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사회참여에 대한 학내여론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 반갑다. 특히 안암총학생회는 지난 한 주간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한미 소고기 협상에 부쳐, 티베트 평화 촉구 및 중국인 폭력 시위 성토 대회 등의 글을 통해 목소리를 냈다. 총학생회의 입장 표명 이후 자유게시판과 고파스 등 학내 커뮤니티엔 사안과 관련한 다양한 여론이 만들어졌다. 자기 자신의 경쟁력에만 집중할 뿐 사회문제에 둔감하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요즘 대학생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총학 측의 이러한 행보와 관련해 일부 비생산적인 논의가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몇몇 학생들은 총학 측이 언급하지 않은 여타의 사회문제들까지도 목소리를 내라며 촉구하고 나섰다. ‘아직 입장정리 중이다’는 총학 측의 답변에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비난한다. 막상 입장을 표명한 사안에 대해선 ‘총학으로서 신중하지 않다’,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한 대표성을 띄는 입장인가’와 같은 지적이 이어진다.

학내 대표 주체라고 할지라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무한대인 것은 아니다. 정문 앞 재개발과 같이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중차대한 일이면 모를까, 총학에게 사회 모든 현상에 대한 의견을 물을 순 없다. 학생사회가 비판의식을 잃고 목소리를 내지 않기 시작한 지 오래다. 이제 와 그 책임을 총학에게만 지울 순 없는 노릇이다. 총학 측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기 이전에 본인 스스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우리 주위에 대학생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경로가 총학의 성명서 발표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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