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교감하는 서비스형 로봇인 ‘소셜 로봇’이 인간의 일상적 사회관계 깊숙이 들어올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공감적 대화나 감정표현으로 인간과 정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소셜 로봇이 미래 상용화된다면, 기존 감정의 상호작용과 교감의 양상도 크게 변화할 것이다. 인간과 인공감정 사이 새로운 관계의 바람직한 상호작용에 대한 고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공 반려물’로서의 소셜 로봇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천현득(서울대 철학과) 교수를 만나, 가까운 미래 인간과 인공감정의 교감 형태, 그리고 이 새로운 소통의 양상에서 인간이 주
글로벌컨설팅 업체 에이티커니는 2040년경엔 세계 육류소비시장의 60% 이상을 식물성 대체단백질을 포함한 대체식품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은 상상하기 힘든 맛, 대체식품은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 많은 사람들의 식탁에 오를 수 있을까. 본지 기자들은 국내에서 시판되는 식물성 대체단백질 만두, 식물성 대체단백질 너겟, 식물성 햄버거 패티, 밀웜(meal-worm) 쿠키 총 4종의 대체단백질 식품을 직접 시식해봤다. 시식에 참여한 7명의 기자 중 채식주의자는 없었고, 새로운 식품에 대한 개방성은 저마다 달랐다. 구매한 대
대체단백질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며 국내에서도 정부기관, 학계, 산업계가 앞다퉈 대체식품 기술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그중에서도 푸드테크(food-tech)기업 지구인컴퍼니는 지난 10월 단백질성형압출 방식을 활용한 자체기술로 만든 식물성 대체단백질 ‘언리미트(Unlimeat)’를 시장에 내놓으며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한식 불고기의 형태에서 시작해, 이름처럼 끝없는 변화를 꾀할 ‘언리미트’로 국내외 식품시장을 겨냥하는 지구인컴퍼니 민금채 대표를 만나 대체단백질 식품의 미래를 엿봤다. - 식물성 대체단백질 ‘언리미트’는 어떻게 개
고등학교 당시 나의 대학입시는 미래의 비전이나 진로를 생각하며 거친 과정은 아니었다. 그저 남들이 대학을 간다는 게 이유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대학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있는 입시과정도 아니었다. 내신 성적이 좋은 편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모의고사에서 특별히 돋보이는 점도 없었다. 그러한 시기에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과연 대학을 가는 데에 의미가 있을까’라는 고민이었다. 단순한 현실회피일 수도, 걱정에서 나오는 자기위안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도 생각을 많이 했다. 진로나 미래상 없이, 단순히 이과가 낫지 않느
수험 시절을 힘들다고 기억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길지 않은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보냈던 그 시절에 대해 세부적인 감상은 다를 수 있어도 ‘고생’이라는 단어를 빼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모의고사 점수를 단 몇 점 올리기 위해 수백 개의 문제를 풀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졸린데도 수능 시간표와 생활 리듬을 맞추겠다고 쉬는 시간에도 억지로 눈을 떴다. 합격자 발표 날에 연달아 불합격이라는 글자를 보았을 때는 한숨밖엔 나오지 않았다. 몸도 마음도 모두 고된 나날이었다. 대학 입시라는 건 내
대기가 건조한 겨울철에는 감기와 함께 코 건강을 위협하는 부비동염(축농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비동은 코 주위 머리뼈 속 빈 공간으로, 공기 이동과 갖가지 분비물 배출이 이뤄진다. 이 부비동이 어떤 원인에 의해 막혀 공기 이동과 분비물 배출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화농성 분비물이 고여서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부비동염이라 한다. 부비동의 환기를 원활하게 하고 축적된 농의 배출을 촉진하면 부비동염은 보통 호전되지만, 부비동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알레르기 등의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 만성화되기도 한다. 만성부비동염은 약물치료가
호주를 떠나온 지 벌써 한참이지만, 바쁜 일상 속에 이리저리 치이다가 눈을 감으면 여전히 그때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생각들 속을 떠돌다 보면 금세 마음이 침착해진다. 그럴 때면 아, 내가 호주를 또 하나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향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을 때 샘솟는 기분들이 있다. 편안함, 익숙함, 오래된 친구에게서 느낄 수 있는 사랑스러움. 아마 호주가 자연에 가까운 나라이기에 더 편안 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Monash 대학을 선택한 이유도 역시 단 하나, 바다가 가깝기 때문이었다. 집 앞에서 트램
지난 넉 달 동안 가요계가 무척 시끄러웠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마지막 회가 방송된 7월 19일 많은 시청자가 의심을 품었다. 몇몇 최종 후보자들의 표차가 똑같은 수로 나는 점이 영 수상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의혹의 목소리가 기사화됐고, 경찰은 엠넷과 데뷔 팀으로 발탁된 멤버들이 속한 기획사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수사 결과 제작진이 문자 투표를 조작한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안준영, 김용범 PD는 결국 이달 초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구속된 프로듀서들
어떤 존재가 도덕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도덕적 의무를 가지고 그 존재를 대하여야 한다. 의 저자는 동물 또한 도덕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동물이 도덕적 지위를 가진다는 명제의 핵심 근거는 ‘감응력’이다. 동물 또한 인간과 같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고려해야 할만한 특정 수준 이상의 감응력과 유해 수용력이 있는 동물이라면 윤리적으로 인간과 동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대우해야 한다는 평등의 대원칙은 그
무지개는 일곱 색을 품고 있다. 열정의 빨강, 우아한 보라 그리고 차가운 남색 등 자연의 걸작인 동시에 비바람이 그치고 드러날 무지개는 고진감래의 상징물이다. 언제나 흰색만 구애하는 넌, 황색의 아름다움을 몰랐는데 실은 우리가 색다른 색으로 조합된 하나이다. 그 무지개처럼.양가위기자 fleeting@
한 번쯤 꽃을 선물 받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작은 피아노 연주회를 마치고 후련한 기분으로 부모님 품에 안겼을 때, 정든 학교를 졸업하며 코끝이 시릴 때, 이런저런 기념일로 함께인 서로를 축하할 때. 꽃은 인생의 감동적인 순간에 곁을 지키며, 뭉클한 우릴 한 번 더 울렸다. 그리고 지금이 절정이 아니더라도, 희망의 대단원으로 향하는 과정이더라도. 회기 알로카시아 인더테라스에서는 꽃들에 둘러싸여 아름다운 모든 순간을 축복할 수 있다. “꽃은 일상 속 언제든, 어디에서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카페를 차리기 전 웨딩· 파티용 꽃을 세팅
2020 수능 필적확인란의 문구가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 라는 뉴스 기사를 봤다. 박두진 시인의 의 한 구절이었다. 의 화자는 별을 보며 여러 감상들을 느낀다. 화자처럼 우리도 별을 보고 있으면 맑음도 시름도 함께 솟구쳐 올라오곤 하는 신비를 느낄 수 있다. 힘들고 아픈 상황 속에서 별을 볼 때, 나는 왜 저렇게 빛날 수 없을까 하며 아픈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별을 보며 다시 빛나는 내일을 꿈꾸기도 한다. 우리들도 별과 같지 않을까. 한없이 외롭고 슬프기도 하지만 내 가장 안에서
매년, 이맘때쯤이면, 때아닌 한파가 올해도 수능이 다가왔음을 우리에게 알린다. 해가 갈수록 희미해지지만, 많은 고대생이 저마다의 치열했던 수험생활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달달 외우던 EBS 교재, 몇 번이고 다시 풀어 너덜너덜해진 기출문제집…. 지금 생각해보면 별것 아니지만, 문제 하나에 울고 웃던 그때는 그게 전부였다. 단 하루에 많은 것이 결정되는 수능은 어쩌면 19살 소년이 받아들이기에 너무 가혹한 현실일지도 모른다. 수능이 2주 정도 남았을 때 들었던 볼빨간사춘기의 싱글 EP 앨범 수
필자가 어릴 적에는 산아제한이 국가 인구정책의 우선과제였습니다. 농촌이나 산골에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산아제한 포스터가 붙어있었습니다. 그때는 너무 많이 낳아서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인구절벽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정책 중 하나로 부상하였습니다. 필자가 중고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웠던 우리나라 연령별 인구구조는 후진국형 피라미드형 이었습니다. 피라미드형이 정말 후진국형인지는 의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종형, 방추형을 지나 이제는 교과서에도 없는 도자기형으로 바뀌었습니다
2015년, ‘인조 패티’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식품 스타트업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는 구글의 3억 달러 인수제안을 거절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월엔 식물성 대체단백질을 제조하는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된 ‘비욘드미트(Beyond Meat)’가 거래 첫날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 이에 뒤따라 켈로그, 네슬레 등 초국적 식품 대기업도 대체단백질 개발에 뛰어들며, 대체단백질 산업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신사업으로 급부상했다. 첨단기술을
서울 월드컵경기장 바로 옆 거대한 문화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2017년 9월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마포 문화비축기지’는 원래 1급 보안 시설로 일반인의 접근이 철저하게 금지된 석유비축기지였다. 1973년 1차 석유파동을 겪으며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은 우리나라는 매봉산 인근에 석유를 비축할 공간을 만들며 석유 부족으로 인한 비상사태를 대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인근에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건설되며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된 후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이 공간은, 2013년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기존 석유탱크를 재
최근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으며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진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1960년대 인쇄소, 구두공장 등 각종 경공업 시설들이 들어서며 서울 시내 대표적인 준공업지역이었다. 하지만 제조업이 쇠퇴하며 공장들은 하나둘씩 성수동을 떠났고, 자연스레 버려진 창고와 작동이 멈춘 낡은 공장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한동안 성수동은 낙후된 공간으로 유지돼왔지만, 2010년 즈음 낮은 임대료에 매력을 느낀 청년들과 예술가들이 이곳의 문을 두드렸다. 이렇게 성수동의 유휴산업시설은 젊고 독특한 감각이 살아 숨 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해갔다.
우리 사회에 합리적 논쟁은 어디 있는가. 조국 전 장관 논란은 어떤 생산적인 결론이나 합의를 끌어내기보단, 극심한 의견 대립과 상호비방 속에 사람들의 피로만 가중시켰다. 그뿐일까. 어느 커뮤니티에선 매일 같이 등장하는 사소한 견해차도 조율하지 못해 싸움이 이어진다. 어쩌면 민주주의 시대에서 우리의 일상은 대화와 토론이 아니라 대립과 충돌일지도 모른다. 갈등이 격해진 사람들은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로 취급하기도 한다. 상대방도 질 수 없으니 똑같은 모욕적 표현과 언어폭력으로 맞선다. 반대되는 입장을 경청하
본교 SK미래관이 최근 학생들에게 완공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미래관 공사와 병행됐던 대강당의 리모델링도 독특한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과거 대형 강연이 이뤄지거나 응원단의 연습공간으로 활용되는 등 학생들의 추억으로 남아있던 대강당을 철거하지 않고, 고딕 양식의 외관을 유치한 채 내부의 모습만을 세련되게 바꾼 것이다. 기존의 낙후된 공간을 없애지 않고, 옛 모습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사례는 본교만의 일이 아니다. 특히 과거 산업화를 이끌던 제조업이 쇠퇴하며 늘어난 폐공장, 운영이 멈춘 유휴산업시설 등을 문화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