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한 중간을 지나가고 있는 지금, 국민들의 가슴을 눅눅하게 만드는 것은 일기예보를 비껴가는 장맛비만이 아니다. 팥죽 끓듯이 온 나라안에 들고 일어나면서, 신문과 방송의 뉴스면에 가득 넘쳐나는 각종 문제와 사고, 갈등들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6개월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들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한 희망과 기대는 어느새 잊은 채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두드러진  국제 원자재와 원유가의 급등, 미국발 신용불량위기에 따른 세계경제침체의 여파가 한국 경제에 곧바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애당초 장담했던 물가, 성장, 일자리는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더욱이 조급하게 체결된 한·미쇠고기협정에 따른 국민적인 반대와 광우병에 대한 위기감에 촉발된 촛불집회는 신생 정부의 추동력을 앗아버렸고, 국가 정책과 비전들이 광우병 논란에 파묻혀 버리고 말았다. 금강산 관광객에 대한 총격 사망사건, 청와대 기록물 유출 시비, 공기업 민영화 논란, 새 정부의 방송장악 논란, 지역발전 정책 논란 등 국정과 민생의 곳곳에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의 교과서 해설서의 독도 영유권 표기로 대일갈등이 격화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국과의 외교적 불협화음이 더욱 불거지는 상황이다.

국민들을 실망케하고 분노케하는 현 시국의 원인을 결국 현 정권에게서 찾을 수 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신임을 되찾으려면 누구나 지적하듯이 자신들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현 정부가 이번 여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것이 국민을 위해서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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