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문동 삼천리 연탄공장에서 연탄을 받아 가정과 소매점으로 수송하는 연탄상인 박은수(48세)씨. 그가 연탄상인을 한지 25년째. 그 정도 이력이면 고령 축에 속할 법하다. 그러나 그는 “이 일이 3D업종 중의 하나여서 주변에 젊은 사람이 없다”며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사양산업으로 알려진 연탄관련 일을 계속 하는 이유에 대해 박 씨는 “연탄이 팔리지 않으면 계속 이 일을 하겠냐”며 오히려 반문한다. 또한, 박 씨는 IMF이후로 조금씩이지만 연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씨는 연탄상인 일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털어놓았다. 특히 10월말에서 2월말사이에만 연탄이 팔리기 때문에 나머지 기간에는 연탄상인 일 대신에 막노동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야 한다. 또한, 많이 있던 연탄공장들이 하나 둘 씩 문을 닫다 보니 연탄을 제때 공급받는 것도, 제때 수송하는 것도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내년쯤 여기 삼천리 공장도 문을 닫게 된다면 일 하는 것이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기름이나 도시 가스로 겨울철 난방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연탄공장이 사라져도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현재, 정부의 연탄공장 정책은 서민들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정부가 서민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다.

서민들과 연탄과의 관계에 대해서 그는 기름 값이 없어서 연탄으로 겨울철을 나는 사람이 많다며 둘은 떼어낼 수 없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도 서민들 사이에선 연탄이면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연탄공장이 사라져 연탄의 가격이 올라도 그들은 연탄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연탄상인으로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냐고 묻자, 그는 바쁜 인생, 보람 같은 것은 느낄 새도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다만 외로운 노인 분들에게 연탄 한 장이라도 더 드리는 데서 보람이라면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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