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교수들의 별세 소식에 마냥 캠퍼스의 봄날을 즐길 수 없는 요즘이다. 지난 4일(화) 류지태(법과대 법학과) 교수와 김충렬(문과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선영에 안장된 데 이어 지난 15일(토) 송석헌(정경대 통계학과) 교수가 별세하셨다. 류지태 교수는 향년 49세, 송석헌 교수는 46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운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이 더욱 컸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중앙일보에 자신의 스승이었던 김충렬 교수의 서거를 애도하는 글을 실었다. 도올 선생은 김충렬 교수를 ‘우리 사회를 맑게 만든 학문의 정도(正道)’라 일컬으며 ‘큰 별이 졌다’고 애통해 했다. 후학양성에 열심이었던 김충렬 교수는 제자 가운데 국내외 교수만 50여명에 이른다.

행정법학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던 류지태 교수의 별세 소식에 학생들은 놀라움과 슬픔을 금하지 못했다. 학내 게시판 등 여러 곳에서 류 교수의 명복을 비는 학생들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한 학생은 ‘아버지를 잃은 것과 같다’며 ‘그 이전에 우리나라 행정법학계의 크나큰 손실’이라고 슬퍼했다. 학기 중 간암 말기를 선고받고도 강의를 멈추지 않았던 송석헌 교수의 별세 소식에 통계학과 전체는 아직도 깊은 슬픔에 잠겼다.

4개월이라는 시한부를 선고받고도 묵묵히 강의를 진행한 송 교수의 사연을 통해 교육의 참된 가치와 무게를 생각한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만큼이나 사제관계 역시 자기희생적인 사랑으로 이뤄져 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생명이 꺼져가는 순간까지 강단에 서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던 한 교육자의 고귀하고 엄숙한 책임감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어떠한 눈물과 추도사로도 본교생인 느끼는 슬픔을 모두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학내 구성원 모두가 감당하고 극복해야 할 가슴 아픈 이별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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