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승리였다. 그리고 선수들은 기뻐했다. 신정섭(체교 06, G)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코칭스태프는 경기 후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학교 농구부는 오늘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45회 전국대학농구1차연맹전 경희대와 결승 경기에서 후반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82대 62, 20점차 완승을 거뒀다. 오늘 승리로 농구부는 2008년 참가한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준 반면, 경희대는 지난 4월 MBC배 농구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준우승이라는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우리학교가 마지막으로 대학농구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5년 10월 전국대학농구2차연맹전이었다. 이번 우승은 그 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뜨거웠던 결승전 경기를 쿼터별로 살펴본다.

1쿼터 (우리학교 16 : 14 경희대) - 초반 우리학교 우세, 중반 이후 접전
1쿼터, 우리학교는 대회 내내 활용했던 김태주(체교 06, G) - 신정섭 - 최윤호(체교 05, G/F) - 유성호(체교 07, F/C) - 방경수(체교 06, C)로 나왔고, 경희대는 전건우(22, G)- 김우람(20, G) - 박래훈(19, G/F) - 이승현(22, F) - 김명훈(23, C)의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당초 결승 경기가 열리기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희대의 근소한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첫 스타트를 산뜻하게 끊은 것은 우리학교였다. 유성호의 풋백 득점으로 포문을 연 우리학교는, 이어 유성호의 속공 득점과 방경수의 포스트업 득점을 묶어 경기 초반 리드를 잡았다.

경희대는 이승현이 3점슛을 성공하며 추격을 시작했고, 새내기 박래훈(19, G/F)이 속공 상황 중 오른쪽 코너에서 3점슛을 넣으며 한 때 1점차까지 추격하기도 했다. 우리학교는 유성호가 베이스라인 돌파 후 플로터를 넣으면서 1쿼터를 앞선 채 경기를 끝냈다.

1쿼터 우리학교는 신정섭이 경희대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박래훈을 완벽히 틀어막으면서 경희대 공격 흐름을 무력화했다. 다만 신정섭이 1쿼터에 기록한 파울 3개가 아쉬웠다.

2쿼터 (우리학교 34 : 32 경희대) - 이지원 원맨쇼, 막판 집중력 좋았던 우리학교
2쿼터 우리학교는 김태주, 신정섭, 방경수를 빼고, 홍세용(체교 07, G), 정창영(체교 07, G/F), 김태홍(체교 07, F/C)을 교체 투입했다.

2쿼터 초반 우리학교는 홍세용이 2개의 3점슛을 넣었고, 김태홍이 베이스라인 돌파 후 리버스 레이업을 성공하면서 24대 18, 6점차 리드를 유지했다. 그러나 경희대는 이지원이 점프슛과 드라이브인 2개를 묶어 연속 6득점하면서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2쿼터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는 경희대 이지원이었다. 이지원은 유성호가 자신을 막자, 질풍 같은 돌파로 경희대 공격을 주도했으며, 26대 26 동점인 상황에서는 3점슛까지 꽂아넣으며 경희대에 처음으로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우리학교는 곧바로 방경수, 최윤호, 홍세용, 정창영이 8득점을 연속으로 넣으면서 다시 역전에 성공했다. 경희대는 경기 종료 전 박병규가 3점슛을 넣으면서 점수 차를 2점으로 좁힌 채 2쿼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1쿼터 박래훈을 무력화시켰던 신정섭은 없었지만, 2쿼터에는 정창영이 있었다. 박래훈은 전반 내내 신정섭과 정창영에게 번갈아가며 막혔다. 이지원이 예상 외로 분전했지만, 박래훈의 활약이 절실한 경희대였다.

3쿼터 (우리학교 58 : 경희대 53) - 신일고 동기 최윤호와 전건우의 3점 대결
3쿼터 초반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우리학교가 정창영과 최윤호의 득점으로 쿼터 초반 6점차로 앞서나가자, 경희대는 이지원의 페이드어웨이 점프슛과 전건우의 3점으로 다시 1점 차로 추격했다. 3쿼터 중반 이지원이 3점슛을 넣으며 다시 1점 차로 쫓아오자, 최윤호는 다음 공격에서 똑같이 3점슛으로 응수했다. 다시 최윤호가 3점슛 두 개를 연달아 적중하며 10점차로 달아나자, 이번엔 경희대 전건우와 박래훈이 연속 3점슛을 넣으며 점수는 52대 48, 4점차가 됐다.

경희대는 3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전건우가 3점슛을 성공하며 또 다시 1점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우리학교는 이후 홍세용이 자유투 두 개를 성공하고, 김태홍과 정창영이 연속 득점을 하면서 3쿼터에도 여전히 리드를 유지했다.

4쿼터 (우리학교 82 : 62 경희대) - 다시 한 번 4쿼터 폭발력을 보여준 우리학교
4쿼터 양 팀은 첫 공격을 원활하게 해내지 못했다. 우리학교는 유성호가 에어볼을 던졌으며, 경희대는 박병규가 트레블링을 범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4쿼터 우리학교가 일방적으로 앞서나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4쿼터 8분여를 남긴 상황에서 유성호는 왼쪽 코너에서 점프슛을 넣었다. 그리고 이 득점은 우리학교 4쿼터 '러쉬'의 시작점이었다. 이후 우리학교는 정창영이 속공을 마무리하교, 김태홍이 특유의 파워 넘치는 드라이브인을 성공하면서 점수를 12점차까지 벌렸다. 여기에 김태홍과 유성호가 블록쇼를 선사하면서 경희대 공격 흐름을 끊어놓았다.

경희대는 이후 김명훈이 골밑에서 꾸준히 득점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고, 종료 3분 49초를 남기고 점수는 70대 60이 됐다. 여기서 경희대는 이지원과 박래훈으로 하여금 김태홍을 수비하게 했다. 이는 경희대의 패착이 됐다. 김태홍은 자신보다 작고 힘이 약한 두 선수를 상대로 적극적인 포스트업을 전개했고, 경희대는 김태홍에게 4쿼터에만 5점을 허용했다. 이어 신정섭의 자유투, 정창영의 스틸 후 레이업, 그리고 오늘의 히어로 유성호의 3점슛이 연달아 들어가면서 점수는 80대 60, 20점차로 벌어졌다. 여기서 사실상 승부는 결정났다.

선수들은 경기 후 임정명 감독과 이민형 코치, 이정래 코치, 주장 최윤호를 헹가레치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민형 코치와 이정래 코치, 최윤호에게는 시원한 '다리 마사지'를 선사하기도 했다.

신정섭은 경기 후 "고등학교 때는 마음만 먹으면 우승했었는데, 대학 와서는 그러지 못했다. 입학 후 첫 우승이라 너무 기쁘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전주 = 민선우(정외 03) 기자
기사제공 = SPORTS 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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