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1일과 22일 이틀간 본교생 80여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태안 지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번 봉사활동은 안암총학생회(회장=정수환·공과대 전기전자전파05, 이하 안암총학)의 주최로 이뤄졌다. 봉사자 모집이 안암총학홈페이지(www.ggku.net)와 고파스(www.koreapas.net) 등 온라인을 통해 짧은 기간 동안 이뤄졌지만 자원봉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21일 오전 9시 봉사활동을 신청한 학생들이 민주광장으로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한지수(이과대 화학07)씨는 “숙박과 교통문제 때문에 혼자서는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마침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경(간호대 간호06)씨는 “학우들과 함께 해 더욱 뜻깊다”며 소감을 밝혔다. 정수환 안암총학회장은 “앞으로도 태안 지역 봉사활동을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단을 실은 버스는 출발한 지 4시간이 지난 2시 30분경 소원면 의항 3리 망산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60여 가구가 자연산과 양식 굴 채취로 생계를 잇던 망산마을은 굴 채취가 한창이어야 할 때에 예년의 20%도 캐내지 못한 채 이번 사고를 당했다. 마을주민 송영미(40)씨는 “처음에는 노인, 아이 할 것 없이 주민 모두가 복구 작업에 매달려도 진척이 없더니 다행히 지난 주말부터 봉사자들이 오기 시작했다”며 “학생들이 이렇게 신경 써줘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봉사단은 방제복과 장화 등을 착용하고 오후 3시가 넘어서야 방제작업을 시작했다. 이들이 맡은 일은 돌담벽에 묻어있는 기름을 흡착포로 닦거나 기름투성이의 굴을 자루에 담아 나르는 일. 학생들은 담벼락 사이의 틈새에 손을 넣어 기름때를 제거하고 굴을 가득 담은 포대를 나르느라 온몸이 기름때로 얼룩졌다. 이정진(사범대 지교06)씨는 “바위틈에 기름이 잘 닦이지 않아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처참하다”고 말했다. 임은정(문과대 국문05)씨는 “정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와서 도움을 주면 좋겠다”며 “한국인의 특징인 냄비근성이 걱정되지만 꾸준히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첫째 날 오후 5시 봉사활동을 마친 봉사단은 대천에 위치한 본교 수련원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 날 아침 일찍 다시 망산마을로 향했다.


첫째 날은 본교 봉사단 자원봉사자가 대부분이었지만 둘째 날은 기업의 회사원과 군인 등 많은 봉사자들이 복구 작업을 함께 했다. 서훈(경영대 경영02)씨는 “같이 온 학우들과 친해져서인지 확실히 전 날보다 수월하게 일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점심시간 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전 날 많이 못한 방제 작업을 메우기라도 하듯 밀물이 차는 오후 3시까지 모두들 쉬지 않고 복구 작업에 힘을 쏟았다. 작업을 마친 봉사단은 앞으로도 태안지역 봉사활동에 참여할 것을 약속하며 안암으로 향했다.

한편, 이번 봉사활동 과정에서 일정차질과 봉사활동에 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김지민(정경대 경제06)씨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지금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에 안암총학 정책국장 박영민 씨는 “앞으로 계획 중인 2, 3차 봉사활동은 더 많이 준비해서 미흡한 점을 보안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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