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나씨         (사진 = 박지선 기자)
본교는 국내 대학 최초로 TLF KU-KFOP(미국 정부 지원 한국전문가 양성과정)를 시행하고 있다. TLF 과정은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안보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은 향후 일정기간 이상 미국 정부의 안보관련 조직에서 일하게 된다.

본교는 4년째 TLF 과정을 시행 중이며 올해는 총 11명의 학생들이 찾아왔다.TLF 과정 참가자로 올해 본교를 찾은 재미교포 정한나(여· 27)씨와 서승연((여· 27) 씨를 만나봤다.

TLF 프로그램 참여 학생으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절차를 거쳐야 하나
정한나(이하 한나) : 프로그램 지원서와 교수님의 추천서, 그리고 한국어 능력 시험 성적표를 UCLA나 하와이 대학교 Coordinator분들께 보낸 다음, 전화로 OPI(oral proficiency interview)를 진행해요.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합격통지를 받게 되죠.

본교에서 진행되는 TLF 프로그램'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달라
한나 : TLF 과정엔 △한국어 언론수업 △전공과목 △인턴십 △문화체험수업 △학생행사 등의 다양한 활동이 포함돼 있어요. 월, 수, 금요일 아침에는 '미디어 수업', 즉 언론수업을 듣게 되는데 여기서는 한국사회, 정치, 문화 그리고 한미관계와 남북관계 등에 대해 배우고 미디어 읽기와 듣기 수업에서 한국어를 배워요. 또한 학생들은 관심분야의 전공수업을 하나씩 듣는데 이 수업은 일반 학생들과 같이 듣고 있어요.
이 외에도 부가 수업을 받는데 이 수업들은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의 수업을 제공해요. 예를 들어서 'FSI (foreign service institute) 시험 대비반' 혹은 한국구어체와 속어를 배울 수 있는 '한국 드라마 반'도 있죠. 학생들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인턴십을 체험해 관심분야에서 직접 일해 볼 수 있고 한국직장 문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요.

TLF 과정에 신청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나 : 대학 다닐 때 전공이 ‘정치학’이었어요. 한국어를 좀 더 잘하고 싶어서 ‘한국어 강좌’를 수강했죠. 그 때 저를 눈여겨보시던 교수님이 TLF 프로그램을 추천해 주셨어요.

서승연(이하 승연) : 대학 졸업 후 미국 하원의원 사무실에서 한국어를 통역하는 임무를 맡은 적이 있어요. 그 때 어머니께서 TLF 프로그램에 대해서 말씀해주tu서 저는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이 과정에 참가했죠.

본교에서 진행되는 TLF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나 : 대부분의 과정이 단순 암기가 아닌 의사 소통중심이어서 실제 유용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한생들의 한국어 실력들이 매우 다양해 수업을 진행할 때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문화적인 문제도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여름엔 예의수업도 들었죠.

승연 :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경력이 많으신 선생님들이 강의하시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질이 높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행정적인 문제로 다소 불편한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한동안 무선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했어요.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할 때 그 대출기간이 일반 학생보다 짧아 불편을 겪은 적도 있었죠. 무엇보다 KUPID를 사용하지 못해서 각종 KU 웹사이트에 못 들어갔었어요. 외국학생들을 위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재미교포라고 했는데 한국에 오니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본인에게 한국은 어떤 의미인가
승연 : 미국 시민인데도 제가 ‘완벽한 미국인’이 아닌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겠죠. 다시 말해 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는 거예요. 재미교포들 사이에는 ‘미국은 조국이고 한국은 모국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처럼 제 뿌리는 한국에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서승연 씨        (사진 = 박지선 기자)
승연 : 외국학생들을 위한 제도가 잘 마련돼있지 않아 애를 먹었어요. 저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세 달 동안 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었어요. 이것저것 필요한 돈은 많은데 모두 현금으로 해결해야 하니 불편했지요.

또 TLF 참여 학생 중 많은 수가 한국에 취직하고 싶다고 이야기 하지만 한국의 의료보험 제도가 외국인들에게는 불리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포기했다고들 하더라구요.

미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승연 : 미국 내에서 한국은 ‘북한’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아요. 북미관계가 이슈다보니 한국이라고 하면 ‘김정일’과 ‘핵 보유국’을 떠올리곤 하죠.

한나 : 하지만 한편으론 최근 드라마, 음악을 통한 ‘한류’로 미국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특히 한국 드라마는 미국 내 동양권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예요. 사실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은 극단적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김정일 아니면 배용준’인거죠.

바람직한 한미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나 : 한미 양국이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외교정책을 수립해야죠. 또한 문화 교류를 더 활발히 해 서로에 대한 오해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FTA에 대해서도 서로의 입장이 왜곡된 부분이 많은데 하루 빨리 해결됐으면 해요.

승연 : FTA는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 과정에서 미국 측의 홍보와 정보 전달 노력 부족, 한국 언론의 과장된 보도 태도 때문에 좋은 기회가 왜곡되는 것 같아 아쉬워요.

향후 한국전문가로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한나 : 최근 언론사에 다니면서 한국 미디어 자료를 영어로 번역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이 때 언어만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까지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사실 지금까지 서양에서는 동양문화에 대해 왜곡· 과장하는 면도 있었어요. 앞으로 이런 문화적 오해를 없애고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그래서 FBI나 CIA 같은 미 국방부의 Intelligence Agency에 들어가고 싶어요.
승연 : 저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외교정책에 관심이 많아요. 꼭 정부기관이 아니어도 제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은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우선적으로는 미 국무부에 들어가 동북아시아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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