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 이 말의 의미가 희미해지는 시대다.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는 ‘투표’의 참여의사가 갈수록 사라지기 때문이다. 본교에서는 학년말이 되면 학생들의 자치적인 의사결정과 운영을 위해 총학생회장 선거를 치른다. 하지만 낮아지는 투표율에 각 선본들은 전전긍긍이다. 2006학년도 총학선거는 결국 무산돼 재선거를 치렀고, 매년 거듭된 연장투표에 지난해에 선거세칙상 투표기한을 아예 5일로 늘려버렸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 안암 총학선거에서 모바일 투표가 도입된다. 이미 대학원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온라인 투표가 진행되지만, 총학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오프라인을 벗어나는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투표의 참여절차는 쉬어졌지만, 투표율 제고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투표율 제고는 투표의 방법보다는 투표의 의지와 더 밀접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모바일 투표를 진행하는 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칫 선거의 공정성에 영향을 준다면, 투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더욱 멀어질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노력들이 단지 50% 투표율을 맞추기 위한 것이 돼서는 안된다. 지난해 말 개정된 선거시행세칙에서 졸업예정자 중 투표참여자만 정족수 포함시키는 이상한 투표율계산법도 결국 50%를 위한 편법이었다.

이런 식의 대응은 학생들의 투표외면을 부를 뿐이고, 결국 학생회의 대표성만 약화시킨다. 모바일을 이용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정착된다면 학생사회의 발전에 유용한 수단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번 모바일투표가 학생사회의 진일보를 위한 좋은 시도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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