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지진과 우리의 대비

고대신문l승인200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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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2일 중국 쓰촨성에서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했다. 5월 17일 현재 사망자수가 이미 2만명을 넘어섰고, 이번 지진관련 피해 면적만 한반도의 절반에 이른다고 한다. 일찍이 중국은 지난 1976년에 당산에서 발생한 규모 7.5의 지진으로 인해 공식적인 사망자만 255,000 여명에 이르는 대형 참사를 겪었다. 민간에 의한 비공식 통계에 의하면 전체 사망자는 655,000여명에 이르며, 부상자도 799,000여명에 이른다. 이 당산 지진은 근대적 계기관측이 시작된 1900년대 이후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지진으로 남아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당산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이보다 큰 규모의 지진이었던, 지난 2004년 수마트라섬 연안에서 발생한 규모 9.3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수 227,000여명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수마트라 지진의 경우, 주 사망원인이 지진에 의한 직접 피해이기 보다는 지진해일(쓰나미)에 의한 2차 피해임을 감안할 때 당산지진으로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이번 쓰촨성 지진은 과거 당산 지진에 비하면 인명 피해는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진관련 기초연구와 시설관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진에 대비해 온 중국정부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 될 것은 불문가지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쓰촨성은 티벳 고원의 동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곳으로, 인도판과 유라시아 판의 충돌대로부터 동쪽으로 약 500여 km 떨어진 곳이다. 티벳 고원은 인도판과 유라시아 판의 충돌로 생성된 지역으로, 충돌에서 기인한 응력이 지속적으로 전달되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지진들은 판의 경계부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이와 같은 응력전이로 인해 판내부에서도 빈발하고 있다. 이러한 판내부 지진들의 경우, 판경계부 지진과 달리 5-25 km 내외의 얕은 깊이에서 발생하므로, 깊이 30-700 km 사이에서 주로 발생하는 판경계부 지진들에 비해 더욱 많은 피해를 일으킨다. 중국외에 대표적 판내부 지진대지역으로는 미국의 New Madrid 지역을 꼽을 수 있다. New Madrid 지진대에서는 1974년 이후로 총 4000여회의 크고 작은 지진들이 발생했으며, 역사적으로 규모 7이상의 지진들이 여러 차례 발생하며 많은 피해를 입혔다.

한반도는 판내부에 위치해 있는 까닭에 판경계부에 위치한 일본과 대만에 비해 지진 발생빈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한반도 지진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반도에서는 1978년 홍성지진 이후로 지금까지 규모 5이상의 지진이 5차례나 발생했다. 지진의 규모가 쓰촨성 지진의 그것에 비하면 작은 값이기는 하지만, 좁은 국토 면적의 높은 인구밀도와 각종 기반시설이 밀집돼 있는 한반도 상황은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성이 상존한다. 특히,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량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원전설비는 지진에 대한 피해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예에서 보듯이, 원전 방사능 누출은 원전 주변 지역 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의 과학적 기술력으로 향후 특정지역에 지진이 발생할 것인지 여부는 그 지역에 쌓이는 응력량 측정등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지진이 발생할 시점을 특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까닭에 지진에 대한 대비는 발생가능한 지진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시키는데 모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대비와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지진에 의한 건물 파괴와 붕괴는 지진파에 의한 지반의 흔들림에 의해 야기된다. 지진파 가운데서도 특히 S파에 의해 대부분의 지진피해가 발생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 S파가 지진파의 다른 유형인 P파에 비해 전파속도가 느리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용중인 원자력발전소등은 지진파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먼저 도달하는 P파로부터 지진의 크기를 판단하고, S파가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수초의 시간동안 자동적으로 가동정지가 되는 설비가 이루어져 있다. 또 국가적으로는 지진조기경보체계가 수년내에 한반도내에서 시행될 예정으로 준비과정에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이미 작년 10월부터 지진조기경보체계를 가동 중에 있으며, 지진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방송과 인터넷등을 통해 즉각적으로 위험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진학 연구력과 설비는 최근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특별히 2006년부터 시작된 기상청 주관의 기상지진기술개발사업은 국내 지진학 발전에 많은 이바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국내 지진학 기술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학문 후속세대 양성이 요구되며, 다양한 연구 설비가 동시에 요청된다. 지진학에 대한 국가와 국민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한 요즘이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지진학)고대신문  kunews@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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