐을 한 후, 대학생이 되어 그 꿈을 이루고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보고자 파리로 교환학생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파리를 여행하는 것과 살아보는 것은 너무 달랐습니다. 처음에 갔을 때 언어 문제는 물론이고, 저를 신기하게 보는 시선과 낯선 업무 처리 방식 등은 적응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속에 녹아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두 달 넘게 강한 힘을 내고 있다. 유니클로를 비롯한 일본 브랜드들의 매출이 크게 떨어졌으며, 일본 여행객도 감소세를 보이는 중이다. 일본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편의점, 소규모 마트도 점점 느는 추세다. 몇몇 일본식 술집 업주는 손님들의 발길이 줄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국내에서 인기를 누리던 일본 상품들이 지속적인 보이콧에 의해 점점 자리를 잃어 가는 형국이다. 일본 상품을 이용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연일 확산되고 있지만 건재함을 뽐내는 일제 문물도 존재한다. 바로 ‘시티팝
1880호의 보도면은 유독 묵직한 학내의 사안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고대신문이 학보사로서 이 사안들을 어떻게 전달하고 있는지를 중심적으로 살펴보게 되었다. 우선, 1면을 장식했던 개설 강의 문제는 강사법과 관련된 사회적 맥락이 배제된 채 단편적 사태만을 조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대로 채용이 이뤄지지 않아 과목명만으로 강의를 선택해야 하고, 강의 수가 현저히 줄어 원하는 과목 혹은 필수 수강 과목도 힘들게 듣는 현재 상황에서 학생들의 교육권에 대한 서술이 그저 한 줄에 잠깐 언급된 것에 그쳤으며, 문제가 많았던 강사 채용
수강신청 포기제도(이하 드롭제도)는 교육권투쟁의 단골손님이다. 우리가 물건을 구매하고 일정기간 동안은 자유롭게 환불이 가능한 것처럼 강의 역시 몇 차례 수강하고 난 이후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드롭제도가 정말 교육권을 보장해주는 제도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드롭제도는 당사자의 교육권을 보장할지 몰라도 그 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한다. 대학에서는 순수강의식 수업도 있지만 발표식 수업 역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개인이 발표식 수업에서 발표자가 된 순간 강의를 듣기만 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넘어 수업
대학교에 와서 가장 좋았던 점은 ‘수강신청’이라는 제도를 통해 내가 과목을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 이 얼마나 이상적인가. 매체로만 접하던 '교육권'의 실존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수강신청 제도는 완전하지 않다. 내가 듣고 싶은 과목을 고른다고 해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강신청 하기까지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단 몇초에 판가름 날 뿐이다. 수강신청을 하기 전 역시 과목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강의계획서에 상세하게 수업에 대해 기술돼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도 2달이 넘었다. 100만 명이 넘는 홍콩인들이 광장에서 평화 시위를 여는 등 감동적인 순간도 있었지만, 현재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시민과 경찰 사이 화염병과 최루탄이 오가는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일부 중국 시민들은 시위대가 서방 세력과 결탁해 폭력 시위를 이끄는 극단주의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촛불시위가 그러했듯 시위에 참여한 홍콩인들은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함께 움직이지만 서로 다른 개별적 성향을 지닌 ‘다중(multitude)’이다. 수백만 명이 두 달 동안 참가한 시위의 한
#1. 지난달 11일, 감정 프로그램 ‘진품명품’에 독립운동가 이규채 선생의 독립운동 일대기를 기록한 ‘이규채 연보’가 소개됐다. 전문가의 감정 결과, 가격 표시판에는 ‘0원’이 표시됐다.목숨을 바쳐 활동했던 독립운동가의 행적을 돈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 ‘훈민정음 상주본’을 둘러싼 개인과 국가 간 분쟁이 치열하다. 몇 년간 이어진 소송 끝에 사법부는 그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고 판단했다. 법적으로 훈민정음 상주본은 국가의 소유지만, 이를 보관 중인 점유자는 감정가의 10분의 1인 ‘1000억’을 훈민정음을 내주는
집회는 성공적이었다. ‘조국 딸 입시부정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한 1차 고대집회는 서울총학(회장단 이하 중운위) 없이도 잘 조직됐다. 2차 집회는 총학이 이끌긴 했지만, 참여 인원은 비교되게 적었다. 학생들은 그간 총학이 주도했던 집회의 처참한 동원력과 중앙광장을 가득 메운 1차 집회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1~2차 집회가 조직되는 동안 보인 모습도 실망감을 안겼다. 총학의 반응속도는 더뎠다. 1차 집회 참여 여부를 밝히는 데 이틀, 2차 집회 시기를 알리는 데도 이틀이 걸렸다. 2차 집회는 당일 새벽에서야 자유발언 지원자를 받기 시
글|고대신문 press@사진제공|SPORTS KU, 시스붐바
“자유, 정의, 진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무얼 믿고 젊음을 걸어야합니까” 중앙광장에 모인 800여 명의 고대생과 교우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녀의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마이크를 처음 잡아봤다는 주최자들은 떨리는 손으로 집회의 목적을 밝히고, 정치세력과의 결탁을 거부한다고 외치며 그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의 실망과 분노는 입학처를 향해있다. 조국 후보자의 딸의 입학과정 의혹에 대해 본교 인재발굴처가 ‘한 점 거짓 없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심사 때 사용된 자료 및 심
그리움으로 사는 삶 (이한숙) 산골에 살 땐도시를 동경했고어릴 땐어른의 세계를 동경했다어느 날홀연히 떠나신 부모님이 그립고헐리고 없어진 고향집이 그립다자주 갈 수 없는 고향이 그립고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이 그립다내가 갖고 있지 못한 그 무엇이때로는 시가 되고눈물이 되고노래가 되는 그리움한평생그리움으로 사는 삶이우리네 인생이리라 우리는 과거를 쉽게 놓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버릇이 있다. 철없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고,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해 옛 연인을 그리워하고, 돌아가신 부모님께 해드리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 가슴 아파하는
8년째인가... 작년에 왔던 그 녀석들(?)이 잊지도 않고 또 왔다. 심사위원들의 무게감이 떨어졌고 참가자들의 실력과 유명세도 예전 같지 않다. 이슈를 만들어내는 폭발력도 확실히 덜하다. 올해는 건너뛰어야지... 했는데 결국 또 보고 있다. 제목처럼, 실력을 증명하고 이슈를 만드는 참가자들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주는 것으로 유명한 쇼미더머니다. 그런데 20여 년째 힙합을 좋아하고 있는 84년생 아재 눈에 띄는 래퍼는 쇼미더머니에 없다. 그의 활동 무대는 유튜브다. 평생 기자만을 꿈꿔왔던 나처럼 이 동갑내기 래퍼도 아주 오랫동안 래퍼가
인간은 누구나 개인의 인격권을 헌법상 핵심적 권리로 보장받는다. 누군가에게 촬영되거나 공표되지 않을 권리인 초상권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현장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의 자유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최근 언론보도환경이 디지털화되면서 사진 및 영상을 통한 보도가 증가하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상권 피해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헌법으로 보장되는 초상권 초상권은 사람이 자신의 초상 및 신체적 특징에 대해 갖는 인격적, 재산적 이익을 의미한다. 초상이라는 표현에서 얼굴을 먼저 떠올리지만, 얼굴 외에도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
제32대 세종총학생회 ‘지평’(회장=이비환)이 통학버스 업체를 변경해 계약하며 올해 2학기부터 세종캠-서울 통학버스의 배차 횟수가 늘고 버스요금이 오른다. 기존 업체인 ‘코리아투어’가 비용 문제로 노선을 줄이려고 하자 세종총학이 새로이 ‘즐거운 관광’과 계약한 것이다. 업체가 바뀌면서 강남·양재·논현·신사에서 학교로 이동하는 등교 버스가 한 차례 더 배차된다. 오전 7시부터 약 한 시간 간격을 두고 오전 11시까지 총 5차례 운행된다. 기존에는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 4차례만 운영됐다. 강변·잠실-세종캠 등교 버스도 늘어났다
본교가 운영하는 낙산·대천수련관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방문객을 맞이해왔다. 하지만 오래된 시설인데도 적절한 시설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MT·합숙훈련 때 즐겨 찾는 수련관 한 사람당 2000원(학생 1박 기준)이라는 저렴한 이용료와 가까운 곳에 해수욕장이 있다는 장점 때문에 여러 교내 학생단체가 여름 MT 장소로 낙산·대천수련관을 찾는다. 넓은 객실에서는 합주도 할 수 있어서 밴드동아리, 합창단, 관악부 등의 합숙훈련 장소가 되기도 한다. 관악부원 김모 씨는 “이용료가 저렴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