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세계의 우주개발은 위성체, 발사체, 우주왕복선 등을 개발하는 재래식 우주개발에서 달 탐사 및 행성 탐사까지 영역을 넓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달 탐사 경쟁에 속도가 붙고 있어 2006년 스마트-1호를 발사한 유럽연합을 비롯해, 작년 9월과 10월, 일본과 중국이 각각 달 탐사위성을 발사했다. 2004년 신 우주탐사 비전을 발표한 미국은 올해 말에 달 탐사위성 발사를 앞두고 있으며 인도 역시 위성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주개발 선진국에 비해 매우 늦은 1990년대 초에야 우주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과학실험을 목적으로 한 소형위성인 우리별 위성 시리즈(1,2,3호)를 시작으로 한반도 상공의 환경 및 오존층 측정 등을 위한 과학로켓인 KSR(Korea Sounding Rocket) 시리즈(KSR-I, II, III)를 개발했다. 특히 2002년 개발된 최초의 액체추진 로켓(KSR-III)은 우주발사체 개발을 위한 기술 확보를 가능하게 했다. 또한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위성 1호(1999년 12월) 및 2호(2006년 7월)가 활용되면서 위성영상 활용 분야를 개척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사업은 유일한 정부출연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금까지 위성체(다목적실용위성3호, 5호 및 통신해양기상위성) 개발에 주력해 왔다. 앞으로는 우리 땅에서 우리 위성을 발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우주센터 개발 사업을 수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위성 발사를 수행하기 위한 장소 및 장비 등의 제반시설을 우주센터라 부른다. 세계적으로 우주센터는 12개국 26개소가 있다. 이 중 미국이 상업용 발사장을 포함한 10개소, 러시아와 중국이 3개소, 일본이 2개소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12월부터 총사업비 3125억 원을 들여 전남 고흥군 150만평 부지에 나로우주센터를 건설해왔다. 나로우주센터의 토목, 건축 공사는 완료됐으며 시설 장비분야에서 발사대 장비개발, 발사통제시설 장비개발, 발사관제시설 장비개발, 위성시험시설개발, 추적레이더 및 광학추적장비도 완료된 상태다. 발사대 완성만이 막바지 작업 중에 있다. 현재 나로우주센터에선 주요 장비의 자체 운용시험과 시스템 안정화 구축 노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발사통제시스템과의 연계시험 및 모의비행시험 등을 진행 중이다. 나로우주센터는 올해 12월 완공과 동시에 자력의 소형위성 발사체(KSLV-I)를 발사할 예정이다.

나로우주센터에서 쏘아 올릴 소형위성의 발사체(KSLV-I)는 2단 발사체로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개발한다. 우주발사체 1단은 러시아와 협력해 개발을 진행 중이고 2단은 국내기술진에 의해 자체개발 및 제작을 완료한 상태다. 우주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올라갈 과학위성 2호는 주탑재체로 지구관측탑재체인 라디오미터를, 부탑재체로 위성의 궤도를 mm단위까지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레이저반사경을 가지고 있다.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우주발사체(KSLV-I)의 비행시퀀스(프로파일)는 대략 다음과 같다. 이륙(0초) → 킥턴(25초) → 페어링분리(225초) → 1단 엔진연소 종료 → 1/2단 분리(238초) → 킥모터 점화(395초) → 킥모터 연소종료(462초) → 위성분리(580초) 순으로 원하는 궤도에 위성을 투입하게 된다.

나로우주센터의 개발이 완료되고 우주발사체(KSLV-I)가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로 우주센터를 보유하는 나라가 된다. 또한 우리 땅에서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우리의 로켓으로 발사하는 9번째 위성자력발사국가가 된다. 이는 단순히 우주센터, 로켓 및 위성을 보유하는 차원을 넘어 향후 달 탐사 비전을 달성하고 달에 있는 헬륨3 에너지를 활용하는 등 우주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해 국가의 경제뿐만 아니라 인류의 공존과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주센터 개발 사업은 우주개발의 전초기지로 향후 저궤도 위성 상용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국내 저궤도 위성 발사를 위한 인공위성 발사장 확보 및 운용, 발사체 추진기관의 성능시험을 위한 기반구축, 우주발사체의 비행 및 지상안전관리, 국가우주개발활동의 대국민홍보 및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정부는 우주개발진흥법 제정과 시행을 통해 우주개발의지를 나타내고 있으며 나로우주센터로 확보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향후 2017년에 한국형우주발사체 개발과 2020년 달 탐사위성 발사, 2025년 달착륙선 발사를 우리기술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짧은 우주개발 기간에 비해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우리나라 우주개발 사업에 대해 기대하게 되는 대목이다.

공현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개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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