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대학이 학생 등록금만으로 재정을 충당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이 수천억대의 적립금을 보유하면서도 등록금을 5~8% 인상한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적립금은 이월금과 다른 개념으로, 대부분 기부자가 △연구 △건축 △장학 △기타 등의 목적으로 학교에 기탁한 돈이다. 현재 본교의 적립금(2007. 2. 28 안암캠퍼스기준)은 약 1050억원으로 △연구기금 156억원 △건축기금 237억원 △장학기금 194억원 △기타기금 466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장일기 예산조정팀 과장은 “적립금의 대부분이 목적성 기부금이라 기부자의 동의 없이 학교가 임의로 예산편성에 반영할 수 없다”며 “적립금은 등록금 인상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편 곽윤주 본교 대학원총학생회장은 “적립금이 장학이나 연구 항목에 사용된다면 등록금 부담을 덜 수 있다”며 본교 적립금 사용처가 건축 및 기타항목에 지나치게 편중됐다고 지적했다.

본교 2006년 적립금 사용처는 건축기금이 약 75억원으로 장학기금의 7배다. 김동언 참여연대 간사는 “2006년 고려대 안암캠퍼스 결산에서 △건축 △기타 항목이 전체 사용적립금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명확한 기준 없이 학교가 원하는 방식대로 적립금이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시설부의 한 관계자는 “본교 자연계 캠퍼스의 경우 오래된 건물이 많아 환경개선이 시급하다”며 “건물증축은 강의실이나 연구실 등의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학교 측은 편중된 적립금 사용은 대부분의 기업이 장학기금보다 건축기금명목으로 돈을 기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본교에 건축기금으로 50여억원을 기부한 모 그룹의 장학재단이 지난해 중·고등·대학교에 기부한 장학기금은 약 5억원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모 재단의 관계자는 “기업들은 기업이름의 홍보효과가 크고 영구적으로 남는 건축기부를 장학기부보다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정윤성(문과대 노어노문04)씨는 “건물 증축을 통한 시설 향상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장학금 확충과 같이 직접 와 닿는 혜택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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