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중심 업종이 집중돼 있고 문화생활을 즐길 공간이 없다’ 본지가 지난 8월 24일(금)부터 27일(월)까지 GIS프로그램을 이용해 참살이길의 상권을 분석한 결과다. 음식점과 술집이 많은 것은 대학가상권의 보편적인 특징이다. 참살이길 역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참살이길에 소재한 총 332개 업소 가운데 97개가 음식점으로 1위, 2위는 술집으로 74개다. 이어 3위는 플스방 및 피시방(18개), 4위는 까페(16개)였다.

▲ 안암역에서 안암로터리까지 이어지는 참살이길, 본지는 사범대 지리교육과 GIS 학회의 도움을 받아 참살이길 상권을 분석했다. GIS지도제작 :박상우(사범대 지교06)


술집이 많은 또 다른 이유로 창업피아 상권분석전문가 김태후 씨는 “과거 고려대에 여학생 보다 남학생이 많았던 것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3위를 차지한 플스방, PC방 역시 남학생위주의 상권이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여학생이 많아지는 추세에도 상권은 여전히 남성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김 씨는 “남성적인 문화가 여전히 존재해 아직까지도 남성을 공략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때문”이라 말했다.

참살이길의 상권특성

참살이길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타 대학가상권과는 차이를 보인다. 이런 참살이길 상권의 특징으로 김 씨는 DVD방이 상권에 크기에 비해 많다는 점을 꼽았다. 놀거리가 충분하지 않아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은 학생들의 욕구가 DVD방으로 몰리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공동 4위를 차지한 노래방(16개) 또한 같은 맥락이다.

한편, 참살이길에는 KFC, 나뚜루, 커피빈과 같은 유명 프렌차이즈 매장이 없다. 업체 측은 가장 큰 이유로 여름·겨울 방학에 매출 수준이 낮아지는 것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점을 들었다. 나뚜루 개발팀장 안상기 씨는 “학생들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방학 때 매출이 낮아 연 매출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신촌 상권은 주변 대학의 학생과 중 · 고등학생, 일반 젊은이 등이 유동인구에 포함된다. 이와달리 고대 상권의 경우 대부분의 유동인구가 고대생이라 방중 점포매출 타격이 큰 편이다. 미샤 담당자는 “명동이나 종로 같은 곳과 달리 고대 주변은 유동인구의 층이 좁아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우리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교생은 패션과 패밀리레스토랑을 원해, 업계는 “개점 힘들다”

본지는 참살이길 분석과 더불어 지난 7월 24일(화)부터 26일(목)까지 본교생 200명을 대상으로 ‘참살이 길에 있었으면 하는 상점’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469개의 대답 가운데 의류업이 94개로, 학생들은 의류점 등장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프렌차이즈, 고대점은 왜 없는지 물었습니다.

KFC- ‘막걸리 고대’와 같은 고려대의 특성상 외국계 업체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듯
피자헛- 레스토랑형 매장은 보통 80평 이상의 규모로 개점, 고대쪽엔 마땅한 곳이 없다
TBJ- 인근 미아, 청량리 등 이미 패션 상권이 형성돼 있는 곳의 백화점에 입점해있다.
하겐다즈- 하겐다즈는 고가제품이라는 인식... 강남과 같이 구매력이 좋은 지역 위주로 입점
미샤- 다양한 연령층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데 비해 고려대 주변은 타겟층이 좁다



하지만, 참살이 길에서 의류점을 보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의류점은 큰 상권이 아니면 개점하지 않고, 이미 명동과 동대문 같은 큰 상권이 주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술집과 음식점이 주를 이루는 참살이길에 의류업체들은 점포를 내기 꺼려한다. 의류업체 TBJ의 관계자는 "외식업 같은 경우 입소문이 난다면 그 음식을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간다. 하지만 의류브랜드는 인지도가 있어도 가깝거나 의류점이 밀집된 지역으로 가게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참살이 길에 단 4개뿐인 의류점의 매출은 어떨까. 김 씨는 “틈새시장을 노려 의류점이 개점하면 성공할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참살이길에서  살아남을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29일 본지와 인터뷰한 ‘오까게’ 주인 박서연(여·33)씨는 한 달 매출을 1000만원이라 밝혔다. 하지만 현재 오까게는 ‘점포임대’를 낸 상태다.

희망업종 가운데 77개로 2위인 패밀리레스토랑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주변 상권에 많은 패밀리레스토랑이 일찌감치 자리잡고 있다.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마케팅부 담당자는 “고대근처에 이미 동묘앞 점이 있어 그곳으로 고대생들이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대상권 영원히 ‘고대로’

결과적으로 고대 상권은 당분간 현재의 크기에서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향후 참살이길 상권에 변화를 줄만한 호재가 생기면 상권이 조금 넓어질 가능성은 있다. 전문가들은 안암로터리 부근에 CGV와 같은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선다면 로터리 뒤쪽 용두동까지도 상권이 확대될 수 있다는 평을 내놓았다.
한편, 창업시장에서 퓨전선술집이 인기를 얻고 있어 1~2년 정도는 퓨전선술집이 계속해서 성공할 것이다. 치킨집의 경우, 삼성통닭과 같은 터줏대감이 자리자고 있기 때문에 다른 상점이 입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화장품가게도 현재 있는 6개의 점포로 충분히 수요를 충족해 당분간 여성층을 겨냥한 업종이 생기긴 힘들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