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여의 방학도 어느덧 끝나고, 올해 2학기는 고연전으로 시작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은 고연전의 의미에 대해 차분히 음미해볼 시간도 없이 응원OT에 경기장 자리확보에 분주하게 됐다.

고연전의 모습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조금씩 변해왔다.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고연전은 억눌린 민족정기를 펼쳐내고 청년의 기개를 모아내는 장안의 축제였다. 산업화 시대에는 체육행사를 넘어 청년학도들의 민주화의 의지를 모아내는 거칠지만 낭만이 넘치는 시간이었다. 1980년대 양교간의 운동경기뿐만 아니라 학술제와 문화제가 열리며 ‘고연제’로 확대됐던 고연전은 지금은 다시 운동부 경기위주로 회귀해 버렸다. 대학생들의 참여의식과 관심 성향이 변화하고, 시대와 문화가 달라지면서 나타난 모습이다.

이 속에서도 양교의 총학생회가 다양한 문화행사와 자선행사를 도입해 운동경기에 매몰되지 않고, 고연전의 의미를 재생산하려는 태도는 고무적이다. 짧은 시간이겠지만, 경기장에서 안팎에서 학과나 동아리 동문회 단위 등에서 양교의 우의를 다지는 교류행사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지난 여름날 국민들을 울리고 웃긴 북경올림픽에서 보여지듯 스포츠는 더 이상  경기장안의 선수들만의 것이 아니다. 고연전, 단 한 번의 경기를 위해 학내 5개 운동부는 1년여를 땀과 눈물을 아끼지 않았다. 고연전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를 즐기고, 함성을 지르고, 환호에 빠지고, 우정을 다져보자. 젊음의 낭비가 아닌 미래를 위한 발산으로 만들어보자.

어쩌면 이번 2학기는 고연전도 추석도 일찍 끝내버리고, 연구와 학업에 매진하기에는 제일 좋은 가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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