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학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안암총학생회는 ‘1학기엔 잃어버린 학생들의 신뢰를 되찾고 2학기엔 논란거리들을 해결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지난 학기동안 총학은 신뢰를 되찾는 방법으로 학생들 참여를 끌어내는 행사개최를 선택했다.

총학의 노력은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였다. 주점뿐인 대동제의 모습을 흥겨운 놀이동산으로 바꿨으며, △스타크래프트대회 △영화시사회 등은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집단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는 데엔 성공한 모습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전보다 총학을 신뢰하게 됐는지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안암총학은 지난 학기의 활동이 총학에 대한 신뢰도 향상에 효과가 있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재미있는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순간을 즐긴 것뿐이다.

학생들은 총학이 주최한 기대이상의 행사를 즐겼지만 일상에서 원하는 것은 조금 다른 사안이다. 학기 초 열린 등록금책정자문위원회에서 학교 당국에 제대로 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고 돌아온 것을 두고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지난 학기동안 학생들이 학교에 요구할 때 힘을 실어준 적은 많지만, 안암총학이 주체적으로 학교에 문제제기한 사항이 적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스스로 말한 ‘진짜 비운동권’이 가진 문제의식이 무엇인지 의문스럽다.

2학기가 시작되면 총학이 본격적으로 자신의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소식은 반갑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없다. 10월 초엔 정기 고연전이, 11월엔 선거 기간이다. 추석에 중간고사까지 쉬는 날을 감안한다면 총학은 2학기 계획을 밀도 있게 짜내려가야 한다. 안암총학의 내실있는 2학기 일정진행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