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자 문화 전통도 알리고 문화예술 행사도 즐기고”

경기도 도자기 밸리를 형성하는 이천-여주-광주지역에 2001년에 이어 더욱 다채로운 도자기 박람회가 준비돼 있다.

특히 지난주부터 열린 〈2003년 도자 기획전〉은 한국도예를 중심으로 전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1년 세계 도자기엑스포가 열렸던 경기도 이천을 포함한 경기도 광주ㆍ여주에서 개최되는 이번 도자 기획전에서는 전통 조선백자에서부터 현대 조형도자, 생활도자까지 우리나라 도예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난 11일(화) 첫 테이프를 끊은 〈한국의 현대도자Ⅰ-개척과 선두〉는 현대 도자의 1세대 작품을 모아 오는 5월 25일(일) 까지 전시된다. 한국 현대 도자의 시원을 알려줄 1950ㆍ60년대 작품들이 시기별 대표작으로 출품돼 한국 현대 도자의 발전과정과 시대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도자의 발전을 이끌어온 권순형, 김석환, 김익영, 원대정, 정규, 정담순, 황종구, 황종례(이상 현대), 방철주, 안동오, 유근형, 조소수, 지순탁, 한익환, 한창문, 황규동(이상 전승)씨 등 원로 및 대표작가 16명의 작품 80여점을 현대와 전승으로 구분해 전시했다. 전양건 전시팀장은 “해방 이후 거의 백지상태로 시작해야 했던 한국 현대 도예상황에서 이 분야에 뛰어들었던 선구적인 작가들을 재조명하고 현대 도자를 재조명하는 작업이다”라고 전시 의의를 밝혔다.

 이러한 초기 한국 현대 도예가들에 대해 도예가 임무근(서울여대 공예학과) 교수는 “6ㆍ25후의 처절한 상황에서도 다시 도예문화를 꽃피울 기름진 토양의 역할을 했다”며 한국 현대도예의 출발이라는 의미 있는 일을 시작한 선구자들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대부문의 출품작가들은 점토를 재료로 선택해 작품세계를 구축했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려는 노력으로 조형도라는 장르의 발전에 기여했다. 한편 전승부문의 출품작가들은 전후 혼란 속에서 사라져 가는 유형문화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연구기관에서 전통적인 기법과 기능을 연구했다.

 앞으로 세계도자기엑스포 재단은 개척 위주의 전시에서 점점 점진적인 도예발전을 해나간 도예가들의 작품을 총 3단계 시리즈로 전시할 계획이다.

 광주조선관요 박물관에서는 〈백색스펙트럼-조선백자와 한국 현대미술전〉 이란 주제로 백자와 백색 모노크롬 회화의 미적 연관성을 모색해 본다. 백자와 단순성 및 사유라는 우리 고유미감을 시각화한 백색 모노크롬 작가들의 작업은 백자의 절제가 탈이미지적 단색표면과 연결된다는 것. 강재영 학예연구팀장은 “백색이 가지는 파장 및 분산을 의미하는 백색스펙트럼은 한국 전통예술로 대표되는 조선백자의 파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의미로 우리 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조망하려는 시도”라며 제목선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여주 세계생활도자관에서 지난 13일부터 오는 7월 13일(일)까지 열리는 〈한국 생활도자 60년〉 에서는 한국산업도자기의 역사를 조명해본다. 일제 강점기였던 1942년에 창립한 행남자기가 작년으로 환갑을 맞은 것에 착안해 산업도자기 60년의 회고전을 가지는 것. 한국의 순수 자본으로 시작된 산업도자를 중심으로 현 상황과 미래방향을 가늠해보고자 마련됐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 한국산업(생활)도자 역사를 재조명하고, 전시가 파급돼 나아가 한국적인 생활 도자의 개발 및 대량생산을 바란다”라며 최정희 팀장은 전시목적을 전한다.

 오는 9월 1일(월)부터 10월 30일(목)까지 60일간 〈제 2회 경기도 세계 도자 비엔날레(이하 비엔날레)〉가 개최된다. 창조의 열정, 전통의 격조, 생활의 향기 등의 주제로 꾸며지는 이번 행사에 대해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21세기 세계도자 발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경기도가 세계도자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003 도자 기획전〉은 물론 〈비엔날레>가 한국 도자 문화의 전통을 세계에 알리고 도자예술 및 산업의 조화로운 발전에 기여하는 문화예술 행사에서 나아가 한국 도자가 세계로 진출하는 토대마련에 발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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