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본교 농구부는 코치진의 금품 수수 혐의 등의 사건으로 한바탕 내홍을 겪어야 했다. 이후 본교가 선택한 농구부의 새 사령탑은 본교 선수시절 49연승 신화의 주인공 임정명. 1997∼2000년 본교 감독 생활 이후 8년만의 본교 복귀다. 본지는 임정명 본교 신임 농구부 감독을 만나 앞으로의 비전과 각오를 들어봤다.

△8년만의 본교 복귀인데 소감은?

(사진 = 지해선 기자)

돌아오게 되어 편안하고 기쁜 마음이 앞선다. 하지만 지난해 농구부에 좋지 않은 사건이 많아 본교 농구부의 일원이자 농구인으로서 죄송스럽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감독으로 부임하며 생각하고 있는 본교 농구부의 지향점은?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깨끗하고 투명한’ 농구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학원 스포츠는 학원 스포츠다워야 한다. 좋은 선수를 데려오겠다고 돈을 건네거나 돈을 받고 선수를 부정 입학시키는 일을 확실히 근절시킬 것이다. 본교에 열정을 가지고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와야 본교 농구부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학원 스포츠 부활을 도모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목표는?
현재 부상선수가 너무 많아 4월에 개최되는 MBC배 전국 대학 농구대회에 참가하지 못 할 것 같다. 6월로 예정된 전국 대학 농구 연맹전부터 참가하게 될 것 같은데 이 또한 부상선수들이 모두 복귀하는 시점이 4월 말 혹은 5월 초경이 될 것으로 보여 정상적인 전력으로 대회에 참가하기란 어려울 것 같다. 현재 훈련은 올 9월로 예정된 정기 고연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전국 대학농구 연맹전엔 4강, 정기 고연전 이후의 경기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학 농구계는 중앙대가 세운 38연승을 과연 타 대학이 저지할지 혹은 임 감독이 선수로 뛰던 시절 본교의 49연승 기록을 깰 수 있을지가 이슈인 것 같다. 현재 전력으로 볼 때 본교가 중앙대의 연승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물론이다. 내가 코치로 본교에 재임했을 시절에도 중앙대의 30연승에 가까운 기록을 저지한 적이 있다. 본교 농구부도 우승을 목표로 달려야 할 만큼 중앙대의 연승을 저지하는 것은 우승을 위해 통과해야할 하나의 관문으로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내 49연승 기록이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다. 내 기록인데 내가 스스로 지켜야하지 않겠나?(웃음)

(사진 = 지해선 기자)
△스파르타식 훈련을 시킨 감독으로 유명한데 다시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훈련의 기본적인 기조는?
세대가 변했다. 요즘 선수들은 예전처럼 강한 방식의 훈련을 하면 견뎌내지 못한다. 선수들의 훈련 효율을 극대화하고 기본기를 향상시킬 수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의 훈련을 도입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하는 것을 대비하고 진출하지 못하는 선수들 또한 앞으로 삶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인격 수양에 도움을 줄 생각이다.

△선수들이 올해부터 오전에 수업을 듣게 되어 연습시간이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짧아졌다.
이전에 내가 감독으로 재임했던 시절에는 선수들에게 수업을 듣고 교수님께 사인을 받아오도록 지시했다. 그런 식으로 몇 년간 선수들을 지도했기 때문에 학생들과 교수님들께 농구부의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전 수업을 실시하면서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농구부의 발전과 선수들의 사회 진출을 생각한다면 선수들에게 수업을 듣도록 한 결정이 옳다고 본다.

△센터 출신 감독이라 아무래도 현재 본교 농구부의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는 김동민 선수와 하재필 선수에게 눈길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평가를 내리고 싶은지?
김동민 선수와 하재필 선수가 모두 부상 중이라 아직 제대로 지켜보진 못했다. 하재필 선수의 경우 프로에 진출했을 때 센터보다는 4번(파워포워드)가 어울리는 선수다. 하 선수가 프로에 진출해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자신의 포지션을 잘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주고 싶다.
농구는 5명이 하는 경기다. 센터만으로는 그 팀이 최고가 될 수 없다. 센터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제 기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의 각오는?
지금 안팎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밖으로는 뇌물수수 사건 등으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고, 안으로는 많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훈련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재임기간동안 깨끗한 농구부를 만들고 선수들이 부상을 잘 추슬러 ‘고대다운’ 단결력을 보여준다면 △학생 △교우 △교직원 등 본교 농구부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다시금 애정과 신뢰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할 테니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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