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이후 강진이 일어나지 않아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생각됐던 한반도. 한반도는 지진이 일어나는 주기가 유난히 긴 것일 뿐, 결코 안전하지 않다.

지진은 단층이 파열되면서 단층면을 사이에 두고 접하는 양쪽의 암반이 각각 반대로 미끄러지면서 방출되는 탄성파가 지층을 흔들어 발생한다. 단층이 파열돼 미끄러지려면 단층에 축적된 응력(단위 면적당 가해지는 힘)이 특정 한계를 넘어야 한다. 판 경계부의 단층에는 판끼리 충돌해 발생하는 응력이 해마다 약 0.01MPa씩 축적되는 반면, 판 내부의 단층에는 약 0.001MPa씩 축적된다. 따라서 판 경계부의 활성단층(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단층)에서는 대규모 지진이 몇 백년의 주기로 재발되고 판 내부의 활성단층에서는 이보다 훨씬 긴 천년 내지 만년의 주기로 지진이 발생한다. 이진한(이과대 지구환경과학) 교수는 “한반도는 활성단층주기가 일본과 미국에 비해 매우 긴 편이지만 수십 개의 활성단층이 있기 때문에 수십 년, 수백 년을 주기로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규모를 7.1로 예상한다. 이는 고베지진과 비슷한 규모다. 실제로 지난 1998년 ‘서울시 지진대응모델개발’의 연구결과에 다르면 서울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5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한반도가 속한 유라시아판에는 태평양판과의 대립으로 과도한 힘이 실린다. 이 힘은 대부분 지각이 불안정한 일본과 중국으로 방출되고, 일부는 국내 활성단층으로 전해져 지진을 유발한다.(자료제공=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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