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달 27일 본교생을 대상으로 창간 60주년 기념 고대신문 요리대회 '고대식객'을 개최했다. 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요리를 좋아하고 친구들에게 직접 요리를 만들어주기까지 하는 '열성파'였다.

지난 3년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보다 요리에 투자한 시간이 더 많다는 김미형(사범대 지교05)씨. "단순한 재료로 간단하면서도 맛있고 영양가 많은 요리를 만들고 싶다"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이번 요리대회는 지난달 19일부터 일주일간 서류심사를 위한 레시피를 받았다. 이 후 5팀을 선정해 '고대식객'을 가리게 됐다. 요리대회 출전자들은 조리사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파부터 평소 친구들에게 요리를 해주며 기쁨을 나누던 취미파까지 다양했다.

4시 15분. 요리대회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출전 팀들은 요리도구꾸러미를 풀어놨다. 닭안심살을 양념에 재우며 같은 팀원에게 일본어로 대화하던 정영민(문과대 심리학과04)씨. 정 씨는 본교 교환학생교류회 쿠바의 도우미로 활동하며 일본인 교환학생 사코다에미 씨와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정 씨는 "처음 요리대회 홍보 포스터를 봤을 때 에미가 생각났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제가 직접 개발한 퓨전만두롤은 이미 친구들과 가족들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남성 출전자도 많았다. 예사롭지 않은 칼놀림으로 김치를 썰고 능숙한 솜씨로 후라이팬의 야채를 볶는 김원(정경대 경제03)씨는 군대시절 취사병 경력을 살려 출전했다. 김 씨가 만든 요리는 카레를 이용한 카레김치볶음밥과 카레잡채로 손미정(언론06)씨와 팀을 이뤘다. 손 씨는 당면을 삶고 양송이와 홍고추를 먹음직스럽게 쓸어놨다.

한식과 양식 두 종류의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오영석(사범대 교육00)씨도 남성 출전자다. 오 씨는 "요리는 남녀 구별없이 누구나 좋아하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씨가 선보인 요리는 '사천 탕수 치킨커틀릿'. "기름을 사용하는 요리는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오 씨는 "한번 배워놓으면 기름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며 "보통 탕수육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탕수육의 소스는 식초, 물, 설탕 3가지만 섞어서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컨김치롤말이'를 선택한 김식(문과대 영문06)씨는 큼직한 손으로 아기자기하게 베이컨을 말고 있었다. 자취생들도 충분히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던 김 씨는 "요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예전에 아르바이트를 할 때 주방장 형이 가르쳐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원 씨와 손미정 씨의 카레김치볶음밥이 완성되고 심사위원석에 요리들이 하나 둘씩 차려졌다. 요리대회의 심사는 김영순(보과대 식품영양학과)교수, 고대신문사 주간교수인 김진원(문과대 노어노문학과)교수가 맡았다. 김영순 교수는 "요리대회 개최로 음식과 건강에 대해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오늘 출전 팀들의 요리를 보니 대부분 퓨전화, 국제화 된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심사소감을 밝혔다. 요리대회 심사기준은 △영양가 △조리의 편리성 △창의성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또 △위생상태와 청결도 △정리정돈을 공통기준으로 △맛 △색의 조화 △스타일링을 세부기준으로 채점했다.
20분간에 걸친 심사가 끝나고 요리대회의 우승자를 가리는 시간.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3등은 심사위원들에게 신선한 반전을 선사한 김원, 손미정 팀에게 돌아갔다. 2등은 감각적인 스타일링으로 심사위원들의 시각을 자극한 김미형 씨다. 김 씨는 "진정한 고대식객 분들은 아마 시험공부 하시느라 나오지 않으셨던 것 같다"며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

요리대회의 우승은 신선한 맛과 별칭으로 감동을 준 정영민 씨와 사코다 에미 씨가 차지했다. 우승을 한 정영민 씨와 에미 씨는 얼싸안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고대신문 편집국장특별상은 오영석 씨에게 돌아갔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요리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대회장을 후끈후끈 만들었던 출전자들. 그들은 음식의 맛과 함께 음식의 멋을 보여준 진정한 '고대식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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