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무 7패
지난 10년간(2007년 경기 무산) 정기전 아이스하키 전적은 2무 7패. 1997년 승리 이후 정기전에서 한 번도 연세대를 이기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차이가 났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빅터 리 감독 부임 이후 우리 팀은 성장을 거듭했다. 작년 11월 ‘제62회전국종합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서 연세대를 4대 3으로 제압했고 올해 3월 ‘제53회전국대학부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선 3대 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정기전은 최근 상승세를 검증할 절호의 기회다. 우리 아이스하키부 선수들은 ‘10년 무승’의 설움을 날려 보낼 준비가 돼 있다.

체력에 기술을 보태다
빅터 리 감독은 기초체력을 강조한다. 작년 태백 전지훈련에 이어 올해에는 8월 7일부터 19일까지 강원도 양구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아이스링크가 없는 양구에서 선수들은 오로지 체력훈련에만 전념했다. 하루 5시간에 달하는 체력훈련에 선수들은 녹 초가 됐다. 하지만 누구 하나 낙오하지 않고 훈련을 마쳤다. 박준홍(사범대 체교05) 주장은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과 사기가 좋아졌다”고 양구훈련을 평가했다.

전지훈련이 끝난 뒤에도 훈련은 계속됐다. 선수들은 △빙상훈련 △지상훈련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했다. 훈련 페이스는 작년과 비슷했다. 비록 경기는 무산됐지만 작년 정기전 당시 선수들 스스로가 컨디션이 최고라고 말할 만큼 스케줄이 좋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선수들은 올해도 완벽한 몸 상태로 정기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정기전 대비 마무리는 러시아에서 이뤄졌다. 우리 팀은 8월 17일부터 31일까지 러시아 하바로브스키에 머무르며 현지 프로팀과 평가전을 가졌다. 체력보단 기술적 측면을 완성하고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 수비진은 경험이 적은 저학년 위주로 구성돼 실수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는데, 러시아 현지 훈련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았고 자신감도 얻었다.

틀 잡힌 연세대
연세대는 ‘짜여진’ 플레이를 한다. 상황에 따라 약속된 플레이가 있어 선수들이 쉽게 당황하지 않는다. 또한 스피드가 빠르며 짧은 패스에 능하다. 짧은 패스와 빠른 스피드를 통해 나오는 아기자기한 플레이는 우리 선수들에게 위협적이다.

하지만 취약점도 있다. 약속된 플레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익숙해지면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우리 아이스하키부 최태호 코치는 “연세대 아이스하키부는 틀이 잘 잡혀있는데 이는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에 주목할 만한 선수로는 정병천 백민철 최락훈 홍현목 등이 있다. 정병천 선수는 고려대전에 강하다. 우리와 맞붙은 최근 두 번의 경기에서 모두 한 골씩 성공시켰다. 백민철과 선수와 최락훈 선수는 3월 ‘전국대학선수권대회’에서 2골 5도움을 기록하며 나란히 최다포인트상을 수상했다. 홍현목 선수는 수비수로 같은 대회에서 우리학교 조민호 선수와 공동으로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된 에이스다.

틀 깨는 고려대
연세대와 달리 우리 학교는 융통적인 플레이를 한다. 빅터 리 감독은 “경기 운영에 큰 틀은 있지만 선수들이 자유로운 플레이를 하도록 장려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 최강이라 평가받는 러시아 아이스하키의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선수들은 체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우리 공격진에는 조민호 선수가 있다. 이미 대학생 수준의 실력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2008세계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했고, 최근 두 번의 연세대전에서 모두 두 골씩 넣었다. 화려한 개인기에 스피드까지 겸비했다. 또 다른 공격의 핵심은 신상우 선수다. 기복 없는 꾸준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팀플레이에 능하다.

수비진에는 김혁 선수와 김찬희 선수가 버티고 있다. 둘 다 좀처럼 실수가 없고 노련한 경기운영을 한다. 연세대에 비해 우리 팀 수비가 조금 약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두 선수가 있는 한 든든하다. 김혁 선수는 작년 연세대전에서 한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비진의 뒤는 김유진 골키퍼가 책임진다. 아이스하키에서 골키퍼는 전력의 5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데, 김유진 선수는 실력과 경험 모두 연세대 박성제 골키퍼에 비해 앞선다. 김광환 총감독은 “골키퍼 싸움에선 이미 이긴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심판문제

우리 학교는 매번 불거지는 편파판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 정기전 당시 기존의 3심제(주심1, 선심2)가 아닌 4심제(주심2, 선심2) 도입을 제의했다. 4심제는 NHL(북미하키리그)에서 시행 중인 제도다. 4심제를 채택할 경우 본교와 연세대가 각각 1명씩 주심을 선정하게 돼 편파판정의 여지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연세대 측이 이를 거부했고 양측은 심판 선임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경기가 취소되고 말았다.

이에 우리학교 운동부 김광환 총감독은 대안을 제시했다. 이전대로 3심제로 가되, 본교와 연세대 어느 한 쪽도 불리하지 않게 미리 심판을 정하기로 한 것이다. 심판위원장이 미리 심판을 정하면 양교에서 동의를 하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시합 당일에 심판이 정해져 이의를 제기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 심판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비정기 고연전 다시보기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