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보. 하지만 한나라당을 지지한다”

자신을 진보라 밝힌 학생의 23.3%가 한나라당을 지지했다. 민주노동당 지지율은 이와 비슷한 23.1%였다.
반면 자신이 보수라고 밝힌 학생들의 66.4% 한나라당 지지하는 가운데 민주노동당을 지지한 학생은 3.7%에 불과했다. 대학생정치참여위원회 이동학 위원장은 “자신이 진보적이라는 대학생들 중에서도 한나라당이 진보 정당이라 지지한다 말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고 말했다.

자신이 진보적이라 생각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이명박 후보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실제로 한나라당 지지층 가운데 30.1%가 정당의 인물 때문에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가 소속돼 있는 한나라당은 보수 정당이지만 대학생들은 이명박 후보의 추진력과 실용 전선을 진보로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UMB(이명박 지지 대학생 연대) 양준균 위원장은 “보수적인 한나라당 내에서 이명박 후보는 상대적으로 덜 보수적으로 보이기 때문인 듯하다”며 “대학생들 대부분이 한나라당보다 이명박 후보 개인의 실용적인 추진력과 개혁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라 말했다.

실제 진보-보수의 구분은 상대적으로 나타난다. 현재 이명박 후보의 노선은 보수이나, 기존에 국가 안보를 중시하던 ‘안보형 보수’가 아닌 실리와 자유시장경제를 핵심으로 하는 ‘시장형 보수’다. 학생들 중 상당수는 안보형 보수보다 상대적으로 덜 보수적인 시장형 보수를 진보로 느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정당 지지도에서 ‘지지 정당이 없다’는 대답(33.1%)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양 위원장은 “이는 기존 정치의 모습에서 정당 역할에 회의감을 느낀 대학생들이 많은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의 지지도는 대체로 낮았다. 각 정당 지지율은 민주노동당 11.5%, 대통합민주신당 7.5%, 창조한국당 3.4%, 민주당 1.6%, 국민중심당 0.5%였다. 학생들은 정당 지지 이유로 정당의 인물(17.3%) 뒤를 이어 정당의 정책(13.5%), 정당의 이념(11.3%), 정당의 안정성(10.9%), 정당의 이미지(9.6%)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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