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 간 단과대와 총학생회 선거를 관심 있게 지켜본 학생으로서 이번 사범대 학생회 선거에 문제점을 느껴 글을 보내게 됐다. 이번 사범대 선거에서는 선거 진행 및 관리의 미숙함이 두드러졌다. 일정 공지도 늦었고, 지난 고대신문에서 보았듯 선거가 시작되면 이전 학생회의 업무는 정지돼야 함에도 ‘화장실 게시판’이 지속돼 의아하게 생각했다.

선거운동 당사자가 아닌 일반 학생들은 선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기 어려웠다. 정책공청회 날짜와 장소는 당일에 공지가 됐고, 정책 자료집은 투표 하루 전 저녁이 돼서야 사범대 곳곳에 비치됐다. 더욱이, 이번에 사범대 선거에 출마한 선본은 두 팀이었는데, 정책자료집에 실린 자료는 한 선본의 것뿐이었다. 총학생회라면 모를까, 저는 사범대 정책자료집에 정책을 싣지 않은 경우는 처음 보는 것이어서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자료집에 실린 한 쪽짜리 글과, 해당 선본의 대자보를 가린 사과문을 보고는 도저히 자초지종을 알 수가 없었다.

특히 사과문을 읽고는 매우 당황스러웠다. “어제(12일) 경고를 받았습니다. 선관위의 권위를 거슬렀기 때문입니다. 자료집을 내지 않게 되는 과정에서 다소 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사과드립니다”가 그 내용이었다. 무엇을 사과한다는 것인지, 과연 사과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어서 다른 학생들을 무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것이 과연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을까?

학생회를 세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학생들을 위하는 태도라고 볼 수 없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그간의 징계와 관련된 사안들을 대자보로 뒤늦게 붙였는데 그것 또한 투표 첫날 오후쯤이었다. 이렇게 선거를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주려는 노력도 부족했을 뿐더러, 자료집 배부나 각종 일정을 공지하는 것이 늦어져 학우들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도 놓치게 된 점이 무척 아쉽다.

이번 선거를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준비가 부족하고 진행에 있어서도 미숙함이 두드러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범대에는 선거세칙이 몇 년 전 분실됐다고 한다. 몇 해째 선거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없었던 것도 선거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선거는 다음 해 학생회로서 학우들에게 인정받고 정당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앞으로 사범대 선거는 바른 절차와 명확한 원칙아래 진행돼 선본과 선거관리위원회 모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익명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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