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한 단과대학이 공식 지정한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아리의 구성원도 모두 해당 단과대학 소속이고, 단과대학의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단과대학의 건물에 동아리방이 있으며 동아리 행사시 단과대학의 건물 위주로 홍보한다.

대부분의 중앙 동아리는 학생회관에 위치하고 있다. 학생회관은 중앙광장 지하와 하나스퀘어 24시간 열람실과 같은 공간을 제외하면 거의 유일하게 24시간 개방이 되는 곳으로 이곳에 동아리방이 있는 중앙 동아리들은 상당히 자유로운 동아리 생활을 보장받게 된다.

반면 대부분의 단과대학 동아리들은 단과대학 건물에 과실들과 함께 있다. 위에서 예로 든 건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교내 건물이 10시 혹은 11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그뿐만 아니라 과실과 함께 공간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간 부족 문제로 특정 과/반과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어서 동아리, 과/반, 단과대학 학생회 모두 난감해지는 경우가 있다.

재정적 지원 역시 좋지 않다. 대개 동아리들은 행사 진행 과정에서 재정적 어려움에 부딪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주변의 상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일정한 형식의 홍보물에 도움을 준 상인들의 상호명과 전화번호를 실어주어 고마움을 표한다. 이는 ‘스폰’이라 불리며 상당히 많이 행해지고 있다. 비슷한 계열의 활동을 하는 한 중앙 동아리의 행사와 한 단과대학의 행사를 비교해보자면, 중앙 동아리는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 한번의 스폰도 하지 않았고, 한 단과대학의 동아리에서는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약 60회의 스폰을 하고도 부족해서 동아리 회원들에게 회비를 걷어 사용했다. 평균적으로 한 회 스폰에서 만원 정도의 비용을 얻을 수 있는 것을 감안해보면 단과대학의 동아리들이 재정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학교에 학과의 고하가 없듯이 동아리도 모든 동아리도 다 평등하다. 똑같이 열심히 생활하고도 묻힐 수밖에 없는 단과대학 동아리 학우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어느 동아리에 있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학우들의 정성이 바라지 않도록, 단과대학 학생회의 단과대학 동아리에 대한 지원이 좀 더 이뤄지길 바란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