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이 논의되면서 충청권에 위치한 대학들이 행정수도 이전 계획의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발전에 대한 희망 섞인 반응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충청권에 제 2캠퍼스가 있는 학교들의 경우 학내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바로 행정수도 이전으로 얻을 수 있는 간접적인 이익 때문인데 첫째로 새로운 인구 유입으로 학생 유치가 더욱 용이해지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점이 있으며 두 번째로 그동안 본교 캠퍼스에 비해 발전 동력이 부족했던 제 2 캠퍼스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이러한 기대를 안고 학내 구성원들이 행정수도 이전을 환영하고 있다는 것이 대학 총무과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본교 서창캠퍼스의 역시 행정수도 이전이 학교 발전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서창 부총장이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캠퍼스 발전위원회(가칭)를 설립할 예정이어서 학내 구성원들의 기대는 남다르다. 기획예산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서 “아직은 발전 계획이 구상 단계이나 학내에서는 발전에 대한 확신이 있다”며 “올해 입시 담당 부서에서 신입생들로부터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캠퍼스가 더 발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학내 분위기는 학생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서창총학 김현주(경상대 경영00)씨는 “행정수도 이전 이야기가 나올 당시부터 학생들이 기대가 컸다”고 전하며 “앞으로 학생회 측에서도 발전계획을 묻기 위한 학교측과의 면담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제2캠퍼스에 대한 실제적인 지원은 미비하다. 단국대 천안캠퍼스의 관계자는 “막연한 기대가 있더라도 현재로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익대 조치원캠퍼스 관계자 역시 “발전위원회 소집 등의 특별한 변화는 없다”며 “중장기적 계획은 물론 아직은 단기적인 계획조차도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아직 지원 계획이 확실하지 않은 것은 확정되지 않은 수도이전을 놓고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대학 측의 또 다른 전망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편에서는 벌써부터 타 대학과의 경쟁에 대해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안에 캠퍼스를 둔 대학 관계자는 “기존의 충청권 대학 및 천안 쪽으로 부지를 선점해 올라오는 학교들과의 신입생 유치 전쟁이 예상된다”며 “학생 유치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반면 충주에 캠퍼스를 둔 대학 관계자는 “다른 대학과의 경쟁에 있어서는 자신 있다”며 “몇몇 캠퍼스를 제외하면 우리 학교가 다음으로 꼽힐 정도”라고 충청권 제2캠퍼스간의 잠정 순위까지 매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충청권 대학들 가운데는 지방대학 육성 이전에 서울에 본교 캠퍼스를 둔 제2캠퍼스들이 상대적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경쟁력 없는 지방 대학의 신입생 유치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게 교육 전문가의 지적이다.

높아져가는 기대와 우려 속에 지난 7일(금), 충청남도청이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새로운 국정방향에 부응한 지방차원의 발전 전략을 수립, 발표했다. 충청남도청은 발전전략 과제 내에 △지역대학 특성화 학과 집중 지원 △도비 해외 유학제도 △국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영어와 중국어로 생활하고 교육하는 외국어 전용 교육촌 조성 등을 넣어 정부의 지역 교육에 대한 인프라 형성을 촉구했다. 이와 같은 충청권 지방자치단체들의 발전 및 유치 노력은 앞으로 행정수도 이전 지역 발표와 맞물려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충청권이 행정을 좇아 몰려드는 대학들의 ‘시장’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교육부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교육수도 이전이 과밀한 수도권 교육시설을 분산시켜 40∼70%의 학생들이 빠져나가 어려움을 겪고있는 지방 대학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본교 강선보 교수의 말처럼 교육분산의 효과를 살리며 지방대학을 육성하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교육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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