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되자마자 논란에 휩싸여 보완 제막식까지 열었던 조지훈 시비에 또다른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시비가 처음 세워질 당시 새겨진 시는 조지훈 선생이 1960년 4.18 현장을 목도한 후 본지에 게재한 <늬들 마음을 우리가 안다>의 전문이 아닌 축약시였다. 축약시는 조지훈 선생 사후 발간된 ‘조지훈 전집’에 실려있던 것이다. 축약시는 교우들 사이에서 전혀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진위여부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됐다.

결국 시비 건립위원회에서는 지난 4월 19일 이 시비의 뒷면에 다시 원시를 새기고 보완 제막식을 치뤘다. 하지만 이후에도 축약시에 대한 논란은 계속됐다. 지난 5월 박상욱(국어국문학과 85학번)교우가 교우회보에 ‘지훈시비 유감’을 기고한데 이어 8월엔 인권환 본교 명예교수가 ‘축약시는 전혀 다른 두 시가 오접된 작품이다’고 주장하는 글을 두 면에 걸쳐 교우회보에 실었다.

시비 건립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동호 교수(문과대 국어국문학과)는 “시비를 비판하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이 점에 있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합리적이고 실현가능한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오는 7일(수) 국어국문학과 교수들과 교우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마련, 조지훈 시비에 대한 향후 조치를 의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약시의 진위 문제를 제기했던 박 교우는 “이제라도 제대로 논의가 이뤄진다니 다행이다”며 “시비가 왜 문제가 됐는지를 밝히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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