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중순 4.18기념관 대강당을 점거해 ‘맑시즘2007’ 포럼을 강행한 ‘다함께’는 진행과정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행사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은 그 내막을 살펴보면 행사주최 측인 ‘다함께’에 상당한 원인이 있다. 

학교당국은 이미 행사시작 한 달 전에 교내공간 사용불허를 통보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학교가 공간사용을 허가하기도 전에 장소를 ‘고려대’로 일방적으로 홍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함께’는 한 달여의 시간을 두고도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4.18기념관 점거를 통해 행사를 강행했다. “다른 대학을 백방으로 알아봤다”라는 말이 무단점거의 이유가 될까? 주최자는 행사의 기대효과와 수익을 거두는 권리만이 아니라, 과정중의 문제와 비용을 책임지는 의무도 있다. 1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에 소액의 수강료까지 받는 외부행사를 무단으로 본교에서 진행할 권리가 ‘다함께’에 있는가?

행사를 막기 위해 학교당국이 내린 공간과 기자재 대여금지 조치로 학생들이 피해를 봤고, 경비강화를 위해 직원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건물을 지켜야 했다. 지난 17일에 400명이 참여한 주점의 소음으로 지역주민들의 원성이 이어졌다.

물론 행사과정에서 ‘다함께’가 청소나 기자재 관리에 신경을 썼던 모습은 다행이다. 행사기간 동안 수업에 큰 지장 또한 없었다. 하지만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행사임에는 분명하다. 결국 교내 시설물을 사용한 ‘다함께’가 행사를 마친 후 학교당국에 어떠한 사례를 표명했는지 궁금하다. 학내 대자보의 절반 이상을 써내는 지부를 거느린 ‘다함께’가 타인을 향한 눈뿐만 아니라 자신을 향한 눈도 가졌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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