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사회’라고 한다. 오프라인 온라인을 막론하고 수많은 매체를 통해, 다양한 자료와 정보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빅 데이터, 인공지능, 생명공학 등 시대를 상징하는 개념들이 우리 주변을 휘감고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지성인의 전유물은 결코 아니다. 자료와 정보를 먼저 제시하는 존재가 엄청난 지식의 소유자처럼 느껴진다. 그에게 나이나 성별, 도덕이나 학력 등을 캐묻는 것은 의미가 없다. 특히, 대학 졸업이라는 학력(學歷)의 문제는 크게 논의되지 않는다. 대신, 지식을 생산해낼 수 있는 학력(學力)이 중
작년 6월 본교 정경대 후문 인근에 입점한 ‘달링스테이크’는 들어서자마자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7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어 들어선 지 몇 달 만에 점심시간마다 줄 서서 먹는 ‘정후 맛집’이 됐다. 2016년 개업 후 꾸준한 인기를 얻은 달링스테이크는 벌써 가맹점 14군데를 내며 승승장구 중이다. 본교 축산학과를 졸업해 우여곡절 끝에 다시 고기의 길로 돌아온 달링스테이크 창업주 김석희(축산학과 96학번) 교우를 만났다. 고기로 시작해 고기로 돌아오다 “너희가 졸업하고 다른 길로 갈 수 있겠지만 결
스테이크 덮밥으로 인스타그램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후 지점을 넓혀가고 있는 ‘홍대개미’가 개업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전국에 매장 56개를 보유한 홍대개미는 꾸준히 높은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살아남기 힘든 외식업에서도 동업을 통해 사업을 성공한 홍대개미 공동대표 김형일(법학과 89학번) 교우를 만났다. 법학과 졸업 후 홍대개미 2호점 오픈까지 법학과를 졸업한 후 김형일 대표는 오랫동안 사법고시를 공부했지만, 결과는 연이은 불합격이었다. 법대를 나와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생각에 좌절했다.
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뿌리 깊으면야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
10월이다. 축제의 계절이다. 저마다 지역 자랑에 나서고 있다. 서해에선 대하가 한창이다. 남해는 전어다. 지리산 근방에선 약초와 한방축제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유등이며 억새며 단풍이며 축제꺼리가 넘쳐난다. 서울과 달리 지역은 가을 축제가 연중 가장 큰 행사다. 내세울 것 있을 가을에 제대로 한 번 보여준다는 심산이다. 지자체 홍보나 단체장 얼굴 비추기도 이만큼 좋은 게 없다. 축제나 지자체 관계자들을 만나면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지자체 사업과 지역 자랑은 당연, 거기에 꼭 붙이는 게 ‘경제적 효과’다. 관광객 유치해 지역 상
듣는 순간 어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 있다. 그리운 냄새를 맡은 것처럼. 미국의 재즈 가수 노라 존스(Norah Jones)의 1집 에 수록된 ‘Shoot the moon(Jesse Harris 작사·작곡)’이 내겐 그렇다. 일은 서툴고 선임은 무섭던 군 막내 시절이었다. 이런 말 하기 뭣하지만 ‘나 때는’ 핸드폰도, MP3도 쓸 수 없었다. ‘사지방’이 있긴 했지만, 막내에겐 그저 가시방석. 뒤통수가 따가워 견딜 수 없었다. 느껴지는 시선을 애써 모른 체하려 해도 결말은 언제나 같았다. “김
지구상에는 약 1000만 종의 생물종이 살고 있을 것으로 생물학자들은 추론한다. 이중 공식적인 이름인 학명이 부여된 생물 종은 약 20%인 200만 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추론만 할 뿐 몇 종이 더 있는지 아직 모른다. 어떤 학자들은 지구상의 생물종을 2000만종으로 추론하기도 한다. 물론 나름대로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생물종 수를 추론하지만 학자들에 따라 편차가 크다. 특히 미세한 세균이나 균류의 경우 아직 이름이 없는 종이 이름이 있는 종보다 훨씬 많다.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물종은 지구의 특정 장소에 제한적으로 분포한다
‘대2병’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 된 건 고등학생 때였다. 당시에는 대2병마저 부러웠지만, 2학년이 되니 그 단어의 무게를 알 것 같다. 어디를 가도 진로 얘기가 끊이질 않지만 대부분이 비슷한 내용이다. 다들 성공을 원하고 서로 더 앞서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방향과 속도는 비슷한 듯하다. 수많은 사람 속 앞서나갈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구글 김태원 상무의 특강을 듣게 되었다. 몇 년 전, 김태원 상무는 부산으로 강의를 가게 되었다고 한다. 강의가 끝난 뒤,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줄을 서서 사인을 받으며 궁금했던 점들을 일대일로 질문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평양 원정을 떠난다. 1990년 평양 능라도5월1일 경기장에서 열렸던 남북통일축구대회 이후 29년 만이다. 오는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맞붙을 한국과 북한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에 속해있다. 예선 경기 중 한 경기이기는 하지만 평양 원정이라는 특수성 아래 국민의 관심은 높다. 하지만 한국과 북한 사이의 경기에 관한 직접적인 소통이 없다. 북한은 예선을 주관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서야 예정대로 평양에서
국제무대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처음으로 논의하여 국가 간 협약을 체결한 교토의정서는 1997년 선진국들만 참여했고 2005년 2월부터 발효됐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7가지 ‘주요 온실가스’를 정의하고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2012년 만료 예정이었지만 적용 기간이 2020년까지로 연장되었다. 이후 2015년에 채택된 파리신기후체제는 세계 197개국이 참여한 2020년 이후 적용될 새로운 기후변화 협의체 패러다임이다. 온실가스 배출감소, 기후변화대응 재원조성 등을 통해 환경과 경제·사회 발전의 조화를 이루는 ‘지속
이따금 학교 곳곳에서 외국인 학생을 겨냥한 날 선 말이 들린다. 집단을 분명히 저격한 그 말들은 일순에 날아가 오차 없이 표적에 꽂힌다. 팀 프로젝트 때 불성실했던 외국인 학생 얘기 등 말들엔 저마다의 사연이 있지만, 그런 사람은 어느 집단에나 있다. 다양성은 늘어나는데 포용성이 부족하다.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대 교수의 2007년 논문을 보자. 공동체에 인종 다양성이 늘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나, 단기적으로는 신뢰, 이타심, 협력 등이 줄어든다는 내용이다. 친구 관계도 준다. 퍼트넘 교수의 논문을 두고 미국의 시민사회운동가 파
학교본부가 새로운 수강신청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관련 학내부서에서 TF를 구성했을 뿐만 아니라 학생 대표자까지 참여해 의견을 취합중이라고 한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2월부터 새로운 수강신청 시스템이 시행된다면, 20년만의 전면 개편이 이뤄지는 것이다. 학교당국에서 수강신청에 대한 학생들의 어려움과 불만의 목소리를 파악해, 최근의 모바일 위주의 사용 경향을 반영하여 제도 변화를 꾀한다니 반가운 일이다. 변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지금의 수강신청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선 대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1884호는 소재 선정이나 구성 방식에서 학생들과 호흡하려는 노력이 잘 보였다. 많은 이들의 목소리가 신문에 담겨 있고, 또 적절한 소재들을 잘 선정하여 대학교 학보사로서의 가치를 보여줬다. 그러나 일부 기사에서는 내용의 깊이보다 형식의 화려함에 치중한 것 같이 느껴져서 다소 아쉬웠다. 우선, 서울총학 탄핵 연서에 관한 글을 보면, 단순히 표면적인 상황을 정리한 것 이상의 가치를 찾기 어렵다. 중대한 사안인 만큼, 다른 경로로 충분히 접할 수 있는 정보 이상의 내용이 담겼으면 좋았을 것 같다. 탄핵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의 말을
현재 대한민국에는 꼰대담론(談論)이 가득하다. 회사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꼰대로 인해 받은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꼰대의 변명과 꼰대 피해자의 호소를 넘어서, ‘착한 꼰대, 젊은 꼰대’와 같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꼰대의 존재는 개인적, 정신적 영역을 넘어, 세대갈등 심화에도 영향을 끼친다.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세대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세대 간의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청년세대를 향한 기성세대의 꼰대화법(話法)이 변하지 않고, 청년세대가 기성세대를 무작정 꼰대로 취급한다면, 협력
“그래도 세상 참 좋아졌다” 요즘 웃어른과 얘기하다 보면 높은 빈도로 듣게 되는 말이다. 일견 수긍이 간다. 한국 사회는 분명 변하고 있다. 사회를 지배하던 집단주의, 수직적 위계질서가 서서히 빛을 바라며 인권 친화적 질서로 재편되고 있다. 일상에 만연하던 억지 회식, 술 강권, ‘눈치 보기식’ 야근 등의 문화는 과거의 구태로 전락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당연하던 것들이 이제는 당연히 틀린 것들이 됐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들이 늘어날수록 세대 간의 갈등은 자연스레 늘기 마련이다.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와 9
지난 학기 영국 리즈로 교환학생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외국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새로운 문화와 환경에서 삶을 산다면 어떤 느낌일지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막연한 생각으로 준비하게 된 것이 교환학생이었죠. 나라를 고를 때 문화적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살기 좋은 도시를 찾았어요. 교환학생을 가기 전의 저는 자취를 해본 적도 없고 외로움이 어떤 느낌인지도 잘 몰랐어요. 주변에는 항상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었고, 힘들 때도 의지할 곳이 많았어요. 조금
분명 진귀한 사건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서구 대중음악의 최대 각축장인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앨범이 나오다니 많은 이가 놀랄 만했다. 지난해 출시된 방탄소년단의 세 번째 정규 앨범 는 한국 대중음악계는 물론 전체 팝 음악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썼다. 예상치 못한 쾌거이자 이변이었다. 매체들은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등극을 대서특필하면서 한국어로 된 작품이라는 사항을 부각했다. 많은 신문과 방송이 한국어 노래들로 외국 음악팬들을 사로잡은 것이 대단하고 고무적인 성과라고 치켜세
로절린 섄저의 (2011; 김영진 옮김, 서해문집, 2013)은 실제로 미국에서 있었던 ‘세일럼의 마녀재판’(Salem's Witch Trials)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르포르타주이다. 1692년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이라는 한 작은 마을에서 ‘마녀사냥’이라는 광풍이 몰아쳐 마을 사람들은 서로서로 마녀로 고발한다. 무고하게 고발당한 사람들 중 19명이 마녀로 몰려 교수형을 당하면서 비극적인 사건은 끝난다. 끝났다기보다는 덮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그러나 사건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다.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