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가능성의 땅이죠"

(사진 = 기경민 기자)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는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이 눈물짓는 곳, 잦은 분쟁이 일어나고,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초원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63일간의 아프리카대륙 종단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김도형(경상대 경영02)씨는 아프리카를 '변화가 시작되는 곳, 가능성의 땅'이라고 말한다.

"아프리카는 커다란 대륙이에요. 그 안에 다양한 종류의 나라들이 있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프리카의 이미지들은 편견이자 일부일 뿐예요"

김 씨는 아프리카에 다녀오기 전엔 자신도 이러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며,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준 종단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알맨, 믹키, 어린행자, 그리고 저 케빈, 이렇게 넷이 떠났어요. 서로 만난 지는 일 년이 채 안돼요."

웹상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사용되는 그들의 호칭은 김도형 씨가 부매니저로 활동중인 'GoGoAfrica(cafe.naver.com/gotoafrica)'에서의 닉네임이다. 이곳에서 만난 네 사람은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대륙 8개국을 순회했다.

"여행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알리고, 아프리카 관련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시작됐어요"
이들은 한국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아프리카에서 현지 대학을 방문해 학생들을 만나고 대한민국 홍보활동을 자처했다. 대다수 학생들은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대해 까막눈이었지만 남아공의 학생들은 2002 한일 월드컵 때 자국의 경기가 열렸던 지방도시의 이름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다고 한다. 가끔 맞이하게 된 이러한 새로운 만남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됐다.

"에티오피아의 '마르카토'라는 동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시장에서 몰래 촬영을 하다 상인들과 작은 소란이 있었어요. 그 때 우연히 한국 전쟁 참전 용사의 손자를 만났죠. 저희가 한국 사람인 걸 알고는 반가워하며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한국정부가 참전용사 자녀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줬다면서 한국에 우호적이더라고요"

이렇게 만난 참전 용사의 손자와 함께 에티오피아의 한국전쟁참전 기념관에 들러,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교류의 흔적을 찾았다. 이후 이들은 한국 상품을 한국 여행 단체들에 팔고, 수익금을 남아공의 한 어린이 유치원에 기부해 또 다른 교류를 이어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 봉사활동을 원하고 있는데도 현지에선 일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봉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이어주는 곳이 없어 문제죠. 그래서 앞으로는 현지의 선교사님들과 아프리카 자원봉사 지원자들을 연결 해 주려고 해요"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아프리카는 한국인의 정서상이나 거리상 멀기만 한 대륙이다. 김 씨는 앞으로 아프리카에 방문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안전이에요. 가끔 뉴스에서 보듯이 아프리카에서는 노상강도와 소매치기가 많아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곳 이예요. 최근에도 괴한이나 폭동에 의해 살해된 사례도 있고요. 아프리카라는 곳이 다른 곳들보다 조금 더 위험한 것이 사실이에요"

김 씨는 이어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나미비아의 붉은 사막을 가장 추천하고 싶어요. 하얀 사막과는 다르게 영화나 화보에서 보던 그림자 진 사막이 이 곳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자아를 찾으러 사막에 간다는데 저는 대자연의 위대함만 느끼고 돌아왔어요. 저는 사막에 자아를 버리고 왔거든요. 머지않아 다시 찾으러 가려고요(웃음)"

그는 UNESCO가 지정한 세계자연문화유산의 하나인 세렝게티 초원에 대한 이야기도 보탰다.
"만약 우리나라에 세렝게티 초원이 있었다면 호텔이 들어서고 개발이 이뤄졌을 거예요. 하지만 탄자니아는 전기가 안 들어오는 곳이 있을 정도로 가난한 데도 자연을 지키고 있어요. 탄자니아는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국경이 없는 곳이기도 해요. 철조망도, 국경도 없는 초원에서 동물들은 자유롭게 이동하며 생활하고 있어요"

아프리카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자연에 대한 감탄을 토해내는 그가 개발을 통한 이윤을 추구하는 학문을 전공으로 가졌다는 것이 아이러니해 보였다.
"아프리카의 문화상품을 파는 카페를 만들고 싶어요. 그 카페를 통해 사람들이 쉽게 아프리카를 체험할 수 있었으면 해요. 아이디어는 머릿속에 가득한데 자금이 문제예요(웃음). 훗날에는 제 힘으로 아프리카인들을 도와줄 수 있는 위치에 올라,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교육봉사를 하는 게 최종 목표예요"

어려서부터 자연을 그리는 걸 좋아했다고 말하는 그는 자연이 더 이상 훼손되기 전에 하나라도 더 보고, 느껴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또한 "이러한 기회를 여러 학우들도 공유하길 바란다"며, "이번 4월까지 2009년도 GoGoAfica 종단 신청을 받으니,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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