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 앞에서 참살이길로’

▲ 안암역에서 안암로터리까지 이어지는 참살이길. (사진=김진석 기자)

1934년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던 보성전문학교가 안암동으로 이전하면서 비소로 ‘안암골 호랑이’의 역사가 시작된다. 학교가 이전해올 당시엔 정문 앞과 제기시장이 위치한 제기동 지역이 본교 주변의 주요 상권이었다.

이후 1970~80년대까지 정문 앞은 지방에서 올라 온 학생들이 거주하는 하숙촌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또 ‘고대는 막걸리’라는 이미지를 만든 감자탕과 막걸리를 파는 주점들이 정문 앞에 들어서면서 상권이 크게 번화했다. 하지만 1990년에 들어서 본교 의료원인 안암병원이 개원하고, 개천이던 개운사길이 복개되면서 상권의 중심이 정문 앞에서 안암로터리 부근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로인해 ‘형제집’, ‘고향집’ 등 몇개의 막걸리집이 남아있는 제기동 지역 역시 상권이 쇠퇴하고 하숙촌도 정경대 후문, 법과대 후문 등으로 분산됐다.

안암로터리는 신설동과 용두동 방향에서 안암동으로 들어오는 지리적 특색으로 일찍부터 먹거리와 놀거리 위주의 유흥상권을 형성해왔다. 상권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안암로터리 부근엔 막걸리로 대표되는 본교의 이미지에 반하는 업체들이 입점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맥도날드다. 지난 1996년 맥도날드가 입점하자 당시 본교생들은 입점 반대운동을 벌였고, 매장에 들어가 “막걸리를 달라”고 외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또 감자탕과 막걸리를 파는 주점 대신 고깃집과 호프집들이 들어서는 변화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 2000년 지하철 6호선 안암역이 생기며 상권이 안암로터리부터 안암역 사거리까지 확장돼 본교 주변 대표상권인 참살이길을 이루게된다. 현재 참살이길엔 유흥업종외에도 규모는 작지만 유명 프렌차이즈 매장들이 들어섰다. 또한 정경대 후문 지역은 안암역 개통과 정경대 후문의 24시간 개방이 이뤄져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특수를 누리게된다. 과거에는 정경대 후문은 밤 12시가 되면 교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역사회 시민들에게 학교를 개방하는 오픈 캠퍼스 바람을 타고 본교 정문 등과 함께 24시간 개방이 이뤄져 누구나, 언제든지 교내를 드나들 수 있게됐다.

한편, 2000년부터 법과대 후문 주변의 노쇠한 주택들이 신축공사를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은 원룸들이 밀집하게 된다. 이곳은 현재까지도 12개의 원룸 건물들이 공사 중에 있는 반면 상권 형성은 매우 미비한 실정이다.

본교 주변상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안암역 개통 이후 참살이길, 그리고 교내에도 불과 10년만에 스타벅스 등 맥도날드의 뒤를 잇는 많은 프렌차이즈 매장들이 들어섰다. 10여년 만에 본교 주변 상권의 중심이 정문 앞에서 참살이길로 이동한 지금, 앞으로는 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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